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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족의 이산(離散)사할린의 조선인 무덤...조선이 버린 사람들
김지연 (다큐멘터리 사진가) | 승인 2016.12.20 23:10

연재를 시작하며

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1999년 중국 연길에서 북한을 떠나온 아이들을 만나며 흩어져 있는 우리 민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작업들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지에 있는 우리민족들을 만나며 기록한 것으로, 2016년 사할린동포들 작업을 끝으로 17년간의 여정을 마쳤다.

김기협의 <민족의 분단과 민족의 분산>을 인용하자면, 1860년대 이전까지 한민족의 재외 동포는 인구의 0.1%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 일제강점기 시절, 징용 등의 이유로 해방 당시에는 전체 조선인의 20퍼센트 가량이 한반도 밖에 있었고, 지금의 7백만 재외동포 중 3분의 2가 이때 잔류한 교민의 후손이라고 했다. 

나는 그 후손들을 사진에 담았으며, 그 이야기를 <에큐메니안>에 ‘조선민족의 이산’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하려한다.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국가라는 권력에 의해, 또는 국가가 기능을 하지 못해 피해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동포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할린 이야기1

겨울에는 눈이 많이 쌓여 접근할 수 없었던 ‘한인피살자27인 추념비’가 있는 곳포자르스코예, 2014.1

# 1945년 8월 8일 소련이 대일 선전포고를 하고 남사할린을 점령한 후, 8월 23일 일본인 출국을 금지시키자 당시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었던 한인 약 4만 3천명도 함께 억류가 된다. 이때는 북사할린에서 내려오는 소련군과 일본군의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이었고, 이 혼란스러운 틈에 한인들을 스파이로 내몬 일본인들은 무자비한 폭력을 행한다.

‘한인피살자27인 추념비’ , 포자르스코예, 2014.10

# 1945년 8월 20일경 포자르스코예에서 어린이 6명을 포함한 한인 27명이 같은 마을에 살고 있던 일본인들로부터 무자비하게 학살된 사건과 레오니도보에서 한인 18명을 경찰서에 가두고 총살 후 방화한 사건은 그나마 세상에 드러난 사건들이다. 하지만 민간 차원의 학살이었는지 일본정부 차원의 지시에 의한 학살이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조차 없다.

통한의 비, 레오니도보, 2015.1

# 남사할린 최북단 레오니도보 마을 입구에 당시 변을 당한 아버지와 오빠를 추모하기 위해 김경순 씨가 자비를 털어 만들어 놓은 비석이다. 반면 일본은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일본인 영혼들을 위해 국가가 나서 배 모양의 장대한 추모비를 세워 놓고 매년 추모식을 하러 이 근방까지 온다. 사할린 어디에도 억울한 동포들의 희생에 애도하는 글귀조차 남기고 있지 않는 대한민국.

‘일본인 전몰자 위령비’ 스미르늬히, 2015. 1

# 영혼이라도 돌아갈 수 있게 배 모양의 받침대 위에 위령비를 세운 형상이다. 이곳은 소련과 일본의 국경지대로 1945년 8월 9일 소련이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전투가 시작된 지역이다. 일본인들은 지금도 여름이면 이곳까지 와서 추모행사를 벌인다. 

이렇게 힘없는 나라의 힘없는 백성들은 일본에 의해 사할린이라는 낯선 곳까지 강제동원 되었고, 2년만 고생하면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고국의 문은 그대로 닫혀버렸다. 패전 후 일본은 자국민은 물론 유골까지 일본으로 돌려보냈지만, 조선인들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사할린 땅에 버리다시피 하고 책임을 방기했다. 그후 한국전쟁 발발 전후의 기운은 사할린동포들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되었다. 이렇게 조국은 그들을 버렸다. 

필자 소개

김지연 
다큐멘터리 사진가

프랑스 에콜데보자르 생테티엔느와 이화여대 디자인대학원을 졸업했다. 중국에 흩어져 있는 탈북 청소년들과 러시아의 고려인, 일본의 조선학교 등 흩어져 있는 한민족에 관해 17년간 작업을 해왔다. 또 국내에서는 이주노동자 문제, 도시빈민에 관한 사진작업을 펼친 바 있다. 현재 경성대학교,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사진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집으로 [연변으로 간 아이들] (눈빛, 2000), [노동자에게 국경은 없다](눈빛, 2001), [러시아의 한인들](눈빛, 2005), [거대공룡과 맞짱뜨기](눈빛, 2008), [일본의 조선학교](눈빛, 2013), [사할린의 한인들](눈빛, 2016), 동화책 [나라를 버린 아이들](진선,2002)이 있으며, 2013년 일본 AKAAKA 출판사에서 동일본 대지진 관련 사진집이 출판된 바 있다.  

 

김지연 (다큐멘터리 사진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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