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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바라지 골목 보존, "이제 시작이다"옥바라지 선교센터, 옥바라지 골목을 지키기 위한 현장기도회 마무리
김령은 | 승인 2016.08.30 16:35
ⓒ에큐메니안

옥바라지 골목을 보존해야한다고 주장해온 옥바라지골목 보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공사 이행을 촉구해 온 조합측이 합의점을 찾았다. 서울시는 지난 26일(금)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거쳐 옥바라지 골목을 문화유산으로 남기기 위해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옥바라지 골목에 계속 남기로 한 2가구의 이주 계획도 마련됐다. 

서울시와 대책위, 그리고 조합측은 이 같은 합의에 이르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쳐 왔다. 강제철거가 집행된 지 3개월만의 일이다. 옥바라지 골목 보존을 위해 학자, 활동가, 예술가, 종교인들이 연대해 투쟁해 온 기간이기도 하다. 투쟁 기간 동안 옥바라지 골목 문제 뿐 아니라, 이를 필두로 서울시 재개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 결실로 서울시는 ‘강제철거 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29일(월)은 옥바라지골목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현장 기도회가 있는 날이었다. 옥바라지 선교센터는 강제철거가 집행된 후부터 골목 입구가 있던 독립문역 3번 출구에 천막을 쳤다. 매주 수요일 마다 현장 기도회로 모여 투쟁에 힘을 보탰다. 

마지막 현장 기도회는 매주 기도회에 참여했던 활동가, 주민, 기독인들이 모여 지난 투쟁을 돌아보고 마지막 성찬을 나누는 것으로 진행됐다. 

좁은 인도에 많은사람들이 마지막 기도회를 위해 모였다 ⓒ에큐메니안

공기 씨(옥바라지골목 보존 대책위)는 투쟁현장에 함께 기도로 연대해준 옥바라지 선교센터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어떻게 하면 투쟁 현장을 많은 사람들로, 따듯함으로 채울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옥바라지 선교센터가 생겼고, 힘든 일, 좋은 일 등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투쟁 기간 동안 수요 기도회가 많은 힘을 줬습니다. 교회를 그만 다니고 난 후부터 기도를 하지 않았는데, 수요 기도회에 참석하면서 기도가 나쁜 것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제 운동은 마무리 됐지만 ‘옥바라지는 살아있다’는 말의 의미가 각자의 삶 속에서 다른 모습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기록하지 않은 도시의 역사를 연구하고 가시화하는 예술가 집단인 ‘리슨투더시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은선 씨의 증언도 이어졌다. 

박은선 씨 ⓒ에큐메니안

“역사 문화 보존, 도시 재생에 대한 협의는 이제 시작입니다. 사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다 이룬 것도 아닙니다. 구본장은 결국 헐렸고, 우리가 잘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괴롭습니다. 저는 불교신자 지만 기도회를 통해 하나님께 많은 것을 여쭤봤는데요, 그때마다 선교센터 여러분이 함께 계셔서 우리 잘못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돈만 밝히는 저질들 때문에 구본장이 헐렸다고 말씀해 주시고 우리에게 수고했다고 말씀해 주셨던 것이 큰 힘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옥바라지 선교센터가 가장 낮은 곳에서 기도해주고 노래 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너무 든든합니다.” 

3개월의 기도회를 마무리하는 이종건 전도사(옥바라지 선교센터장)는 “실패한 것처럼 보이나 승리했던 예수 그리스도 사건처럼 우리는 계속 실패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군가 옥바라지는 ‘알박기’라고 말할 때, 옥바라지에 역사적 근거는 없다고 말할 때 거기서 연대를 멈췄다면 아무것도 아니게 됐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패에 동참했고, 세상을 이긴 예수와 같이 이제는 옥바라지 골목을 승리라 부를 수 있게 됐습니다. 실패에 동참할 때 역설적으로 승리는 한걸 음 더 가까이 다가오고, 마주잡은 손으로 하나님 나라의 대문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박은아 씨 ⓒ에큐메니안

옥바라지 골목 주민으로 투쟁에 함께 했던 박은아 씨는 “강제 집행 때 소화기 분말을 뒤집어쓰고 있던 젊은이들이 지금도 기억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돕고자 하는 순수한 그 마음을 끝까지 지켜주셨으면 좋겠다. 그 고마움에 나도 힘을 얻어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마지막 현장 예배는 남기평 목사(EYCK 총무)가 하늘 뜻 펴기를, 옥바라지 선교센터의 오세요, 김이슬기 전도사가 특송을 맡았다. 남기평 목사는 “삶의 터전을 빼앗긴 사람들을 기억하고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며 오늘의 세계를 살피고 대응해 나가야 할 때”라고 전했다. 

마지막 성만찬은 남기평 목사의 집례로 이뤄졌다. 좁은 인도에 많은 사람이 둘러서서 떡과 잔을 나눴다. 차들이 달리는 도로 옆 마련된 천막에서 나누는 마지막 성찬이었다.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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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은선 씨의 발언에서 언급 됐듯, 옥바라지 골목 보존을 위한 대책 마련은 이제 시작이다. 강제집행으로 얼룩진 무분별한 도시개발이 아닌 모두가 상생하는 도시 개발로서의 첫 걸음인 셈이다. 기존의 한옥자재를 이용한 건물 건축, 옥바라지 역사를 기념하는 공간 마련 등 보존과 개발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옥바라지 골목을 위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시와 대책위는 9월 9일(금) 서대문역에 위치한 기사연 빌딩 이제홀에서 대책마련을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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