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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청년 김의기, 그가 투신한 이유27일 서강대 의기촌, 감청 주관으로 추모예배
김령은 | 승인 2017.05.17 17:18

동포에게 드리는 글 

피를 부르는 미친 군홧발 소리가 우리가 고요히 잠들려는 우리의 안방까지 스며들어 우리의 가슴팍과 머리를 짓이겨 놓으려고 하는 지금, 동포여,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동포여,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보이지 않는 공포가 우리를 짓눌러 우리의 숨통을 막아 버리고 우리의 눈과 귀를 막아 우리를 번득이는 총칼의 위협 아래 끌려 다니는 노예로 만들고 있는 지금, 동포여,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동포여,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참한 살육으로 수많은 선량한 민주 시민들의 뜨거운 피를 오월의 하늘 아래 뿌리게 한 남도의 공기가 유신 잔당들의 악랄한 언론 탄압으로 왜곡과 거짓과 악의에 찬 허위 선전으로 분칠해지고 있는 것을 보는 동포여,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20년 동안 살벌한 총검 아래 갖은 압제와 만행을 자행하던 박 유신 정권은 그 수괴가 피를 뿌리며 쓰러졌으나, 그 잔당들에 의해 더욱 가혹한 탄압과 압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20년 동안 허위적 통계 숫자와 사이비 경제 이론으로 민중의 생활을 도탄에 몰아넣은 결과를, 우리는 지금 일부 돈 가진 자와 권력 가진 자를 제외한 온 민중이 받는 생존권의 위협이라는 것으로 똑똑히 보고 있다.

유신 잔당들은 이제 그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공포와 불안에 떨면서 개처럼 노예처럼 살 것인가? 아니면 높푸른 하늘을 우러르며 자유 시민으로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환희와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살 것인가? 또다시 치욕의 역사를 지속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고 떳떳한 조상이 될 것인가? 

동포여, 일어나라, 마지막 한 사람까지 일어나라! 우리의 힘을 모아 싸워 역사를 정방향에 서게 하자. 우리는 이긴다. 반드시 이기고야 만다. 동포여, 일어나 유신 잔당의 마지막 숨통에 결정적 철퇴를 가하자. 일어나라, 일어나라! 동포여! 

매일 정오 서울역 광장에 모여 오늘의 성전에 몸 바쳐 싸우라! 동포여!

1980년 5월 30일 김의기

1980년 5월, 유신정권이 광주에서 저지르는 살육현장을 목격한 청년이 있었다. 청년은 피비린내 나던 광주의 그날을 침묵할 수 없어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결정했다. 노예로 살 것인가, 자유인으로 살 것인가, 청년은 자신처럼 기로에선 동포들에게 치욕의 역사를 끝내고 떳떳한 조상으로 남기를 유언처럼 남겼다. 1980년 5월 30일 스물둘의 청년 김의기는 종로 5가, 기독교회관에서 투신했다. 

당시 기독교회관 앞엔 중무장한 장갑차가 포진해 있었다. 그가 투신하기 전 뿌려진 유인물은 그 자리에서 회수됐다. 농민 운동을 꿈꾸며 졸업 후엔 농촌에 내려가 농민들을 도우며 살겠다던 한 청년의 삶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의 이름 뒤엔 그가 꿈꾸던 ‘운동가’라는 칭호 대신 ‘열사’라는 칭호가 붙었다. 

故김의기 열사는 기독청년이기도 했다. 그가 80년 광주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투신하기 까지 그를 괴롭게 했던 것은 기독인의 양심이 아니었을까. 그는 감리교청년회 전국연합회 농촌선교위원장 및 한국기독청년협의회 농촌선교분과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매해 5월, 감리교청년회는 故김의기 열사를 추모하는 예배를 진행해 왔다. 올해 5월도 그의 기일에 즈음해 추모예배가 마련됐다. 장소는 그의 모교인 서강대 의기촌. 오는 27일(토) 오후5시, 감리교 청년회 주관으로 열린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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