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백남기농민을 추모하고 살인정권을 규탄하는 매일촛불 집회는 저녁7시 서울대병원장례식장에서 열린다 ⓒ에큐메니안

故백남기 농민의 장례식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매일 촛불’ 집회에 29일(목) 촛불교회(운영위원장 방인성 목사)가 연대했다. 이날 집회에는 촛불교회 성도들을 비롯해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 서울대 장례식 장 앞 공터를 가득 매웠다. 

현재 경찰은 고인의 정확한 사인을 알아내기 위한 부검영장을 재청구한 상태다. 이에 법원은 부검에 유가족의 참여를 조건부로 단 '부검조건부영장'을 발부했다. 유가족측은 "절대 부검은 없다"며 부검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 시민, 농민, 청년 등 다양한 사람들이 발언대에 올랐다. 방인성 목사도 이날 발언대에 올라 고인과 유가족을 상대로 한 정부의 비상식적 행동을 규탄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방 목사의 발언을 듣는 참가자들은 연신 “옳소!”를 외치며 공감을 표했다. 다음은 방 목사 발언 전문이다. 

방인성 목사 ⓒ에큐메니안

“저는 매주 목요일마다 아픔의 현장을 찾아서 기독인들과 예배를 드리는 촛불교회 운영위원장 방인성 목사입니다. 촛불교회는 매주 목요일 마다 슬픔이 있는 곳을 다니는데, 오늘은 故백남기 선생님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그 아픔을 같이 나누기 위해 왔습니다. 

이 자리에 나오기 전에 잠시 빈소에서 故백남기 선생의 부인과 담화를 나눴습니다. 제가 들어드릴 수는 없지만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여쭤보니, “평생 농민을 위해서 내 남편의 부검을 막아주십시오, 너무 억울합니다, 이럴 순 없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300일이 넘도록 병원에서도 병사가 아니라는 것을 계속 이야기 했습니다. 마지막 사인이 병사라니요. 사모님께서도 “위에서 시켰겠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비정상입니다. 미쳤습니다. 정신이 나갔습니다. 권력에, 돈에, 정치인들은 자기 밥그릇에 정신이 나가 미쳐 돌아가고 있습니다. 자기 권력 유지하려고 여당 대표가 단식을 하고 있다니요. 누구를 위한 단식입니까? 정치인들이 썩어빠져서 청와대 눈치를 보면서 대통령에게 아부하려고 단식하는 미친 세상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故백남기 선생님이 어떻게 돌아가시게 됐는지 어린아이들에게 물어보십시오. 간단합니다. 물대포에 맞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이해하는 이야깁니다. 그런데 이렇게 거짓으로 은폐합니까? 무슨 일만 나타나면 은폐하고 조작하고 숨기는 것을 보니까 이 정권이, 대통령이 숨기는 게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감춰진 게 너무 많아요, 자기의 더러운 부정부패가 드러날 까봐 애매한 농민, 애매한 시민, 애매한 학생, 애매한 백성들이 죽어가고 있는 이 나라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저는 故백남기 선생님을 통해서 메시지를 듣습니다.

그분의 당당함과 용감함, 권력 앞에서도 의연하게 맞서시는 그의 모습을, 우리 TV에서 보았습니다. 이 땅의 정치인들은 권력, 돈 앞에 무릎 끓고 단식을 하느니, 은폐를 하느니, 의사들도 양심을 속이면서 거짓 사인을 증명하지만 우리 故백남기 선생님은 어떤 권력 앞에서도 당당하게 의연하게 용감하게 맞서셨던 분입니다. 우리 모두 이 용기를 잃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이 용기를 본 받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故백남기 선생님은 끈기가 있으셨습니다. 317일 동안 사투하셨습니다. 물대포를 맞으면서도 끝까지 불의에 맞서려고, 농민들의 바램을 끝까지 관철시켜 보려고 사투하셨던 그 끈기! 우리는 이것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잠깐 애도 하고 잠깐 슬퍼하다가 잊어버리지만 故백남기 선생님처럼 끝까지 해야 하겠습니다. 그 일념을 함께 본받읍시다.

또한 故백남기 선생님은 끝내는 자기 생명을 다 바쳐서 농민들을 위해서 자신을 불태웠습니다. 故백남기 선생님의 피의 소리는 그 어떤 힘보다 강합니다. 저는 목사로서 약한 사람들의 눈물, 억울한 사람들의 호소, 억울한 피의 소리는 반드시 하나님이 들으시고 정의의 하나님께서 반드시 갚으신다는 것을 평생 외쳐왔습니다. 저는 그것을 믿습니다. 그 하나님을 믿습니다. 

故백남기 선생님은 자신의 피로 이 땅을 바꾸실 그 하늘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떤 권력보다도 강한 故백남기 선생님의 희생을 우리는 닮아야 하겠습니다. 이 마음으로 함께 애도하고 걸어가는 백성들이 있는 한 이 땅에 새로운 세상이 도래할 것입니다.

그러나 조심합시다. 돈의 힘이 너무나 강합니다. 불의한 정치권력이 너무 야비합니다. 너무 거짓을 많이 행합니다. 우리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故백남기 선생님과 같이 살아냅시다. 당면과제는, 부검을 막아냅시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린아이에게 물어보십시오. 누구에게나 물어보십시오. 사실적으로 생각해보십시오. 이것은 공권력이 죽인 것입니다. 물대포가 죽인 것입니다. 이 썩은 정권이 죽인 것입니다. 어디다 대고 부검입니까? 유가족이 하지 말라는데! 그리고 의사들이 이야기하는데! 어디다 부검입니까? 우리가 막아냅시다!"

현재, 고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추모하는 열기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 분향소가 설치된 상태다. 또한 다가오는 10월 1일(토) 오후 4시 백남기투쟁본부 주최로 '백남기농민 추모대회'가 열린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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