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정권규탄 및 故백남기 농민 추모 기독인 시국기도회가 13일(목)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에큐메니안

“故백남기 농민의 시신에 손대면 기독인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

故백남기 농민의 시신 부검을 놓고 유가족과 경찰의 대립이 날로 첨예해 지고 있다. 부검영장을 집행하려는 정부에 유가족과 백남기대책위는 ‘절대 부검은 없다’며 맞서고 있다. 

13일(목)은 경찰과 유가족 측의 3차 협상 시한이 만료되는 날이었다. 이날 “백 농민의 시신에 손을 대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기독인들이 대한문 앞에 모여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참여한 기독인 단체만 20여개. 300여명의 기독인들은 폭력정권을 규탄하고 고인을 추모하는 예배를 드린 뒤 ‘살인정권 규탄’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대한문에서 정부종합청사까지 행진했다. 

시국기도회에 참석한 정현창 회장(카톨릭농민회)은 “검찰과 경찰은 물대포로 백 농민의 목숨을 빼앗고 이제는 다시 칼을 들고 시체마저 탈취하려 한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정 회장은 “우리는 백 농민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며 “이는 이 땅에 무너진 민주주의, 정의, 인권을 다시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 실시를 위해 서명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경찰은 다시 협상 시한을 16일로 고지한 상태다. 대책위는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특검실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박득훈 목사 (새맘교회) ⓒ에큐메니안

하늘 뜻 펴기는 박득훈 목사(새맘교회)가 맡았다. 박 목사는 “백선하 교수! 들으시오! 경찰청, 공권력들! 들으시오! 박 대통령! 우리의 심장이 터지는 소리를 들으시오!”라는 외침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에스겔 33장의 말씀으로 하늘 뜻을 전한 박 목사는 “하나님은 당신들이 죽지 않고 살기를 원한다. 우리 하나님의 자비를 조롱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故백남기 농민에 대해서는 “정의를 열망하던 복된 사람”이라며 “주님은 하나님 나라의 정의를 위해 세상의 법을 어기신 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님이 굳이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신 것은 법위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함 이었다”며 “주님이 복되다고 하는 사람을 불법시위자라고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끝으로 박 목사는 “주님의 자비를 조롱하는 자들이 살 길은 빼앗은 것을 돌려주고 생명에 이르는 법을 다시 찾는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게 쌀 1가마 당 2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가마당 15만원이었던 쌀값을 21만원까지 올리겠다고 농민들에게 약속했다. 쌀값은 현재 1가마당 13만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는 고인이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이유이기도 하다. 

예배 순서가 마무리 된 뒤, 참가자들은 함께 일어나 파송의 노래로 ‘농민가’를 불렀다. 축도는 김경호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김 목사의 축도와 파송을 시작으로 대한문을 출발해 정부종합청사에 이르는 행진이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찬송 ‘뜻 없이 무릎 꿇는’을 제창하며 행진을 이어갔다. 

행진은 대한문을 시작으로 정부종합청사까지 진행됐다 ⓒ에큐메니안

한편,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살인정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검 실시 서명운동은 오는 10월 22일(토)까지 진행된다. 온라인 서명 참여는 이곳을 클릭하면 된다. 대책위는 “현재 7만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며 10만을 넘어 20만까지 전국적으로 많은 분들이 서명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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