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계·교회 보도
"가해자는 강력 처벌하고 피해자는 적극 보호해야"감리회 성폭력 예방교육 교재 토론회
김령은 | 승인 2017.06.29 16:39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전명구) 양성평등위원회가 성폭력 예방교육 교재를 만든다. 29일(목) 양성평등위원회(공동위원장 안재홍, 홍보연 목사)는 감리교본부교회에서 ‘감리회 성폭력 예방교육 교재 토론회’를 열고 교계 여성 목회자, 성도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감리회 성폭력 예방교육교재 집필을 시작한 것은 양성평등위원회가 발족 된지 11년만의 일이다. 최근 교계 내에서 목회자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뒤로 지난해 교회성폭력 토론회를 2017년 상반기 사업으로 결의하고 교재집필을 준비 해 왔다. 

이날 교재 초안 발제는 집필에 참여해 온 홍보연 목사가 맡았다. 교회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기독교여성상담소에서 일하기도 했던 홍 목사는 오래전 이 일을 하며 ‘넉 다운’이 됐었다고 털어놨다. 교회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피해자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가해 목사는 징계되거나 적절한 처벌을 받지 않았다. 피해자 지원을 위해 애썼지만 피해자의 억울함이 신원되지 않는 답답함에 일에 손을 땐지 10년 가까이 됐다. ‘감리회 안에서라도 교회 성폭력을 근절시켜야겠다’는 마음에 다시 교회 성폭력 문제 해결에 일조하게 됐다는 홍 목사는 이번 교재의 목적은 ‘성폭력 없는 평화롭고 평등한 교회 공동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보연 목사 ⓒ에큐메니안

먼저 교재의 첫 대상은 ‘예비 장로’들이다. 피교육자들의 ‘참회와 결단’으로 시작하는 교재는 일반적인 성폭력의 정의, 그 중에서도 교회성폭력의 특수성, 목회자의 성적 비행과 성폭력의 유형, 교회 성폭력 근절을 위해 교회, 교단이 해야 할 일, 해외 교단의 사례들을 담았다. 

홍 목사는 교회성폭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힘의 불균형’이라고 했다. 교재에서 정의한 ‘교회 성폭력’은 교회나 기독교 기관 등 기독교 공동체 구성원 사이에 발생하는 성폭력 교회의 지도자나 목회자가 종교적 특수성이나 자신의 권위 남용하여 신도나 고용된 목회자, 부 담임목사, 전도사 등 성폭력이나 간음 또는 그와 유사한 성적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강요에 의해 물리적으로 당하는 성폭력뿐만 아니라 간음도 교회 성폭력에 포함되는 것은 바로 목회자와 성도 관계에 작용하는 ‘힘의 불균형’ 때문이다. 

“성도가 많은 권위를 가진 담임목사에게 ‘싫다’,‘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만약 거부하는 게 쉽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목사가 접근하지 않을 것입니다. 거부할 수 없는 취약한 사람들에게 접근해 성경을 들이대면서 정당화 하고, 순종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목회적 돌봄 하에 있는 사람들에게 목회자가 신앙행위를 빙자하여 행한 행위는 가해자의 물리적 힘의 행사나 피해자의 저항유무와 관계없이 교회 성폭력에 해당한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6년 사이, 전문직군별 성폭력 범죄 검거인원수는 종교인이 681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의사, 3위는 예술인, 4위는 교수다. 모두 권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들의 공통된 특징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 목회자 성폭력은 목회자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그에 대한 절대적 순종이 미덕인 분위기가 기반이 됐다. 

홍 목사는 성경 가르침이 이를 정당화 하는 부분도 크다고 했다. 다윗, 레아, 라헬은 교회 성폭력에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홍 목사는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는 능력이 목회자, 신학자  뿐만 아니라 평신도에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교회 성폭력의 특징은 제대로 사후 처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해자는 성폭력을 장난, 단순한 호의 표시로 단순화 하거나 피해자가 다른 의도를 가지고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평소에 목회자에게 적대심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피해자에게 접근해 성폭력 피해를 목회자를 내쫓는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홍 목사는 “교회에서 일어난 성폭력일수록 진상규명이 어렵고 진행상황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살펴 볼 수 있는 기구가 교회, 교단 안에 설치돼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교회법이 성폭력을 범죄로 규정하고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 상담 치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교회와 교단이 해야 할 일이다. 

교재 초안 발제가 끝난 뒤, 대부분 여성이었던 참석자들은 6명씩 모둠을 지어 소감을 나누고 대안제시를 위해 의견을 모았다. 목회자 성폭력에 대해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들은 교회를 사임하게 하고 기관을 통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한다는 의견은 모든 모둠에서 공통적으로 나왔다. 

교회 건물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부분 ‘밀실’처럼 설계된 목양실에 유리를 설치하고 침대 같은 개인 가구를 놓지 말아야 한다는 모둠도 있었다. 또한 교회 내 성교육의 중요성도 대두됐다. 목회자 성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할 뿐 아니라 교회 내 청소년들에게까지 확대,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감리회 성폭력 예방 교육 교재’는 늦더라도 올해 안에 나오는 게 목표다. 강사를 위한 자료집과 교안을 만들어 PDF파일, 인쇄 자료집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토론회는 <기독인을 위한 성폭력 예방 지침서>에 기록된 ‘참회와 결단’을 함께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