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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여성 총대, 9.3%의 힘기장 여성 총대, 7대 과제 헌의안 홍보 및 총회 모니터링 활동해
김령은 | 승인 2016.09.28 10:01
기장 총회에 참석한 여성총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에큐메니안

기장 총회 첫째 날,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사람들이 빠져나간 회의장에 여성총대들 6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혜진 목사(기장 여교역자협의회 총무), 정옥진 장로(기장 여장로회 서기)의 사회로 여성총대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기장 교단 내 ‘성 정의’이슈에 관한 헌의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기장 총회에는 각각 정치부, 교육부, 신도부에 이른바 ‘성정의 실현을 위한 7대과제’ 헌의안이 상정됐다. 그간 기장은 여성목사안수 문제에 있어 다른 교단보다는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들어왔으나 최근 불거진 교단 내 성범죄 사건으로 성폭력 예방과 대책에 있어서는 미비한 수준인 것이 드러났다. 또한 여성총대의 턱없이 낮은 비율 등, 성차별적 제도와 관행이 있음에도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다. 이번 101회 총회 여성총대는 정회원 716명중 67명(9.3%)에 그쳤다. 이에, ‘성평등’을 넘어 ‘성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교단 내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져 왔고 총회에 헌의되기 까지 이르렀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양성평등위원회를 ‘성정의위원회’로 명칭변경 헌의의 건
2. 교단 총회 여성 총대 참여 비율 증대를 위한 헌의의 건
3. 상임위원회, 특별위원회에 여성2명 이상 공천 할당을 위한 헌의의 건
4. 여성 장로 30% 선출 의무화 헌의의 건
5. 여성 교역자 출산과 양육 보장을 위한 헌의의 건
6. 노회와 교회 양성평등 교육을 위한 헌의의 건
7. 양성평등정책협의회 개최(예산 300만원)를 위한 헌의의 건

이번 총회를 앞두고 기장 여성 총대들은 위의 헌의안을 총대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준비위원을 구성, 1만원의 회비를 모아 홍보물을 제작하고 타 교단의 성 평등정책을 함께 공부하며 총회를 ‘준비’했다. 또한 ‘총회 모니터링 체크리스트’를 통해 여성 총대들에게 발언권이 공정하게 부여되고 있는지, 발언 내용이 소수자를 비하하는 내용이 있지는 않은지 감시했다.  

여성 총대의 참여가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체크리스트 ⓒ에큐메니안

김영선 목사(헌의안 홍보와 여성모임 준비위원)는 “감리교 양성평등 정책 제안서를 살펴 본 결과 15% 여성 할당제를 도입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보다 훨씬 선진적이다. 이제 더 이상 기장이 화살촉이니 뭐니 할 수 없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기장 여신도가 60%를 넘고, 여성 목후보생들도 3,40%를 웃도는데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 함께 운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총대 모임에서는 최근 논란이 됐던 김해성 목사(중국동포교회)의 성추문 사건도 언급됐다. 앞서 기장 여성연대는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해 ▲김해성 목사 사임 ▲배태진 전 총무의 부적절한 대응 사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성평등 교육과 목회자 성윤리 교육 실시 ▲ 성차별, 성폭력 방지를 위한 교단 내 제도적 장치 마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혜진 목사는 “입장문을 통해 촉구한 것들을 이번 총회에 긴급헌의안으로 내는 것이 불가능 했다”며 “총회 마지막 날(30일) 긴급 토의 시간에 문건으로 위 사항을 논의 할 수 있도록 여성연대와 입장을 함께 하는 총대들의 서명을 받을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이어 이 목사는 “절대로 이런 일들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과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일에 총대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마지막 순서로 여성 총대들은 지난 100회 총회때 발표된 성평등 선언서를 다함께 낭독하는 것으로 모임을 마무리 했다. 선언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0회 총회 성 평등 선언문

  
                 성 정의(性 正義, Gender Justice) 실현은 참된 성만찬입니다.

 
지금 한국의 여러 장로교단들은 제각기 한국장로교 100회 총회를 열고 그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뜻깊은 시간에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이끌어내신 하나님께서 일제 압제와 가부장제 아래서 숨죽이고 지내던 민중과 여성을 해방의 복음으로 일으켜 세우신 일을 다시 기억하고 감사합니다. 특히 율법적이고 억압적인 교회풍토를 쇄신하자는 갈망으로 1953년 호헌총회 이래 하나님나라 운동의 새 지평을 열어온 한국기독교장로회 공동체에서 신앙을 키우며 하나님을 섬겨온 것을 큰 은총으로 믿습니다.
 
기장 가족의 일원임에 큰 긍지를 느끼면서도, 한편, 우리가 지나온 길과 현실을 돌아볼 때 아쉽고 안타까운 일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국장로교가 대의정치 원리에 따라 당회, 노회,(대회), 총회 구조를 확립한 지 한 세기가 지났는데 이 모든 의사결정기구에서 대의정치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교인의 과반수지만, 장로교 100회 총회에 이른 오늘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할 여성 대표는 전체 총대의 8.2%로, 민주적의사결정을 위한 최소한의 균형도 못 맞춘 상황입니다. 기장의 해외 파트너 교회들, 그리고 기장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국내, 해외 연합기구들은 의사결정기구에 여남을 동등한 수로 참여케 하는 일을 제도화하거나 실천하고 있는데, 기장의 현실은 세계교회에 내놓기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오랜 가부장제 아래서 여성의 공적역할을 배제해온 관행을 우리 교단 역시 떨쳐 내지 못했습니다. 여성을 대등한 주체가 아니라 보조적 존재로 두고 여성지도력 배출과 함양에 소극적이었습니다. 남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 갇혀 예배, 교육, 봉사 갖가지 행사 등 교회 활동 전반에서 성차별적 역할 분담을 공공연히 따르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 여성과 남성은 아직도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동등한 협력자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장교단이 여성 안수를 인정해 여성 목사를 배출한 지 40여 년이 흘러 남성들과 함께 신학교육을 받고 수련과정을 거친 여성 목사들이 327명에 이르지만, 미조직 미자립 교회 말고 이들을 담임교역자로 청빙하는 교회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지도력과 여타 능력에서 남녀 간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데, 여성을 지도자로 고려조차 하지 않는 교회가 대부분인 것은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성적 고정관념과 편견에 갇혀 있는 현실을 말해 줍니다.
 
기장교단은 알을 깨고 나오는 아픔을 안고 진리와 참 신앙을 찾아 한국 장로교의 새 역사를 열었습니다. 정의·평화의 하나님 나라를 향한 기장의 치열한 여정은 한국과 세계 교회에 내린 선물이요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성차별 제도와 관행이 빚는 부조리와 불의를 판별하고 아파하는 ‘성인지적 감수성’을 기르는 데 소홀했습니다. 그 나라를 향해 간다고 하면서 성차별을 과감히 해소하고 남녀가 대등하게 참여하는 ‘성정의’를 실천하는 데 소극적이었습니다. 여성과 남성이 ‘합당하지 않게 그리스도의 빵을 먹고 잔을 마심’(고전11;27)으로써 참 성만찬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차별 없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한 몸을 이루는(갈3:28) 평등공동체를 실현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피로 세우신 새 언약은, 하나님의 집의 가족들이 누구든지 합당하게 그분의 식탁에 둘러앉아 바르게 사는 일을 환히 드러내고(고전 11;19) 새 삶을 창조해 가는 과정에서 성취됩니다. 한국장로교 100차 총회에 참석한 우리들은 이 자리가 ‘합당한’ 성만찬의 의미를 한껏 살려 새 언약 공동체를 향해 도약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성 정의를 토대로 새로운 신앙순례를 떠나는 기장인의 삶 위에 의로우신 하나님께서 동행하시기를 기도하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결의합니다.
 
-교회 모든 의사결정기구에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를 확립하겠습니다.
-여성 지도력 함양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원하겠습니다.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교역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습니다.
-신학대학과 교단 교육 기구들에서 ‘성정의’ 관련 교과과정을 의무화하겠습니다.
-장로교 전통에 기초한 교단의 논의구조와 교회 생활 전반을 ‘성정의’와 ‘생명살림’ 관점에서 성찰하고 그 유산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새로운 규범을 세우겠습니다.
 
“이것을 받아서 함께 나누어 마셔라”(눅 22: 17)
 
2015. 9. 17
한국기독교장로회 100회 총회 총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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