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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1장의 제네시스(genesis)에 대한 묵상<일점일획 말씀묵상>
우진성 박사 (성경과설교연구원) | 승인 2017.02.24 11:51

헬라어 γένεσις. 구약성경 창세기에 대한 영어 명칭이기도 하고, 현대에서 나온 럭셔리 세단의 이름이기도 하여 기억하기 쉽다. 제네시스는 헬라어에서 음절 하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영어(genesis)로 굳어져 여러 방면으로 사용된 단어이다. 뜻은 크게 셋이다.

“탄생". 세상의 창조(탄생) 이야기를 담고 있는 창세기가 이 뜻을 사용하였다.
누군가가 살아온 이야기를 담은 “일대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족보".

이 세 뜻 중 "일대기"와 “족보"는 히브리어 “톨도트"תּוֹלְדֹת의 뜻이기도 하다. 히브리어 “톨도트"תּוֹלְדֹת나 헬라어 “제네시스"γένεσις에, 족보(조상의 이름이 나열된)라는 뜻도 있고, 특정인의 일대기라는 뜻도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창세기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톨도트(헬라어로는 제네시스)는 창세기 5:1에 나타나는 아담의 톨도트이다. 히브리어 성경에는 "톨도트 아담"תּוֹלְדֹת אָדָם이라 되어 있는데 이것을 새번역에서는 “아담의 역사", 개역에서는 “아담 자손의 계보"라고 번역하였다. 따라오는 것은 아담부터 노아의 자손까지의 이름의 나열이다. 이름의 나열이 온 것을 감안하면 번역을 “아담의 족보"라고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창세기 25:19로 가면, 이삭의 톨도트가 나온다. 개역은 “이삭의 후예는 이러하니라"로 새번역은 “이삭의 족보이다"로 번역하였다. 그런데 이런 번역이 주는 뉘앙스와는 달리, 이삭의 톨도트에는 이름의 나열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이삭이라는 인물의 일대기가 35장 마지막 절까지 펼쳐져 있다. 여기는 “족보"라는 번역보다는 “일대기"가 더 잘 어울린다. 창세기 5장과 19장에서 톨도트에 대한 번역이 바뀐 느낌이다. 어쨌든 이렇게 톨도트, 제네시스에는 족보와 일대기,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마태복음은 예수의 제네시스로 시작한다. 헬라어로 이렇다.

Βίβλος γενέσεως Ἰησοῦ Χριστοῦ(비블로스 게네세우스 예수 크리스투)

예수 그리스도의 톨도트(제네시스 γένεσις)를 담고 있는 책(비블로스 Βίβλος)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때 제네시스를 어떻게 번역하면 좋을까? 만약 이 제네시스가 마1:2-17만 가리키는 것이라면 “족보"가 좋을 것이다. 문제는 1:1이 말하는 제네시스가 1:2-17로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제네시스는 예수님의 일대기를 담고 있는 마태복음 전체를 뜻하기도 한다. 마태복음 1:1이 말하는 제네시스는 예수님의 족보와 예수님의 일대기 모두를 포함하는, 말 그대로 마태복음 전체의 책 제목이다. 한글로 옮길 적절한 번역을 찾기가 참 쉽지 않아 보인다. "족보 + 일대기"를 뜻하는 제네시스를 어찌 번역하면 좋을까? 같이 생각해 보자.

마태복음의 책 제목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네시스(톨도트)이다. 앞선 족보가 그것의 요약이고, 뒷쪽 일대기가 그것의 서술이다. 1:1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두 가지로 묘사하였다. “아브라함의 자손"이자 “다윗의 자손"이다. “다윗의 자손"은 유대인 혈통을 뜻하는 반면 “아브라함의 자손"은 믿음의 계보를 뜻한다(갈3:7-9). 족보에 들어간 이름들은 대개 예수님이 “다윗의 자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족보에 포함된 네 이방 여인의 이름은 예수님이 “믿음의 계보"를 따라 나신 분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마태복음은 다윗의 자손 유대인 예수가 어떻게 아브라함의 자손 믿음의 계보를 이어가는가를 설명하는 책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마태복음의 개괄은 제네시스 한 글자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되니 놀랍다.

우진성 박사 (성경과설교연구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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