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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매트릭스, 글쓰기<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작가 | 승인 2016.09.19 11:07

각각의 뉴런은 이웃하는 뉴런과 연결되는 방식이 거의 1만 가지에 이른다. 이 정도면 무한한 수의 연결 패턴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하다. 뇌의 연결 조합을 수학적으로 계산해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500개의 뉴런이 서로 연결돼 있다고만 해도 각각의 뉴런이 활성화되거나 비활성화 상태라고 했을 때 가능한 패턴의 수는 2의 500승이다.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의 수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그런데 이런 뉴런이 수십 억 개라면, 인간의 뇌가 왜 세상의 어떤 구조물보다도 정교하고 복잡하다고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뇌의 기본적인 작동 방식이다. 매트릭스에 갇힌 네오처럼 여러분은 현실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다. 여러분이 경험하는 모든 것은 신경 활동 패턴으로 처리돼 정신적 삶을 이룬다. 결국 여러분 자신의 매트릭스에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내 모습이 모두 가짜라면?>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어렵다. 떠오르는 대로 두 가지만 적어본다. 먼저 “인간의 뇌가 세상의 어떤 구조물보다도 정교하고 복잡하다”는 부분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구사하는 패턴의 수는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원자의 수보다 많기 때문이란다.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내 영역 밖의 일이지만, 하나는 떠오른다. 이것을 인식해내는 것은 인간이고, 그래서 어쩌면 인간 우위의 생각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주의 구성 부분 가운데 96%(암흑물질, 암흑에너지)를 모른다고 하는데, 이런 말이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그것은 어쩌면 인간은 언젠가 이 세상의 모든 물질적, 정신적 지도를 완성할 수 있다는 목적 아래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설명해내지 못하면 죽을 것 같은 인간의 본성이 있다는 것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다음으로 매트릭스 이야기이다. 영화를 두세 번 봤다. 여전히 모르겠다. 그런데 위의 글을 보니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도 같다. 컴퓨터가 입력시킨 네오의 세상이나, 우리가 보는 세상이나 어차피 진짜가 아니라 가짜라는 것 아닌가. 보고 느끼는 입력 단계의 것들을 온전히 느낄 수 없는 신체 구조로 온전히 진짜의 것을 보고 느낀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전제, 컴퓨터가 만든 가상공간과 일치한다.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는 정신세계와 활동세계나 신경 활동 패턴으로 움직이는 정신세계와 활동세계, 같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하나가 더 떠오른다. 이 세상을 설명하고 있는 모든 인식체계와 서술방식은 결국 신체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 가장 최적의 생존방식과 조건을 만들어내는 선에서 나오는 것 같다. 하나만 딱 더 나아가, 그것이 개인마다 다르기에 우리의 상호작용은 늘 힘겹고 고단할 수밖에 없다. 그걸 줄이는 방법이 행복의 빈도를 늘리는 것이고, 그 가운데 하나가 글쓰기이다. 글쓰기로 인지해내는 세상은 더 깊은 인지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는 내 자신이 좀 겸연쩍다. 이것 역시 나의 생존법이기에 말이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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