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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나요?<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작가 | 승인 2017.06.12 13:57

불교인식론에서는 언어적 인식을 “비량(比量)”이라고 일컫는데, 이는 사물들을 서로 비교하여 유사한 부분을 끌어내어 얻어진 인식, 즉 추론을 말한다. 그에 반해 “현량(現量)”은 감각기관을 통해 얻어진 대상의 이미지, 즉 색, 소리, 맛, 향, 촉감 등의 직관적 인식과 수행을 통해 증득한 앎[證智]을 말하는데, ‘직관상’은 현량 가운데 직관적 인식에 해당한다. 불교인식론에서 비량은 현량과 더불어 올바른 인식 수단의 하나로 간주된다.

언어적 인식은 직접 경험하지 않은 많은 사물들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지식의 습득과 축적에 유리하다. ‘불’과 ‘온도’의 연관성을 이해하면 직접 불에 손을 대지 않고도 ‘불은 뜨겁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로부터 불에 접촉하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추론하여 화상이나 화재 같은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인류 문명은 이와 같은 지식 축적을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언어적 인식은 매우 취약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직접 경험에 의해 얻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불교인식론에서 비량보다 현량을 더 중요한 인식능력으로 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언어적 인식은 직접적 인식에 의해 보완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은유와 마음>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마음의 창발성이라는 게 있다. 내가 한 말이 아니라 <뇌의식과 과학>에 나온 것을 대략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물질이 우리를 만들었는데, 거기에 비롯되는 마음(의식, 무의식, 인식, 생각, 감정, 본성, 정서, 본능, 느낌 등등)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행동으로 나를 몰고 가고 있다. 다른 생각으로 나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것은 도대체 뭔가? 그동안 언어적 인식(간접 경험)과 직접적 인식(직접 경험)이 쌓이고 쌓여 나타난 인과적 현상이라 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그것들을 읽어내는 마음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을 완벽히 읽어낸 사람은 대략 부처와 예수라고 한다.(잘 모르면서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하면 나는 살아남지 못한다. 실제로 모르니 수긍하고 넘어간다.)

글쓰기 수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가끔 나오는 질문에 나는 심히 당황한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나요?” 그럼 지금까지 내가 한 말들은 다 무엇이란 말인가? 대략 이런 것이다. “나의 것을 써야 한다. 내면을 보아야 한다. 그게 진짜다. 그것을 글로 꺼내고 또 꺼내다 보면 글쓰기가 가능해진다. 자기 검열관이 물러간다. 초고가 완성되면 이제부터 고치기다. 초고를 마구 덜어낸다. 구구절절한 문장은 끊는다. 플롯을 해본다. 중복된 말은 뺀다. 죽은 은유를 버린다. 비문을 잡는다. 맞춤법에 맞게 쓴다. 이를 위해 매일 보여주지 않을 나만의 글도 쓰고, 소통을 위해 주제를 정한 글도 쓴다. 중요한 것은 매일 쓰고, 또 고치는 것이다. 등등” 이외에 또 있겠지만 이것만도 벅차다. 이런 말을 나는 계속 했음에도 왜 물어볼까? 마음이 아파서일 것이다. 글에 대한 관점이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글로 얻으려고 하지 말고 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게 아직 다가와지 않아서일 것이다. 이것도 내 생각이다. 나는 모른다. 누구의 마음을. 나도 내 마음을 모르지 않는가. 전에 없던 마음이 나오는 마음의 창발성, 이에 대해 고민해보자. 글쓰기 확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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