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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틀 것 같지 않은 기장의 새벽공금유용...학력허위기재...성추문...총회 앞둔 기장의 그늘
박준호 기자 | 승인 2016.09.12 10:46

어릴 적 무심코 펼친 동생의 노트에서 이런 글귀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불행은 번지는 물감처럼’. 동생이 어디서 본 것을 적은 것인지 아니면 직접 생각한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꽤나 인상 깊었던 글이라 여러 번 이 글귀를 사용했다. 그리고 오늘도 이 글귀를 사용하고 싶다.

101회 총회를 앞두고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잇따른 악재가 번지는 물감처럼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늘 사회정의와 역사참여를 교단의 정신으로 외쳐왔던 터라 더욱 뼈아프다.

시작은 배태진 총무의 공금유용이었다. 배 총무는 8년 임기 후 퇴임을 앞두고 가진 안식년 휴가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다. 문제가 된 것은 휴가 비용으로, 총 1200만원이 실행위원회를 거쳐 특별휴가비 명목으로 지급됐지만 그중 200만원이 연금재단에 보고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에 배 총무는 문제가 된 비용을 포함 여행비용 전부를 다시 반환했지만, 교단 내 몇 몇 목회자들이 이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반발은 보고체계를 바르게 지키지 못했다는 것에만 치우치지 않는다. 목회자들의 대부분이 체 2000만원이 되지 않는 연봉을 받아가는 실정에서 1200만원이라는 여행비용이 총회 예산으로 지급됐다는 점에 대한 분노일 것이다. 교단을 이끌어가는 실질적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총무의 임기 말 행보가 씁쓸해지는 순간이다.        

지난 총무 후보자 공청회에서 배태진 총무가 생각에 잠겨있다. ⓒ에큐메니안

두 번째는 사찰보고서 논란과 더불어 불거진 한신학원 이극래 이사장의 학력허위기재 논란이다.

발단이 된 것은 총회게시판의 한 목회자의 제보였다. 이극래 이사장이 한신대학교 전도사 통신교육과정을 마쳤음에도 이력서에는 한신대학교 졸업이라고 명시했다는 것.

전도사 통신교육과정은 1972년 실행위의 결의로 개설된 3년 교육과정으로, 당시 교단 내 전임전도사 중 정규대학과정이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이 과정을 마치면 한신대(당시 한국신학대학교) 별과 졸업반 편입과 준목고시 응시자격이 부여되고, 목사안수를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통신과정에는 학사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부 관계자는 통신과정을 마친 것과 학부 4년을 마친 것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은 것이 교단 내의 암묵적인 관행으로 그동안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극래 이사장이 문교부에 제출한 공문서 이력서에 한신대학교 졸업(통신)이라고 명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논란이 된 것. 현재 총회 게시판은 이를 성토하고 이사장의 사퇴 및 사죄를 촉구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이극래 이사장은 이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댓글로 달았지만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이사장의 학력허위기재가 넘어 이 사태를 바라보는 학생들이다. 한신대는 제 7대 총장선임 후 한시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채 여전히 표류 중에 있다. 이사회의 학생 고소고발, 학생들의 장기농성, 교수협의 단식농성, 사찰보고서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이극래 이사장의 학력허위기재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 상처를 받는 것은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다. 목회자들은 모두의 입장과 반발 속에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자신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학생들은 그 속에서 다시 한 번 학교의 민주화를 외쳤지만 그 어디에도 목소리는 전달되지 않고 있다.

다가오는 101회 총회에서 총장선임에 대해 어떤 결과가 있을지는 장담할 순 없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상처 입은 학생들의 마음을 다잡아주는 노력이 절실하다.    

ⓒ에큐메니안

마지막으로 김해성 목사(중국동포교회, 지구촌사랑나눔대표)의 성추행 의혹이다. 김해성 목사는 교단 내외적으로 이주노동자선교를 비롯해 열정적인 사회선교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또한 그의 사회선교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 교단 내 신학대학원의 강좌나 목회실습 시 김 목사의 사례가 자주 언급되곤 했다.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는 김해성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의 교인으로, 이미 CBS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이에 그는 “서로의 주장하는 바가 다르다. 경찰조사를 통해 다뤄져야 한다. 결과가 나오면 알릴 것”이라며 부인했다. 

기장 내 대표적인 사회선교 목회자였던 김 목사의 이 같은 성추문 의혹은 교단 목회자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도덕적, 윤리적인 청렴을 교단 내 정신으로 지켜왔기에 경찰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70, 80년대 민주화를 외쳤던 기장은 이들의 몸부림을 막고자 했던 외부의 세력으로 인해 어둠을 맞이한 적이 있다. 그러나 어둠을 지나서 동은 텄고, 햇살을 받으며 지금껏 달려왔다.

이제 다시 어둠이 내려앉았고, 새벽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과 다르다. 기장 내부로 부터 번지는 어둠이다. 이 어둠으로 동이 틀 것 같지 않은 새벽을 맞이했다. 기장은 개혁을 맞이할 수 있을까? 101회 총회와 종교개혁을 앞둔 시점에서 무엇보다 내부의 처절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준호 기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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