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하는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각 신학교들도 앞다퉈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 시국을 비판하고 행동하기로 결의했다. 이 가운데 지난 10월 28일 ‘신학생시국연석회의 시국선언문’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성명서가 언론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어느 신학교의 독자적인 성명서가 아닌 7개 신학대, 3개의 기독단체가 언명된 성명서였다. 

바울이 귀신을 쫓아냈던 사도행전의 이야기에 현 시국을 빗댄 이 시국선언문은 “이 체제 자체가 인신공양의 사교”라고 강력히 비판하며 “인신공양 사교의 무당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고 신전을 폐하는 것”이 오늘날 신앙인에게 요구되는 ‘프락시스’(실천)라고 설명한다.

지난 1일(화)은 시국선언에 함께 동참하기로 한 9개 대학 (감리교신학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성결대학교, 성공회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신대학교, 한신대학교) 소속 신학생들과 5개 기독단체 (옥바라지선교센터, 혁명기도원, 기독청년학생실천연대, 오이코스학교,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사회참여 동아리) 대표 50여명이 모여 신학생시국연석회의를 열었다. 
‘신학생’이라는 정체성을 잘 담아낸 이 시국선언문은 SNS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결과, 시국선언에 함께 동참한 신학교와 단체는 9개 신학대학 5개 단체가 됐다. 각 신학대학에 소속된 단위만 해도 40여개가 넘는다. 

서대문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선교교육원에서 열린 이번 모임에서는 시국기도회 이름과 일정, 장소를 논의하고 운영위원 및 실무진을 뽑았다. 

사회를 맡은 이종건 전도사(옥바라지선교센터)는 신학생시국연석회의가 만들어지기 까지 그간의 일정보고를 하며 “지난 10월 23일 故백남기 농민 분향소를 지키기 위해 모였던 신학생들로 꾸려진 연석회의가 연이어 터진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신학생시국연석회의로 확장되면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금 이 모임까지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회를 맡은 이종건 전도사(옥바라지 선교센터) ⓒ에큐메니안

이어 이날 모임의 주요 안건인 시국기도회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시국기도회의 이름부터 행진 노선, 일정까지 각 학교, 단체의 대표들의 의견을 하나로 통합하는 세심한 과정을 거쳤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다녔던 이화여대를 출발점으로 삼자는 의견부터 광화문 세월호 광장,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 등의 거점을 짚으며 행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행진의 목표지점을 정하는 거수에서는 대다수가 청와대를 목적지로 하자는 것에 손을 들었다. 결국 예배 장소와 거리 등을 고려해 대한문을 출발해 청와대에 이르는 예배와 행진을 구상했다. 시국기도회 이름은 이들은 ‘신학생총연합시국기도회’로 정했다. 일시는 오는 8일(화) 저녁 7시, 대한문에서 집결해 예배를 드린뒤 청와대를 목적지로 행진을 진행 하기로 결의했다. 다가오는 12일(토) 민중총궐기에도 신학생 행렬로 참가할 예정이다. 

신학생시국연석회의 시국선언문을 작성한 오세요 전도사(옥바라지선교센터)는 “이 계기를 통해서 이 체제가 변화 될 뿐만 아니라 다른 교단이라는 이유로 얼굴을 마주하지 못했던 자매, 형제들이 함께 이야기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시국선언문에서 언급한 ‘하나님의 선교’에 대해 “하나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이 곧 하나님의 선교”라며 “동일한 맥락에서 잘못된 체제에 대한 저항은 그 자체로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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