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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촛불혁명의 봄을 기억하자<이수호 칼럼>
이수호 | 승인 2017.03.17 10:48

시인 안도현은 봄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제비 떼가 날아오면 봄이라고 /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
봄은 남쪽에서 온다고 / 철없이 노래 부르는 사람도
때가 되면 봄은 저절로 온다고 / 창가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이 들판에 나오너라 / 여기 사는 흙 묻은 손들을 보아라
영차어기영차 / 끝끝내 놓치지 않고 움켜쥔 / 일하는 손들이 끌어당기는 / 봄을 보아라“

 
광장이나 길거리에 나와 본 사람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뒤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를 압니다. 지난 토요일로 열아홉 번 째 타올랐던 촛불집회에 한 번이라도 나와 본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 왜 탄핵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압니다. 연인원 1500만 명 이상의 촛불시민이, 드디어 혁명을 이루어냈습니다. 황제와 같았던 대통령이 지위를 빼앗기고, 청와대에서 쫓겨나고 있습니다. 이제 이 땅에도 봄은 오고 있습니다.
 
바깥에서 불어오는 꽃샘바람이 매섭습니다. 미국은 무기 장사꾼을 앞세워 사드를 억지로 떠넘기고, 중국은 만만한 우리에게만 비열한 발길질을 해대고 있습니다. 일본은 새로운 제국을 향해 군비를 증강하며, 우리에게는 과거는 잊으라고 윽박지르고 있고, 북한은 생존의 수단으로 연일 자해공갈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회오리바람도 만만치 않습니다. 역사의 법정에서 심판을 받은 박근혜는, 나라야 쪼개지든 말든 온갖 거짓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앙앙대고 있고, 적폐의 온실에서 호의호식하던 수구반동 세력들은, 그 동안 누려오던 달콤한 기득권을 빼앗길까 두려워, 자기 패거리들과 일부 몽매한 국민을 선동하며 미처 날뛰고 있습니다.
 
그러나 봄은 왔습니다. 3월 10일, 오늘, 1500만 촛불의 뜨거운 열기 속에 헌법재판소 8명의 재판관에 의해, 봄은 준엄하게 선고되고 있습니다. 적폐 청산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낡은 체제의 해체를 선고하고 있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롯하여 국정원, 검찰, 사법부 등, 권력기관의 개혁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국회를 비롯한 정당, 정치인 등, 낡은 정치 제도와 행태의 개혁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곡학아세의 지식인, 권력 지향의 언론, 신을 팔아 돈을 챙기는 종교, 거짓을 가르치는 교육, 등의 개혁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황금만능주의 돈 중심의 유전무죄 사회의 척결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재벌 중심 경제, 그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척결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온 세상을 경쟁과 효율만이 판치게 하는, 비인간적 신자유주의, 그 망종의 자본주의와의 결별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나아가서 새로운 질서, 노동 존중, 인간 중심의 새 시대를 선고하고 있습니다. 정의가 봄물처럼 맑게 흐르고 민주주의가 강물 되어 넘쳐흐르는, 새 사회를 선고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불평등이 해소되고, 청년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제공되어, 뭐 하나도 포기하지 않는 건강한 사회를 선고하고 있습니다. 어떤 생명이든지 존중 받고 안전이 보장 되어, 세월호 참사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안전 사회를 선고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두고, 인간이 중심이 되는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선고하고 있습니다.
 
한 걸음 들어가 보면 오늘의 준엄한 희망의 선고는, 헌법재판관들이 형식상 앞자리에 앉아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1500만이 넘는 촛불시민들이 내리고 있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모든 국민이 함께 내리는 선고입니다. 그래서 촛불혁명의 첫 번째 완성입니다. 구악 세력의 반동이 있겠지요. 지혜와 힘을 모아 더 큰 집단지성으로 물리쳐야 합니다. 지금의 마음과 행동을 버리지 않는 한, 넉넉하게 이겨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세 번째를 넘어, 끊임없이 혁명을 이어가야 합니다.
 
보십시오. 봄기운이 온 땅에 가득합니다. 2017년 촛불혁명의 봄을 잊지 맙시다.

이수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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