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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염 목사의 책 '우리는 모두 이방인이다' 출판 기념회가 24일(금) 경동교회에서 열렸다 ⓒ에큐메니안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설립자이자 이주여성인권운동의 토대를 마련한 한국염 목사가 자신의 삶과 운동 이야기를 담은 책, ‘우리는 모두 이방인이다’를 출간하고 이를 기념하는 북토크를 열었다. 

24일(금) 경동교회에서 열린 ‘우리는 모두 이방인이다’ 출간 기념회에는 여성 인권 운동에 몸 담고 있는 교계인사, 정치인, 이주여성 등 5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출간 기념회에는 북토크 시간이 마련돼 책에 대한 소개와 이주여성인권운동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우리는 모두 이방인이다’는 한국염 목사가 그간 이주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발로 뛰며 헌신 해온 15년간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이주민에 대한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한 목사는 좀더 여성주의 시각에서 이주민 문제를 다뤘다. 15년 동안 센터에서 동료들과 함께 이주여성문제들을 풀어나갔던 운동 방식, 현장들을 고스란히 기록했다. 

책의 추천사를 썼던 김현미 이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이 책은 한국염 목사님 개인의 투쟁사가 아닌 한국염 목사님들과 만났던 여러 이주 여성들이 함께 쓴 투쟁의 역사”라고 소개했다. 책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이주 여성들의 다양한 고통의 문제들을 소개한다. 김 이사는 “아이들 문제, 체류권 문제, 일자리에서 겪는 고통 등 고통의 언어를 경청하는 능력이 없었다면 이 책도 나올 수 없었고 운동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염 목사 ⓒ에큐메니안

15년간 이주여성인권운동에 몸담아 온 한 목사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라고 하면서 다문화 주의적으로 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목사는 한국 사회에서 높아져만 가는 ‘이주민 혐오’에 대해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두에게 ‘다름’은 존재하는데 왜 굳이 국적, 인종, 성을 따져가면서 이방인이라고 차별하는지 모르겠다”며 “낯섦과 다름을 인정하고 경계를 허물고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민 운동에 관한 한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주민 여성을 대변해주는 것이 이주민 운동의 목표가 아니라 결국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주체로 서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

이에 대해 한 목사는 “나 스스로도 해방신학, 민중신학을 기반으로 한 운동을 하면서 당사자 운동을 강조하지만 정작 이주여성입장으로 가면 그런 것이 교과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주여성이 스스로의 역랑을 키워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가장 큰 장애물은 체류권 문제다. 국적 취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목소리를 냈다가 추방될 위험이 있다. 목소리를 누군가 대신 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 목소리를 내줘야 할까? 

한 목사는 그 역할을 바로 “선주민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김현미 이사도 “이주민 여성들은 선주민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적 성 역할을 강요하는 가부장제의 피해자”라며 “한국여성운동과 이주여성운동은 동시대적인 측면에서 가부장제를 타파하고 개별화된 여성인권을 추구하는 투쟁의 평등한 협력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이주민여성인권센터 대표직을 사임하는 한국염 목사에게 감사패가 수여 됐다 ⓒ에큐메니안

이날 출간기념회는 ‘정권교체’의 날이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를 역임해 온 한국염 목사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허오영숙, 강혜숙, 김엘리 씨가 공동대표로 위임됐다. 한 목사는 “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직에서 내려오게 됐지만 앞으로도 이주여성 제도 개혁하는 일에 헌신 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또한 “내가 존경하는 분들은 항상 시위대 맨 앞에 계셨던 어르신들인데 그 분들처럼 끝가지 현장가로 살고싶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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