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복지시설에서 장애인 인권 침해와 성폭력과 같은 일이 똑같이 반복되는 데 시설관계자들이나 해당 기관 공무원들은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면 복지시설이라도 구속시켜라.”

▲ 광주인화학교 졸업생들과 학부모,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 관계자들 100여명과 성람재단 비리척결 공동투쟁단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의대회가 개최되었다. ⓒ 이정훈

‘인화학교와 성람재단 내 시설에서 자행된 장애인 성폭력과 인권유린에 따른 시설비리 이사진 전원해임 촉구 결의대회’가 8월16일(수) 오후 2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렸다.

이날 공동 결의대회를 통해 참석자들은 “종로구청ㆍ광주광산구청을 규탄하고, 성람재단과 사회복지법인 우석의 현 이사진에 대한 전원 해임을 요구”하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삭발식을 가졌다.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 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과 '인화성폭력대책위'는 종로구청과 광주광산구청 앞에서 각각 23일째와 93일째 장기농성을 진행하면서, “관리ㆍ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는 해당 구청의 책임"을 묻고있다.

결의대회의 여는 발언을 맡은 김용목 상임대표(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는 “꽃과 같은 중ㆍ고등학교 여학생 20%가 남성 교직자들에 의해 비리 시설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있는데, 해당 시설이나 관청 공무원들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홍승하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현재 비리 시설 척결을 위한 해결책은 공익 이사제 구성이지만 한나당과 연결된 기득권 세력들이 이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이정훈

투쟁발언에 나선 홍승하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성람재단이나 인화학교는 해당 관청만의 문제가 아니며, 사회복지 전반적인 운영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시설비리ㆍ인권유린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복지사업법 전면 개정이 요구”되지만, 그동안 “시설을 매개로 누려왔던 이익들을 놓지 않기 위해 기득 세력들이 이를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시설들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복지시설들의 공공적 기능을 확대ㆍ강화하고 공동체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사회복지사업법의 전면적인 개정이 요구된다”며, 특히 “성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여성 장애인에 대한 법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투쟁발언을 마친 홍승하 최고위원은 인터뷰를 통해 “현재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해당 관청의 해임 권한을 수행할 수 있는 세부적인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공익 이사제 구성이 비리시설 척결을 위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홍 위원은 “개정안을 추진 중에 있지만, 그동안의 시설을 통해 누려온 기득 세력이 한나라당과 연계해 이를 방해하고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부분적이라도 개정안이 상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오일 에바다 학교 교감은 “왜 복지시설에서 장애인 인권 침해와 성폭력과 같은 일이 똑같이 반복되는데 시설관계자들이나 해당 기관 공무원들은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갚라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면 복지시설이라도 구속시켜라”고 주장했다.

윤민자 위원(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원회/광주참교육부모회)은 “온갖 방법으로 성폭력이 자행되는 그곳은 학교가 아니라 지옥”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 포기할 수 없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또한 “우리 아이들이 살아야 할 세상은 부모들이 만들어줘야 한다”며, “여기서 이렇게 울 수밖에 없지만, 울 날이 조금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인화학교 졸업생들과 성폭력 대책위원회 관계자들 9명이 조속한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 이정훈

결의대회를 마친 참석자들 중 광주 인화학교 총동문회 회장 대리를 맡고있는 강복원씨를 비롯한 조점례, 박한일, 정순임, 윤민자씨 등 9명은 삭발식에 참여했다. 삭발식 참여자들은 그들의 머리카락을 사회복지법인 우석재단에 전달하기 위해 종이상자에 담았다.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삭발식을 마친 후 종로구청을 거쳐 국가인위까지 행진하려 했으나 사전 집회 신고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저지당했고, 그 사이 경찰들과 몸싸움이 진행되었다. 또 일부 참석자들은 세종로 중앙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인권ㆍ복지ㆍ장애인단체들로 구성된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과 20개 단체로 구성된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의 공동주관으로 개최되었다.

광주인화학교와 인화원 등 '사회복지법인 우석' 내에서의 성폭력 진상규명과 가해자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해 활동해 왔던 인화학교 졸업생들과 학부모, 인화성폭력대책위원회 등 관계자 100여명이 이날 집회를 위해 상경했고, 성람재단 비리 척결을 위한 공투단 20여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울음을 참지 못하고 오열하고 있는 광주인화학교 학부모. ⓒ 이정훈

이정훈 기자  typology@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