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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인, "NCCK 탈퇴는 시대 분별치 못한 처신"에큐메니칼운동의 곡해를 염려하는 감리교인들의 모임, 성명서 발표
김령은 | 승인 2016.09.23 16:03

일부 평신도 단체에 의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김영주 총무, 이하 NCCK) 탈퇴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전용재 감독회장, 이하 기감) 일부 목회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에큐메니칼 운동의 곡해를 염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 6월 ‘한반도 평화조약안 폐기촉구 통합, 감리교단 평신도 모임’은 기자회견을 열고 NCCK 실행위에서 채택한 한반도 평화조약안을 폐기하지 않을 경우 감리교단과 예장통합교단이 NCCK를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지난 6일 기감 장로회전국연합회, 남선교회전국연합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는 <NCCK의 종북좌파 행태를 고발한다>는 공동보고서를 채택하고 다가오는 기감 총회에서 총대들을 상대로 NCCK 탈퇴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명서를 발표한 목회자들은 “(이번 요구는) 감리교단뿐 아니라 ‘장로교(통합)‘와 기하성’에게도 탈퇴를 종용하는 탓에 NCCK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는 것을 문제 삼으며 “만약 감리교단이 NCCK를 탈퇴할 경우, 이것은 시대 역행적인 한국 개신교의 보수화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일이자 기독교 신앙 양식을 철저하게 양분시켜 종교개혁 500년을 맞아 개신교를 재차 분리시키는 일이고 감리교단의 전통을 잇고자 하는 진보성향의 목사와 평신도들 간의 심각한 내분을 통해 교단 형세가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며 “이는 시대를 분별치 못한 처신”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감리교 평신도 단체들 이름으로 발표된 문건은 NCCK를 종북단체로 몰아가는데 초점이 있다”며 “감리교 평신도 단체의 성명서가 공교롭게도 자신의 대북정책을 위해 박근혜 정부가 대내 공안 통치를 선언한 사실과 맥을 같이 하는 듯 보인다”고 우려 뜻을 드러냈다. 

기감 교단은 오는 27일엔 감독회장 선거를 10월 27일,28일엔 행정의회를 각각 앞두고 있다.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감리교의 자랑인 평신도들께 드립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인사드리며 하늘이 주시는 가을의 축복이 감리교단의 자랑인 남녀 평신도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들의 사랑과 격려로 저희는 감리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을 통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시대적 사명을 감당코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저희는 남녀 선교회를 포함한 감리회 평신도 단체장이름으로 감리교단에 NCCK 탈퇴를 요구했다는 청천벽력의 소리를 듣고 크게 상심하며 오해의 소지를 명백히 밝혀야겠다고 생각하며 이 글을 드립니다.

 저희들이 듣고 아는 바, 감리교 평신도 단체들의 이런 집단적 행동은 탈북자 사역을 하고 있는 장로교단 소속 S목사의 의견을 수용하여 의견을 발의한 결과라 여겨집니다. 이전에는 교단 소속 일부 보수 경향의 목사님들에게서 이런 조짐이 나타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NCCK와 한기총 두 단체에 동시 가입을 제안하는 선에서 잠잠해지곤 했습니다. 이미 장로교단(통합)이 이중 멤버 쉽(Membership)을 갖고 있는 터라 감리교단도 조만간 그리 될 수 있겠다는 견해도 일리(一理) 있다 여겨졌습니다. 이렇게 되는 것도 실상 큰 문제입니다.

 NCCK를 창립한 핵심멤버들이 저희 감리교 신앙의 선배들이었기에 이를 무력화 내지 약화시키는 것은 우리들 신앙전통에 어긋한 일이라 생각했던 탓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더욱 심각하게만 생각됩니다. 감리교단뿐 아니라 ‘장로교(통합)‘와 기하성’ 에게도 탈퇴를 종용하는 탓에 NCCK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NCCK의 전면 무력화와 함께 한기총을 승계한 ‘한국 교회 연합’이란 우산 하에 이 땅의 기독교를 재편시킬 경우 기독교의 대 사회적 역할은 더없이 축소될 것입니다.

 만약 감리교단이 NCCK를 탈퇴할 경우, 이것은 시대 역행적인 한국 개신교의 보수화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일이자 기독교 신앙 양식을 철저하게 양분시켜 종교개혁 500년을 맞아 개신교를 재차 분리시키는 일이고 감리교단의 전통을 잇고자 하는 진보성향의 목사와 평신도들 간의 심각한 내분을 통해 교단 형세가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WCC에 소속된 세계 감리교회들로부터 고립될 여지가 클 것이란 우려를 지울 수 없습니다. 더구나 세계 감리교회 회장으로 한국인이 피택되어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하는 상황에서 이는 WCC와도 담을 쌓는 일인 될 것입니다. 종교개혁 500년을 앞둔 개신교회, 무엇보다 감리교단이 WCC 탈퇴를 두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시대를 분별치 못한 처신이자 정치권에 포섭된 일부 정치 목사들의 판단에 휩쓸린 가벼운 행동거지가 아닐까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저희가 이렇듯 의심하는 것은 감리교 평신도 단체들 이름으로 발표된 문건이 NCCK를 종북단체로 몰아가는 데 초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시비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으나 평신도들이 집단적으로 에큐메니칼 단체, 교단, 혹은 목회자들에게 정치적 공세를 퍼붓는 것이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NCCK의 종북 좌파 행태를 고발하며 감리교단에게 그 탈퇴를 종요하는” 감리교 평신도 단체의 성명서가 공교롭게도 자신의 대북정책을 위해 박근혜 정부가 대내 공안 통치를 선언한 사실과 맥을 같이 하는 듯 보이는 탓입니다. 여러 신문 사설에서 적시하듯 목하 정부는 실패했던 북핵문제를 국민적 합의 없는 ’사드 배치‘를 앞세워 자신들 무능을 은폐시켰고 한반도 주변 정세를 긴박하게 만들었으며 이에 편승한 안보론을 통해 오히려 이 땅의 전쟁위기(핵전쟁)를 맘껏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최근 사드를 반대하는 것이 이북을 이롭게 하는 종북 행위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주의 시대를 사는 우리로선 이해, 납득할 수 없는 것으로서 파시즘의 전조라 보는 이들도 많습니다. 사드가 북핵을 방어할 수 있는 적절한 대책이 아닌 것이 밝혀졌기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이미 네, 다섯 차례의 미사일 발사를 통해 경험했듯이 북핵도 거듭 진화해 갈 것인바, 사드 이후로도 북핵 방지를 위해 얼마나 더 큰 군사비용을 미국에게 지불해야 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현 정권 내 실세들이 남쪽의 핵무장까지를 거론하며 여차하면 미국의 핵을 이 땅에 배치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서슴지 않는 실정입니다. 이는 그 만큼 대미 종속을 강화시키겠다는 발상으로서 유사시 일본과의 정보공유도 허락하겠다는 뜻도 담고 있는 것이겠지요. 자신과 다른 뜻 일체를 종북 세력으로 몰아가면서까지 대미종속을 심화시키는 박근혜 정부의 의중은 한 마디로 차기 대선 승리에 있을 것 같습니다. 유력 보수 언론까지 현 정부를 등진 상황에서 북핵 위기를 부추겨 안보를 빌미로 퇴임 후를 보장받고자 보수정권의 재창출만을 관심하고 있는 듯합니다. 어쩌면 미국과 일본은 박근혜 정권의 이런 관심사를 꿰뚫고 자신들 이해관계와 더욱 밀접하게 엮어 놓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이 틀리기를 바라나 지금처럼 감리교의 자랑인 평신도들 이름을 내세워 NCCK를 용공, 종북 단체로 몰아가는 비열한 행태를 보면서 이 땅의 미래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대북정책에 있어 실패를 거듭한 보수정권이 백성들에게 먼저 용서를 구하는 일이 시급할 것입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북한의 광기도 문제이나 개성공단 폐쇄에서 드러났듯 남북 간 대화는 물론, 6자회담을 무력화시킨 정부의 외교적 무능력, 그리고 중국과의 불화 역시 심판받을 일입니다.. 

 감리교 평신도 단체들이 내건 탈퇴 요청서는 NCCK가 지난 6월 24일 발표한 “한반도 평화조약안”을 전면 부정, 폐기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과 같은 “휴전협정”으로는 언제든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더 이상 전쟁이 불허되는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것을 정치인이 아니라 종교인, 신앙인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정치인들은 남북한을 막론하고 남북한의 대립(상황)을 자신들 정권 유지를 위해 맘껏 이용해 왔었습니다. 때론 분단 위기를 의도적으로 부추겨 정권의 상호 공생을 도모 한 적도 있었습니다. 전쟁을 불허하는 평화 협정으로 바뀌면 더 이상 정권에 의해 민족과 민중이 농락당하는 일이 없어지기에 종교인으로선 이를 의당 찬성할 일입니다. 더욱이 NCCK가 마련한 평화조약안은 더 많은 의견 수렴을 통해 수정과 보완을 전제로 제안한 것입니다.

 그런데 평화협정을 위한 몇 가지 단서들을 이유로 평화협정을 종북주의 자들의 사견(私見)으로 내친 것은 역사를 후퇴시키는 일입니다. 한반도 내 외국 군인 주둔 거부, 군비 축소, 군사훈련 중단 그리고 비무장 지대내 평화공원 건립 등의 시행세칙 중 몇몇이 염려되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우선 미군철수가 불안했을 것이며 무엇보다 북핵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에 평화협정이 주로 북한의 의견을 따른 것이라 폄하했고 북쪽 인권을 문제 삼지 못한 실책도 크게 지적했습니다. 그 외에도 평화협정 지지자들은 김일성 죽음을 애도했고 연평도 공격의 빌미가 남쪽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며 급기야 사드배치까지 거부한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내 봉수 교회 등, 일종의 정치 조직인 그들을 종교단체(조선 그리스도연맹)로 인정하고 그들과 신앙적 교류한 것조차 불의한 종북적 성격으로 규정지었습니다.

 정리하자면 금번 문건 속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성명서가 북한 인권 문제, 북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고 이 성명서를 북한 측과 함께 만든 탓에 북측 의견이 지나치게 반영되었다”는 불편함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NCCK가 비상시국대책위를 만들어 박근혜 정부를 비판한 것을 북한을 대변하는 용공적 행위로 규정했고 이런 일을 행한 NCCK를 종교단체로서 법적 근거 없다고 평가 절하하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한마디로 좌경화된 한국교회는 종교단체로서 자격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이런 식의 정죄가 옳고 가당한 일일까요? 이런 시각을 신앙적 판단이라 여길 수 있을지 저희는 진심으로 되묻고 싶습니다.

 저희는 평화협정을 부정하는 것을 기독교인으로서 용납할 일인가를 존경하는 감리교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원천적으로 다시 묻습니다. 상호 신뢰 속에서만 서로를 향했던 무기들을 폐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겠지요. 성서가 말하듯 칼과 창이란 무기를 낫과 호미, 곧 평화의 도구로 만든 것이 우리들 신앙인의 존재이유입니다. 그렇기에 북쪽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따른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성서적이라 판단하여 남쪽 교회가 수용한 것이라 생각해야 옳습니다. 이 역시 오랜 토론과 기도의 결과라 보는 것이 신앙적 자세라 생각합니다. 북쪽의 생각이라 해서 틀렸다고 보는 오만을 남쪽의 기독교인들이 거둘 일입니다. 남쪽 기독교인들이 정말 옳고 정직했다면 그리고 공정했더라면 지금 우리는 전혀 다른 조국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북쪽을 탓하는 만큼 천민자본주의에 물든 우리들 신앙양태를 직시해야만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일입니다. 평화협정은 성서가 원하는 길로서 이 민족이 살길이라 확신합니다. 그래야 이 땅에서 전쟁이란 말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혹시 불신이 깊어 걱정되는 여지가 있다면 절차적으로 풀어갈 수도 있겠습니다. 서북지역에 기반을 둔 개신교의 지형도 탓에 북한 정권으로부터의 억울한 경험을 지닌 분들이 많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압니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을 족쇄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남북이 함께해야 더 잘 살 수 있는 미래가 보장되는 탓입니다.

 용서하되 기억하는 심정으로 종교개혁 500년 이후 시대를 지금과는 달리 살아내야 할 것입니다. 이점에서 북한의 인권 역시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습니다. 북한 인권에 문제없다 말하는 사람은 세상 누구도 없을 것입니다. 인권은 보편적 가치이기에 폐쇄된 북쪽 상황에서 실현되기 더욱 어려울 것이라 충분히 판단합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분단 고착화가 장기화될수록, 상호 전쟁 위협을 가중 시키는 한, 북쪽 인권은 보편적 가치로부터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한민국과 달리 ‘주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북쪽의 자존심을 존중하는 정책적 판단 역시 그래서 필요합니다. 조선 그리스도 연맹과의 친밀한 대화 역시 그런 관점에서 실행된 일이라 여겨 주시길 바랍니다. 결코 그들 편이 되어 그들을 지지, 옹호한 결과라 말할 수 없습니다. 이제 양자 간 ‘평화 협정’은 민족의 화급한 시대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이 일을 이룰 사명을 우리 민족에게 주셨습니다. 다가올 11월에 WCC가 홍콩에서 남북한 기독교 지도자들을 함께 모아 모임을 갖는 것도 이런 선상에서 생각될 일입니다. 평화협정을 위해 남북 당사자들이 주체적으로 한걸음 더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는 것이 벽을 부수라는 성서의 본뜻일 것입니다. 남북 모두가 자멸의 길로 나아가서는 아니 될 일이기에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현 정권의 실책을 옳게 꾸짖어야만 합니다. 

 한 세기만의 홍수로 그리 많은 피해자가 생겼음에도 이들에게 먹을 양식을 제공 않는 것은 죄악이 아닐까요. 남쪽은 쌀이 남아돌아 절대농지를 풀어 투기장으로 만들겠다는 정책을 내세우면서 말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막힌 담을 허무는 것을 우리는 기독교가 이 시점에서 감당할 역할이라 믿습니다. 그럴수록 NCCK가 시국을 위기로 보고 시국대책 위원회를 가동시킨 것을 두고 용공, 종북이라 부르는 것을 거두어 주십시오. 주지하듯 세월호 참사에 국가와 정부는 없었다고들 말하지 않습니까? 공론화과정 한번 거치지 못한 탓에 사드 배치로 민심이 이반하는 현실조차 정부는 옳게 성찰하려 들지 않고 있습니다. 오로지 북쪽의 핵 무장만을 부각시켜 정권안보에만 관심하며 백성들을 감정적으로 겁박하기에 민심이 현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는 중입니다.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지지도가 30% 이하로 떨어지고 있음을 깊이 유념할 일이 되었습니다.

 이런 정황에서 기독교가 현 정권에 대해 감시견이 아니라 애완견으로 머문다면 세상으로부터 조롱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종교보다 현실에 대해 깊은 우환의식을 갖고 ‘예’와 ‘아니오’의 바른 선택을 통해 우리 교회가 현실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점에서 금번 감리교 평신도 단체에서 비상시국 선포에 이의를 제기한 것은 유감으로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물론 평신도 단체에서 정치적 입장을 자유롭게 표명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렇듯 민감한 사안일 경우 수십 번 고쳐 생각할 일이었고 교단 내 지도자들과 몇 번이고 숙의했어야 옳았습니다. 아주 민감한 시기에 성명서를 발표하여 교단을 이념투쟁의의 장(場)으로 만들기 전에 지난한 과정일지라도 먼저 교단 차원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쳤어야 했습니다. 지난 역사 속에서 NCCK가 이 땅의 민주화는 물론 민족의 통일과 화해를 위해 선구자적 역할을 감당했던 공이 컸음을 다시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감리교단은 미국에서 유입된 남북감리교회를 하나의 감리교회로 녹여낸 저력을 지닌 교단입니다. 정치문제에 관여 말고 이웃종교인들과 함께하지 말 것을 선교사들이 가르쳤으나 민족의 독립을 위해 3.1 독립선언서에 서명했던 7명의 합리적이며 양심적인 신앙의 선배들을 배출한 교단이기도 하지요. 이후 당시 어느 교단도 갖지 못했던 사회신조를 만들어 기독교 신앙이 현실사회에 깊이 관여 할 여지를 만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는 인류 사회가 천국임을 믿고 가르쳤던 웨슬리 후예였던 까닭입니다. 그 역시 세상을 자신의 교구(교회)라 외쳤던 교단의 창시자가 아니었습니까? 거듭 강조하거니와 민족 통일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최대의 시련이자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리 우방이라 해도 외세는 자기 유익을 먼저 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남과 북의 사람들이 먼저 만나 하나의 조국만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자기 동족을 위해서라면 그리스도로부터 버림받아도 좋다는 바울의 심정으로 통일문제를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NCCK가 이런 생각 외에 무슨 다른 욕심이 있겠습니까? 문제를 풀어가는 도상에서 생각과 방식의 차이가 드러난다 하더라도 긴 안목으로 수용해 주길 부탁드립니다.

 NCCK와 에큐메니칼 운동을 통해 시대적 사명 감당을 위해 노력하는 저희는 종북 하는 사람도 좌로 치우친 사람도 아니며 그리스도의 뜻을 향해 나가고자 애쓰는 신앙인일 뿐입니다. 우리를 종북이라 하면 상대들이 종미적 사고에 치우쳤다는 뜻일 것이며 좌파라 할 경우 그들이 실상은 천민자본주의에 종노릇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향후 이런 용어들을 피차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종미도 종북도 우리에게 해당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닙니다. 자신들 권력욕을 위해 상대방을 헐뜯고 모략하는 정치권의 행태를 우리들 신앙인들이 흉내 내며 살아서는 아니 될 일입니다. 

 이제 저희는 감리교인 모두가 종교개혁 500년을 앞두고 이 땅을 헬조선으로 만든 책임을 통감하고 그 깊은 원인이 분단에 있음을 생각하며 어떤 이념도 배제한 채, 신앙적 관점에서 하나의 조국, 통일을 위한 여정에 힘껏 나서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점에서 가톨릭 교종과 본회퍼 목사의 말 한 구절 씩 소개하며 저희들 심정을 토로합니다. “교회의 복음화 없이 세상의 복음화 없다” “예수의 제자를 만들지 못한 채, 교인이나 신도로 만족하는 것은 예수를 한갓 이념이나 신화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2016년 9월 23일
                        
에큐메니칼운동의 곡해를 염려하는 감리교인들의 모임

김성복  김종구  김종훈  민영진  박덕신  송병구  신경하  윤병조  이광섭  이정배 이충재  전용호  정지강  차경애  최병천  황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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