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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편한 눈이다'교단총회 참관단', 교회개혁실천연대 김애희 사무국장 인터뷰
글 김령은/사진 박준호 | 승인 2016.10.07 16:50

주요 교단들의 총회가 9월 말로 마무리 됐다. 성추문, 횡령, 부정 선거 등, 지난 회기 동안 교계는 안팎으로 시끄러웠다. 그동안 자타공인(?) 진보 교단이라 자부해 왔던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권오륜 목사, 이하 기장)도 총회를 앞두고 일어난 김해성 목사의 성추문 사건, 한신대 사태, 직전 총무의 휴가비 문제 등 타 교단이 보여 왔던 행보와 다를 바 없었음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101회 총회의 응답이 주목 됐다. 

그 응답을 주목한 것은 목회자들만이 아니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각 교단 총회를 앞두고 ‘교단 총회 참관단’을 모집했다. ‘총대’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목사 또는 장로. 그것도 50, 60대 남성들로 이루어진 총대들이 과연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교회, 노회를 대표해 교단의 중요한 일을 결정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닌, ‘총회’가 단어 그대로 총회(總會)가 될 수 있도록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교회갱신에 관심을 가진 평신도들과 함께 10년 전부터 총회를 참관 해왔다. 

그 중심에서, 끊임없이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는 눈’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 해 왔던 김애희 사무국장을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사무국장은 기장 총회를 비롯해 각 교단의 총회를 둘러봤다. 여성할당제를 주목해서 참관했다는 김 사무국장이 말하는 교회개혁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애희 사무국장 (교회개혁실천연대) ⓒ에큐메니안

교회개혁실천연대 소개를 부탁드린다. 

2002년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라는 단체에서 건강교회운동본부라는 특정한 분야의 운동을 하고 있던 사람들일 나와 독립해서 만든 단체다. 건강교회운동본부가 교회개혁을 지향하다 보니까 구체적인 교회를 거론할 수 밖에 없는데 기윤실 안에 계셨던 목사님, 장로님이 교계 안에서 자기 네트워크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 삼기가 불편했다. 이 조직에서는 활동하기가 힘들겠다는 판단으로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를 출범시켰다. 

개혁연대는 실제로 교회문제 때문에 씨름해 왔던 평신도들이 참여해서 전문가들에 의해 의제가 설정되는 구조가 아닌, 좀더 수평적은 구조에서 다양한 의제들을 만들어 내는 균형을 잡으려고 애썼다. 구성원의 성비나 연령도 한쪽에 편중되지 않도록 신경썼다. 이 운동에 대형교회 목사님들이 호의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니까 개미군단들이 좀 세를 만들어 연대하는 방식으로 하자 해서 이름도 ‘연대’가 된 것이다. 

나는 선교단체 선배 소개로 2004년 1월부터 일하게 됐다. 어떻게 하다보니까 십수년을 하게 됐다. (웃음)

이번에 기장 총회를 참관했다고 들었다. 오기 전에 기대 같은 것이 있었다면?

기장은 다른 교단에 비해서 체계, 합리, 상식이 통용되는 교단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다른 교단 총회에 가서 보면 얼마나 수준 이하의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하는지 알 것이다. 일부러라도 기장에 계시는 목사님들이나 신학생들이나 데리고 가서 한국교회 대다수 보수적 교회들의 밑바닥을 보여준다. 그러면 자기 교단을 사랑하게 된다.  

기장은 총회를 앞두고 개혁연대와 협력 작업한 것들이 더러 있다. 종교인 과세 문제 같은 경우는 결의 하기 전, 교회와사회위원회에 납세분과 소위원회가 만들어질 당시 자문위원으로 위촉할 사람을 파송해 달라고 요청이 왔었다. 그래서 우리와 함께 활동하는 회계사님을 파송했다. 그분과 함께 과세 문제에 대한 문건 초안을 만들고 지역 공청회를 다니면서 목사님을 설득하고 교육하는 작업에 함께 했다. 이런 협력 작업을 통해서 정책적 의제들이 이야기 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해서 정책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개혁연대가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 기장 총회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봤던 부분이 있다면? 

여성할당제였다. 어찌 됐건 감리교가 여성총대가 가장 많긴 하지만 나는 기장 여성연대가 굉장히 건강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연합의 모델이다. 왜냐하면 다른 교단들을 봤을 때 같은 생물학적 여성들이라 할지라도 연대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이해가 다르고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여성들이 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예장 통합도 여성교역자들이 문제제기하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여전도회가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것은 여성 교역자들의 목회 안정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같은 여성의 문제로 이해하지 않는다. 그런 문화들이 팽배해 있다. 그에 반해 기장은 여성 의제와 관련해 굉장히 똘똘 뭉친다. 

이번에 김해성 목사 사건 영향이 컸을 것 같다.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전통적으로 봤을 때 기장 여성연대는 굉장히 긴밀하게 협조하고 동조하는 체제를 많이 구축해 놓은 것 같다. 그리고 정서적으로도 그렇다. 예를 들어 신학과 여학생회와 여교역자 선배들의 물적, 정서적 교류가 그렇다. 평소에도 상호간의 교류가 많은 것이다. 그래서 어떤 내는 게 용이한 거지 다 흩어져서 생활하다가 중요하니까 같이해보자 하면 목소리가 안 모아진다. 그런 부분에서 기장은 연대가 잘 되는 편인 것 같다. 

김해성 목사 사건을 봤을 때도, 이런 일로 피해자가 생기고 문제가 제기 됐을 때, 그것을 받을 수 있는 단위가 있다는 것이다. 총신이든 합동의 다른 교회든, 자기 교단의 문제인데도 전병욱 목사 사건에 대해 목소리 내지 않는다. 그런데 기장은 자기 심각한 문제로 인지하고 반응하려고 애쓰고 선명하게 대처하려고 하는 자세가 엿보였다. 이번에 제정하기로 한 성윤리강령 작업할 때도 임보라 목사님이 자료를 보고 가셨다. 기장 내부 여성교역자들과 같이 스터디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이렇게 교단 차원에서 논의만이라도 하고 장이라도 만들면 우리가 함께 도울 수 있다. 기장 여성연대가 연구하는 기간 동안 개혁연대도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가능하면 기장 여성연대가 내부자원에만 기대지 말고 외부자원을 끌여 들여서 좀더 내실 있게 대책들을 강구해 나갔으면 좋겠다. 교단 내 성 문제는 다른 교단에서도 화두다. 이렇게 동일한 움직임이 있을 때 여러 교단이 함께 연대해서 그런 모델들을 만들어가는 작업에 참여하면 좋겠다. 그렇게 논의를 끌어가면 범교단 차원에서 문제의식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기장 총회에서 여성 총대 참여비율 증대의 건은 기각 되고 말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여성총대문제 같은 경우는 다른 교단에서도 다 기각됐다. 통합 같은 경우는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고 끝났다. 남성 총대들이 너무 반발해서 여성위원회 위원장, 총무가 보고하거나 발언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도 힘들었다. 거세게 야유를 보낸다거나 ‘꺼져라, 내려가라’라는 말까지 나왔다. 

기장은 그정도 까지는 아니었지만 한 총대가 여성총대비율을 높이는 것은 ‘남성홀대법’이라는 발언까지 나왔다. 왜 교회 내 여성의 문제에 남성 총대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것일까?

절대적인 남성들이 기득권을 점유하기 때문인 것 같다. 기득권을 여성과 나눠야 한다는 그런 문제의식으로 이 사건을 바라보는 것 같다.  자기들의 권리가 침해받는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남성과 여성 대결구도로 인식하는 것 같다.

기장의 목사님들도 진보적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겠지만, 밑바닥에는 여성을 비하하거나 종속적인 존재로 취급하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에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종교인이라고 해서 다르겠나? 기장은 그래도 여성안수를 인정하지 않냐, 그렇게 마지노선을 정하는 것 같다. 이 정도는 하고 있기 때문에 진보적인 교회라는 것을 표방할 수 있는 자원이 있다고 합리화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끊임없이 여성들이 뭔가 목소리를 내는 것을 불편해 한다거나 배척하려고 하는 시도를 하는 것 같다. 이정도 하면 됐으니까 더 이상 목소리를 내지 말라는 거다. 

ⓒ에큐메니안

여성 총대 비율이 증가하는 것이 교회 개혁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교회 개혁에 여러 화두들이 있고 그것에 대해 반성적인 태도들, 목소리들이 주장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여성문제는 모두가 공감하는 화두, 쟁점으로 한번도 떠오른 적이 없다. 여성들의 문제에 남성들이 호의나 의견을 덧붙이거나 조력하거나 하지만 당사자들은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교회개혁 측면에서 봤을 때는 우리가 부르짖는 정의의 하나님을 주장할 때 평등적 가치를 염두하지 않으면 정의가 왜소해 진다는 것이다. 교회가 누구의 정의를 대변할 것인가 생각해 봤을 때 결국 남성들,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만의 권리를 정의라고 이야기 해왔던 것 같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인 여성, 성소수자들, 노인, 어린이 등 기득권에서 배제 되어 목소리에 힘을 얻어 보지 못한 그룹들이 교회 안에도 있다. 그런 사람들의 권리와 정의에 대해서 단 한번도 제대로 된 고민 한번 해보지 않고 우리가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교회 내 성 정의가 바로 서기 위해서 여성들은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여성들은 대부분 스스로가 자기 주체성을 갖도록 훈련받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가치판단을 할 때 적극적으로 일관되게 자기주장을 펼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교회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경험을 한다. 결과적으로 물리적이든 정서적이든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때문에 자기 주도성을 가지고 단독자로 서기가 어렵다.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여성들에게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거 아니냐고 책임을 물을 문제는 아니다. 이것은 기존 체계를 바꿀 문제이지 한 사람의 주체성, 용기에 기대서 변화를 촉발해 낼 수 있는 건 아닌데, 한 사람에게 너무 책임을 모는 방식으로 대안을 얘기해 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개혁연대는 교회 운영할 때 당회체제가 아닌 운영위원회라는 직제를 만들어야한다는 주장을 하고 그에 맞게 교회정관을 바꾸는 운동을 한다. 당회라는 조직은 어쩔 수 없이 힘 있고 재력 있는 남성들이 권력을 갖는 것으로 이미지화 되어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장로를 시키면 안한다. 그런데 운영위원회는 그런 것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직제다. 

교단과 총대가 ‘진짜’ 대표성을 가지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총대들이 대표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직접 총회에 가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대변되는 과정에서 왜곡이 있을 수밖에 없다. 차라리 부교역자들이 총대로 갔으면 좋겠다. 그 사람들이 만나는 목회현장은 담임목사가 만나는 목회현장과 다르다. 다양한 목회환경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총회에 가서 자기 의견, 목소리를 가지고 자기 외에 다른 부교역자들을 대변하는 것이면 가능하지만 직능별로 대표자들을 세워야지 기존에 있는 장로님, 목사님들이 어떻게 알겠나. 자기가 경험한 바도 없고 문제의식도 없는데. 

캐나다 연합교회 총회는 다양한 사람들, 인종, 성별들이 모인다. 캐나다 연합교회는 성소수자가 배제 받지 않고 사제로 안수 받을 수 있다. 총회는 그런 사람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축제다. 격렬하게 토론도 했다가 퍼포먼스도 하고 세미나도 한다. 다양한 문화가 모여 토론하는 장이 마련되는 것이다. 총회는 그렇게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대로 정치의 장으로 변질되면 안된다. 차라리 정치를 할거면 본인이 위임받은 권력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치열하게 싸우든지. 

개혁연대가 교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한편, 평신도들과 함께하는 운동이 많다. 그중에 하나가 교단 총회 참관단일텐데, 10년 동안 해오면서 어떤 변화들이 있나? 

이번에 20명의 참관단들이 각 총회에 흩어져서 참관했다. 그 중에 휴가내서 오신 분도 있다. 변화된 점이라면, 어느 총회에서든 막 싸우다가도 의사봉을 두드리면서 “지금 인터넷 생중계로 회의가 다 노출되고 있다. 성도들이 보고 있다. 자중해라” 한다는 점이다. 참관단은 멘트를 다 따서 올려보낸다. 어느 누회 누구인지 이런 것 까지 포함해서. 우리는 불편한 눈이다. 

합동 총회 같은 경우는 작년까지 저지당했다. 첫날은 임원선거가 있어서 몸싸움이 많기 때문에 입구에서 기싸움을 많이 한다. 용역을 세워서 막은 적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깡패랑 싸워야 하는 거다. 그러다 뒷구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멱살 잡고 쓰러지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에는 회의장에서 목사들이 마이크 뺏으려고 날라차기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참관단 때문인지 격하게 싸우지는 않는다. 반면 뒤에서 미리 말을 맞추고 올라오는, 그런 이면의 정치가 활발해 졌다. 

원래 총회 평신도 참관을 보장하지 않았다. 그나마 10년 동안 싸워서 참관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총회 직원이 썩어가는 표정으로 억지로 자료도 주고 쫓아내지는 않는다. 기장은 친절한 편이다. 편의도 잘 봐주고 자료도 준다. 

참관단을 했던 평신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나?

총회의 민낯이 이렇구나 하는 걸 많이 보셨다. 절망스럽다는 사람도 있다. 신학생들은 특히 굉장히 절망스러워한다. 그런데 개혁연대 활동의 성과들을 생각해 봤을 때 개혁 대상자들의 변화 개선에 결과적으로 초점이 있지는 않더라. 이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과 그들의 각성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성도들의 주장이 분명해지고 신앙적이든, 정치적이든 ‘각성’에 초점이 있다. 각성된 성도들이 적어도 교회 성장만을 부르짖는 사람으로 전락하지는 않게 될 것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교회 개혁이란?

교회개혁은 교회 변화가 1차적 목표가 아니다. 개혁연대 활동을 하면서 교회문제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 고난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그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교회란 뭔지, 하나님은 살아계시는지 같은, 고차원적이지만 기본적인 것들이다.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실은 그들에게 각성이 일어난다. 

교회 개혁을 추상적이거나 거대담론 적인 표상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그것은 한 개인이 갖고 있는 신앙의 각성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교개혁 500주년 앞두고 많은 행사를 할텐데 우리가 축제를 벌일 시기는 아니다. 종교인이라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위상은 더 낮아지고 버리고 무릎을 굽혔을 때 힘이 생기는 거지 더 많은 힘을 소유하려고 애쓰고 발버둥 칠 때미래가 없는 거다. 한 사람의 신앙이 흔들릴 때 한국교회가 주목하고 그것을 위기로 인식하는 것, 그것이 교회개혁의 출발점이다. 

글 김령은/사진 박준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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