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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씨목사님과 고아들과 하나님의 승리!<이옥희 선교사 칼럼>
이옥희 선교사 | 승인 2017.04.24 11:26

2월 22일 서울에서 익산으로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 우리 고아원이 이길 수 없는 재판에서 승소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목사님, 우리가 재판에서 이겼어요"

이집사의 낭랑하고 흥분된 음성이 내 귀를 강하게 울렸다. 8월부터 기다림에 지친 나는 12월의 재판이 2월로 연기되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잃었다. 새해가 되면서 우리가 이겨서 아이들이 우리 고아원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내려놓았기에 무력감과 좌절감에 빠져서 하나님께 아뢰는 것도 중단하였다.  

"이겼어요." 라는 말을 듣기를 기다려왔지만 막상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내 귀를 위심하면서 "진짜요? 정말이요?"를 반복하였다. 여러 번을 확인한 후 나는 비로소 “할렐루야~하나님 감사합니다” 라고 비명을 질렀다.

사진출처: 이옥희 선교사

지난 해 8월 초에 뉴델리에 있는 우리 고아원의 아이들 120명이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와 고아원에서 신앙교육을 시킨다는 이유로 뉴델리아동복지국에 의하여 고발당하였다. 매씨목사는 경찰 불려가 감금된 상태에서 며칠 동안 조사를 받았으며 그들 스스로도 고아원과 원장에게 불법이 없으며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시인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힌두교 인구가 인도 전체 인구의 80%인데 우리 고아원의 아이들의 100% 기독교인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고아원을 재판에 회부하였다. 우리는 그들의 기대대로 1차 법정에서 패소를 하였고 그 결과대로 아이들 120명이 4개의 힌두고아원으로 강제로 분산 수용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매씨목사님은 빼앗긴 아이들을 찾으려고 나와 아무 상의 없이 고법에 항소를 했다. 이집사는 항소 비용으로 1000만원이 필요하다고 알려왔다. 기가 탁 막혔다. 무슨 재주로 재판비 1,000만원을 모금한단 말인가! 이길지도 질지도 모르는 재판에 누가 관심을 가진단 말인가! 너무 비싼 재판비용에 화가 났고 이런 치다꺼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도 불만스러웠다. 나는 재판을 말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이미 항소를 하였고 나에게 아이들을 찾아오는 길은 재판 밖에 없다며 재판비용을 호소해 왔다.

인도의 지난하고 지루한 재판을 몇 차례 목격한 나는 가능한 재판에 관여를 하고 싶지 않았다. 이길 확률도 별로 없고 시간, 돈, 에너지를 낭비하는 재판에서 발을 빼고 싶었지만 1998년부터 함께 일해 온 동료이자 친구인 매씨목사의 고통과 고난을 외면할 수 없었다. 양심이 문제였다. 양심의 소리 때문에 재판비를 피할 길이 없었다. 그렇다고 하면 어디까지 얼마나 참여할 것인가! 나는 하루 종일 들판을 거닐며 얼마나 감당해야 하는지의 문제를 가지고 나 자신과 씨름을 하였다.

나는 사람의 생각으로 500만원만 후원하고 나머지는 그가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해야겠다고 생각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카톡으로 내 생각을 뉴델리에 사는 이집사에게 알렸다. 그런데 그가 기본 비용이 950만원이고 재판이 열릴 때마다 150만원 씩 지불해야 된다며 600만원이 더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말을 듣는 순간 맥이 탁 풀렸다. 누가 그 많은 돈을 재판비로 후원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재판 비용 마련이 내 능력 밖의 일임을 인정하면서 하나님께 넘겨드렸다. ‘무슨 팔자가 재판비용까지 모금해야 되냐’고 반문하면서. 새벽 4시 까지 재판 비용을 지원할 생각을 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재판비 모금을 위해서 매씨목사를 아는 분들을 일일이 찾아가서 사연을 말하며 도움을 요청하기로 작정하고 당장 내일부터 사람들을 찾아다니기로 하였다.

다음 날 아침 어디에 가서 누구부터 만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카톡방을 체크하였다. 순간 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친구가 재판 비용이라며 950만원을 송금하였다고 카톡방에 글을 남겨 놓은 것이었다.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나오며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인간적으로 이리 재고 저리 재며 교만과 허세를 부렸던 나 자신이 무지와 믿음 없음이 얼마나 가엾고 초라한지요!

“ 주님 !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죄인입니다.” 라고 외치며 넙죽 엎드렸다. 이틀 후에 어느 장로님께서 가장 필요한 일에 사용하라며 300만원을 보내주셨다. 무지정 후원금이 재판 비용이 절박하게 필요한 시점에서 왔다는 것이 나를 흥분시켰다. 분명 고아들의 신음 소리를 들은 하나님께서 성령님과 천사들을 통해서 역사하고 계심이 분명하였다.

다음 날 인도에 보낼 약을 구하려 친구를 찾아갔다.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재판비용으로 두 번 후원을 받은 사실과 나머지 300만원도 하나님께서 준비해주신다고 믿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말끝에 세상에는 재판비용을 후원금으로 내주는 보통을 넘어서는 복된 사람들이 다 있다는 놀라움을 표현하였다. 그러자 친구가 ‘수억 수십억을 쏟아 부어도 크리스천으로 개종시키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이미 크리스천이 되었고 그 안에서 자라던 아이들을 되찾아오는 일이 참 귀하지. 아마 그 아이들이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자라면서 좋은 일꾼이 될거야’ 라고 말하며 재판비용의 의미를 120명의 아이들을, 어둠에서 빛으로, 우상의 세계에서 진리로, 즉음에서 생명으로 인도하는 귀한 헌금이라고 정의하여 주었다.

그 돈으로 120명의 아이들을 다시 찾아올 수 있으면 아까울 것이 하나도 없다며 생명의 고귀함과 믿음 안에서 성장하는 것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300만원은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즐거울 것이라고 격려해 주었다. 그리고는 그 다음 날 자신이 친히 300만원을 송금해주었다.

할렐루야!

불과 며칠 사이에 하나님께서 1,550만원의 재판비용을 기적처럼 보내주셨다. 5개월 동안 고아의 하나님께서 아이들을 홍해를 가르는 기적으로 구원해주실 것을 믿었다. 그런데 12월 22일에 있을 선고가 다음 해 2월로 연기되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 ‘하나님도 힌두의 폭력과 억지에는 별수가 없는 모양이지.’ 하는 말이 내 입에서 나왔고 입버릇처럼 뇌었던 고아의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떨어져나갔다. 그리고 아이들이 겪고 있을 아픔과 절망, 분노를 생각하며 울었지만 원망이 터져 나오고 마음이 힘들어서 메마른 기도를 주문을 외우듯이 하였다. 드디어 습관성 기도마저 힘들어지고 나는 뉴델리고아원에 관한 한 말 할 수 없는 무력감과 좌절감에 시달렸다.

재판이 있는 12월 22일 아이들은 모두다 우리 고아원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학교도 가지 않고 보따리를 싸놓고 하루 종일 재판에서 이겼다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이겼다는 소식 대신에 재판이 연기되었다는 말을 듣고 모두가 땅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였다. 매씨목사도 아이들을 맞이해서 성탄절을 보낼 계획을 하고 있다가 재판이 연기되자 통곡을 하였다.

아이들과 매씨의 신음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신음 소리를 들으며 힌두정부와 힌두교의 폭력과 오만방자에 고통을 당하는 아이들을 위로하며 희망을 주고 싶었지만 나로서는 힘도 없고 길이 없어서 마냥 울었다. 그러나 절망하는 중에도 한 가지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다. 고아들의 신음소리를 들으시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변론하실 것이라는 것, 싸울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두 달이 강물처럼 흐르고 드디어 2월이 왔다. 초조한 마음에 20일 부터 재판 결과를 물었더니 이틀 후인 22일에 결과가 나온다는 대답이 왔다. 22일 아침 일찍부터 조마조마하며 인도의 로칼 시간을 감안해서 오후 1시에 카톡으로 결과를 물었다. 소식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나의 정신이 하루 종일 카톡 소리에 집중이 되었다. 그러나 서울에서의 일정을 다 마치고 밤 9시 20분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시간에 이르도록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9시 20분은 인도 시각으로 오후 5시 50분으로 모든 관공서가 문을 닫는 시간이므로 나는  재판에서 졌기 때문에 소식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포자기를 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고아원 개편과 자매결연을 개편할 일을 생각하며 괴로워하였다. 그 순간에 뉴델리에서 보이스톡이 들어왔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며 가슴이 쿵하며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이집사는 명랑한 음성으로 "목사님, 이겼어요. 하나님께서 하셨어요."라고 말을 하지 않는가! 그 말을 여러 번 재확인하면서 눈물이 솟구쳤다. 보따리를 싸들고 돌아오는 아이들의 행렬이 보였으며 큰 아버지로서 아이들을 품에 안는 매씨목사의 눈물 젖은 행복한 얼굴도 보였다. 활기를 회복한 고아원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명랑하게 들려 왔다. 내 영혼이 환호하며 허공을 날으며 춤을 추었다.

할렐루야

불가능을 가능으로 기적으로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감사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눈물의 기도를 바친 어리고 약한 아이들에게 감사

아이들을 찾기 위해서 7개월 동안 외롭게 고군분투한 매씨목사에게 감사

중간자로서 고통을 겪으며 고아원과 매시목사의 소식을 끊임없이 전해준 이집사에게 감사

아이들과 자매결연을 맺어주고 그 아이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시는 후원자들에게 감사

재판비용을 후원금으로 보내주신 분들에게 감사

재판의 승리와 아이들의 돌아옴을 위해서 기도해주신 분들에게 감사

고아들의 인권과 고통을 생각하고 바른 결정을 내린 고법의 판사들에게 감사

재판비용 마련에 쓰임 받은 나에게 감사를 하였다.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 고아와 과부의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과 찬미를 돌리며 나는 미친 사람처럼 “감사~ 감사~ 감사~”를 계속 반복하였다. 할렐루야 감사! 외로운 자가 주를 의지하나이다. 주는 벌써부터 고아를 도우시는 이시니이다!

 

이옥희 선교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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