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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미와 십자가 교회, '회복의 공간'을 풀어내다문화 예술을 통해 지친 현대인들에게 '쉼터'를 만들고 싶다는 교회
한지수 기자 | 승인 2017.04.26 17:14

조그맣게 연결된 계단 통로로 내려가자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조그마한 예배당이 나왔다. 마침 교회 교인의 작품들을 벽면에 전시하고 있다고 했다. 평일에는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싼 값에 대여를 해주는 공간이 주일에는 예배를 드리는 교회로 바뀐다.

미와 십자가 교회 오동섭 담임목사 ⓒ에큐메니안
교회 입구 전경, 예배가 끝나면 다시 미와십자가 교회에서 스페이스 아이가 된다. ⓒ에큐메니안

소비의 대상화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언제든지 ‘회복의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는 미와 십자가 교회 오동섭 담임목사를 만나보았다. 그는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대학로에 터를 잡아 도심 속 작은 '우물가'를 만들었다.

미와 십자가 교회는 대한예수교 장로회(통합) 교단 소속으로 문화와 예술을 통한 도시선교의 사명과 북한선교, 다문화선교, 문화예술선교, 다음세대 선교의 비전을 가지고 대학로에 2011년 12월 시작한 공동체다. 예술의 거리 대학로에서 스페이스 아이, 극단 미목, 우물가 상담원, 레이첼의 티룸 등 다양한 도시선교사역을 하고 있다.

오동섭 목사는 미와 십자가 교회의 담임 목사이며, 스페이스 아이 대표다. 이곳은 평일에는 예술인들에게 싼 값에 장소를 대여해 주고, 전시회를 열기도 하며, 예술인들을 후원하는 목적으로 운영되어지고 있다.

극단 미목은  지난 2013년 11월에 창단된 기독교 극단으로, 미와 십자가 교회 교인 백미경 대표가 운영한다. 현재까지 '서울루키', '달빛연가'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렇게 한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이 이루어진다.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점은 기존의 소비적 공간과는 차별화된 '관계적 공간'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 공간에 들어서는 누구도 '소비의 대상화'를 겪지 않는 것이 오동섭 목사가 의도한 '관계적 공간' 그리고 '영성회복'의 키 포인트다.

미와 십자가 교회 예배 중 기도를 드리고 있는 모습 ⓒ에큐메니안

지난 23일(일) 주일예배에 참석해 보았다. 대학로에 있는 문화 예술을 통한 선교를 하는 교회라고 해서, 젊은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교인들의 세대가 청년, 장년으로 어우려져 있었다.

미와 십자가 교회는 넉넉한 재정은 아니어도 현재 장신대세계선교연구원, 도시공동체연구소, 인천비전교회 노숙자사역 등을 후원하고, 영국과 인도에 있는 선교사들을 후원한다.

설교를 맡은 인천 비전교회 황명훈 목사 ⓒ에큐메니안

지난 23일(일) 주일 예배에는 미와 십자가 교회에서 후원하는 비전교회 황명훈 담임목사(비전공동체 대표)가 초청되어 설교했다. 비전공동체 황명훈 목사는 인천에서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거리에서 예배를 드리고, 밥퍼 사역을 하고 있다.

시선을 끄는 것은 설교단 옆에 세워져 있는 십자가 그림이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십자가 조형물이 걸려져 있는 대신, 오동섭 목사가 직접 그린 십자가 그림으로 대신한다.

오동섭 담임목사 ⓒ에큐메니안
자리를 정돈하고 있는 성도들 ⓒ에큐메니안

예배에서는 공동체 기도문을 함께 읽고 성찬예식을 통해 성체를 나눈다. 새롭게 교회를 찾은 이를 소개하고, 생일 맞은 이가 있다면 다함께 축하한다. 공동체 기도문을 읽고 예배가 끝나면 공동체 식사를 한다. 모두가 함께 상을 피고 함께 먹고 함께 치운다.

스페이스 아이 와 멀지 않은 곳에 티룸이 있다. 이곳은 오동섭 목사의 아내 양선영 사모가 운영하는 곳이다. 따뜻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로 꾸며졌다. ... 사모는 직접 자수 책을 낼 만큼 전문가다. 이곳에서 자수 클래스를 열기도 한다.

티룸 한쪽에는 ‘우물가 상담소’가 마련되어 있다. 교인 최정희 권사가 상담원으로 헌신하는데, 신청하면 누구나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상담비용도 저렴하다. 도심 속 쉼의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는 오동섭 목사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미와 십자가 교회 오동섭 목사와 양선영 사모 ⓒ에큐메니안
양선영 사모의 티룸사역을 위해 운영되는 레이첼 티룸 ⓒ에큐메니안
우물가 상담원 내부모습 ⓒ에큐메니안

미와 십자가 교회는 규모는 작지만 다채로운 사역을 하고 있었다. 그 안에 도시와 목회 그리고 회복을 고심한 흔적이 있었다. 오동섭 목사의 철학을 담아 기획된 공간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보았다. 다음은 오동섭 목사와의 1문 1답이다.

예술적인 활동이 어떻게 예배가 되는것인가?

선교를 전공했다. 문화와 예술을 통한 도시선교로 개척을 하게 되다 보니까 내용적으로 접목하게 되었다. 오감을 통해 예배를 드리는데,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명화를 가지고 설명을 하기도 하고, 꼭 예배 말고도 정기적으로 8월에는 예술가 한 명을 정해서 작품을 가지고 설명을 한다. 교회 절기때는 더 많이 접목하는 편이다. 클래식 음악을 듣기도 하고, 전시를 하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극단이 공연을 하기도 하고...'도시에 있는 소비적 공간을 어떻게 관계적인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가 중심적인 사역목적이다.

교회 운영에 재정상 어려움은 없는가?

평일에는 장소를 1시간 당 7000원으로 대여해준다. 일반 대관하는 곳과 다르게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월세 정도 낼 수 있으면 괜찮다. 워낙 예술인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가 없다. 여기는 주로 돈 없는 예술인들이 연습하고 꿈을 펼치는 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 일종의 후원같은 개념이다.

문화 예술 쪽으로 선교의 방향을 설정하게 된 이유가 있는가?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대학로가 좋아 장소를 대학로로 선택했고,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목회를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었다.

목회방향을 고민하는 신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강의에 가서 신학생들을 만나기도 하고 상담 하러 찾아오기도 하는데, 그 친구들에게 자기가 잘 하고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서 그 지역에 맞게 하는 방향으로 이야기해준다. 근데 또 그걸 이끄시는 건 하나님이신것 같다. 

행복한 목회인 것 같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자기 만의 목회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이 개척할 때 다른 사람이 개척하는 것처럼 똑같이 할 필요는 없다. 자기에게 맞는 것으로 그리고 지역도 자기에게 맞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아마 내가 홍대에서 목회를 시작했으면 못했을 것 같다(웃음). 약간 올드하고 옛스러움이 있는 대학로가 더 잘 맞는다.

궁극적인 비전,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이런 공간을 더 만드는 것이다. 소비적인 공간을 성경적으로 이야기하면 하나님 나라의 공간, 관계적인 공간을 더 만드는 것이다. 도시인이 공간에 들어가면 소비가 요구된다. 모든 공간이 “Mall”화 되었다. 그런 공간을 관계적인, 쉼의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래야 도시 사람들이 숨을 쉴 수 있으니까. 도심 속 우물가같은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현대인들의 ‘소비’를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더 설명해 달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당연히 일어나야 하는데, 소비의 대상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기독교적 관점은 아니다. 부의 축적을 위해 대상화하는 관점이다. 현대인들이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여유를 느끼는 것 같지만, 오히려 더 갈증을 느끼게 된다. 대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말 순수 예술이나, 연극을 보면 그 안에서 배설에 의해 회복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거긴 대상화가 안되니까. 예전에는 대학로가 그런 순수한 모습이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상업화 되었다. 지금은 회복이라기 보다는 불량식품을 많이 먹는 것과 같다. 우리 기독교인들이 소비가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회복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현대인들의 '인간 소외'에 대안을 제시하신 것 같다.

기독교적 관점에서도 무조건 전도를 하는 것은 아니다. 교회가 사람들을 '전도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 형상으로의 '회복의 대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럼 운영하는 방식이나, 쓰는 언어나, 접근하는 언어가 다 달라지게 된다. 여기 오는 사람들이 여기는 ‘참 따뜻하다’, ‘집 같다’고 느낀다. 그렇게 공간을 기획했다. 공간이 인간에게 영향을 주고 인간이 거기에서 변화 받고.. 이런 것을 의도했다.

CGV에 가도 킬링타임은 되지만 회복은 안된다. 교회가 지향하는 것 중 하나가 쉼, 일상, 관계다다. 그런데 도시인들은 이런 것이 다 무너졌다. 그것을 어떻게 하면 회복시킬 것인가.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안에 안식으로 영성회복인데.. 이런 것들은 모두 간접화법이다.

그렇다면 미화 십자가 교회의 직접화법은 무엇인가?

묵상이다. 묵상을 통해 신앙적인 접근을 한다. 매주 ‘일상묵상’이라는 묵상집이 나간다. 가정과 개인 모두 예배할 수 있다. 말씀묵상과 그림, 시, 찬양, 프랑스교회기행문 등을 함께 실었다.

대학로가 좋아서 이곳에 자리를 잡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목회를 하다보니까 여기까지 왔다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교회라는 공간에서조차 소비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하나님 형상으로의 회복과 쉼을 제공하고 싶다는 그의 마음이 담긴 공간이었다.

미와 십자가 교회의 예배시간 및 자세한 안내는 홈페이지(beautyncross.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지수 기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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