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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작은교회를 말하는가?올 4회째 맞이하는 작은교회 박람회, 기자회견 열어
박준호 기자 | 승인 2016.09.20 16:59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기사가 있다. “종교인, 성범죄 전문직 중 1위, 대책마련 시급”. 연이어 터진 유명 목사들의 성추문에 이어진 참담한 소식이었다. 댓글은 온통 개신교를 향한 비난으로 가득했다.

비단 성 문제 뿐만이 아니다. 수십억에 달하는 교회예산을 횡령하고, 자신을 향해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비난의 잣대를 드리우는 목사들은 연중행사가 될 정도로 많다. 또한 정치적 입장에 서서 사람들을 편 가르며, 자신의 이익집단을 거대화 시키는 목사 또한 눈에 밟힐 정도로 많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교회가 희망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정확히 말해 작은교회가 현재 한국사회와 교회에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올해 4회째를 맞이한 ‘작은교회 박람회’를 준비하는 이들이 그들이다.

지난 20일(화) 생명평화마당이 주최한 '2016 작은교회 박람회' 기자회견이 서대문 기사연빌딩 이제홀에서 열렸다. ⓒ에큐메니안

생명평화마당(공동대표 박득훈 목사, 이정배 교수)은 이번 박람회를 준비하며 공부를 시작했다. 급변하는 시대와 교회미래에 대한 날선 비판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인 대안 제시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목회자, 신학자, 평신도들로 구성된 모임은 격주에 한번 씩 모여, 한국적 교회론과 작은교회운동에 대한 생각을 경직시키지 않기 위해 몸부림을 치며 작은교회 박람회를 준비했다.

작은교회는 왜 희망이 되는가?

지난 20일(화) 서대문 이제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득훈 목사(작은교회 박람회 준비위원장)는 “작은교회는 큰 것에 대한 탐욕을 버리고, 작음을 뜨겁게 사랑하여 지향하는 교회”라며 “작은교회 운동이야말로 교회와 세상의 희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교회와 세상을 살펴보면 온갖 문제의 근원은 크고 강한 것에 대한 절대적인 숭배로 이런 숭배는 기본적으로 생명을 짓밟게 되어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그 반대방향으로 언제나 움직인다. 세속적 성공대신 생명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포대기에 쌓여 말구유에 누인 작은아이가 되셨다. 작은 자들을 제자로 삼으시고, 작은 자들 가운데서 놀라운 사랑과 생명의 역사를 이루셨다. 큰 것을 숭배하는 지배세력과 맞서 싸우다 마침내 십자가에 처형당하시며 극도로 작아지셨다. 부활은 그 작음이야말로 가장 큰 것이라고 증언해주는 사건이다”

박득훈 목사는 “작은교회운동은 그 증언에 대한 신실한 응답의 시도다. 그렇기에 작은교회 운동은 큰 것에 사로잡혀 죽음과 멸망의 길로 치닫고 있는 교회와 세상을 건져낼 수 있는 희망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은교회 함께 모여, 종교개혁 다시 쓸 것"

이정배 교수(생명평화마당 공동대표)는 다가온 종교개혁 500년이 주는 역사적 중압감을 들며 “어느 종교나 500년이라는 역사가 지나면 쇠퇴기에 접어드는데, 개신교도 그런 단계에 접어든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만큼 교회의 현실이 참담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종교개혁은 마침표가 아니라 계속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한국적 상황에서 작은교회가 희망임을 선포하며 전개하려고 한다”며 종교개혁 500년과 작은교회운동의 밀접성을 설명했다.

또한 이정배 교수는 작은교회운동의 또 다른 동기로 세월호 참사를 들었다. 그는 “세월호 참사로 대형교회의 불감증과 참담함에 대해 알게 됐다”며 “지금까지 큰 교회가 많은 예산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큰 덩치를 지키기 위해 온갖 비리와 잘못을 감추고 부끄러움을 당하는 현실을 봤다”고 비판했다.

이화여자고등학교에서 열린 2015년 작은교회 박람회의 모습. ⓒ에큐메니안

그러면서 “오히려 작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을 감당하는 작은 교회들이 있다. 그런 교회들을 소개하며, 한국교회와 사회에 아직도 교회가 희망인 이유를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꿈을 꾸고, 세상에 저항하고 고백하는 교회들이 함께 모여 종교개혁 500년을 한국에서 다시 쓸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작은교회 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은 참여하는 교회가 직접 주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동작업’(워크샵) 프로그램이다.

박람회 당일 열리는 공동작업은 ‘마을생태분과’, ‘사회적영성’, ‘녹색교회분과’, ‘여성스토리텔링분과’ 등 총 4개의 분과로 나눠 진행된다. 이원돈 목사(워크샵위원장)는 “철저하게 현장교회의 컨텐츠와 사례를 가지고 진행하며, 각 분과에 맞는 특성을 가진 교회들의 목회자, 평신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란우산 광장도 운영되는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장소로, 기념 뱃지를 비롯한 세월호를 기억하는 다양한 시간들이 마련됐다.

오는 10월 3일(월)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진행되는 작은교회 박람회는 오전 10시 김수로헌 기타리스트의 사전 행사를 시작으로 80여개의 교회, 20여개의 단체들이 참여하는 부스활동과 작은교회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함께하는 기억과 동행 콘서트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작은교회를 꿈꾸고 희망하는 이들을 맞이한다.

박준호 기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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