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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는 하나님의 언어가 아니다임보라목사 이단시비, 희생양 만들어 한국교회 위기 모면하려는 것
한지수 | 승인 2017.07.07 18:00
임보라 목사 이단사상 조사 규탄 기자회견

7일(금) 오전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4개 교회로 이루어진 향린 공동체는 임보라 목사에 대해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의 이단사상 조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6월 예장 합동측은 기장소속 섬돌향린교회의 임보라 목사에게 퀴어성서주석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이단여부를 조사하겠다고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후 8개의 교단에서도 임목사에 대한 이단시비에 가담하겠다고 밝혔다.

향린공동체는 이에 기자회견을 열어 임보라 목사에 대한 이단사상조사를 규탄했다.

김경호 목사, 서병서 목회운영위원장, 상야 목사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는 “임보라 목사를 이단으로 정죄하는 근거로 성서를 든다면, 구약성서에 기록된 율법을 지키지 않은 교회는 전부 이단일 것이다. 성서에 ‘땅은 하나님의 것이니 사고 팔지 말라’, ‘7년에 한번 빛을 탕감해주어라’,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 ‘안식일을 범한 자를 무리에서 끌어내 죽이라’라는 계명 등 예를 열거하자면 수십, 수백가지가 넘는다” 그러면서 “예수도 유대교의 눈으로 보면 이단아니겠는가?”라며 “임보라 목사는 차별에 맞서 인권을 옹호하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목회자”라며 옹호했다.

섬돌향린교회 소속 서병서 목회운영위원장은 “광화문에 촛불이 밝혀진 때에도 일부 보수기독교는 적폐세력을 옹호하며 가난하고 헐벗은 이웃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 교회는 가난, 슬픔, 외로운 이들에게 안식처가 되고 사랑을 나누는 곳이지, 혐오를 조장하고 맘몬에게 구걸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8개의 교단 이단 대책위에 경고했다. “기자회견은 시작에 불과하다. 섬돌향린교회는 앞으로도 가난하고 세상에 소외되는 소수자에 집중할 것이다”라고 했다.

감리교 퀴어함께 소속 상야 목사도 연대의 발언을 통해 “임보라 목사는 늘 상대적 약자를 위해 싸워온 분, 고난받는 이들, 특별히 성소수자들과 함께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왔다. 그런 목회자가 이런 지저분한 일을 겪게 되어 심히 안타깝다. 특별히 그 횡포에 내가 속한 감리회가 함께했다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임보라 목사 단죄하려는 저들의 모습에서 공포와 두려움을 본다. 무너져가는 교계 권위와 줄어들어가는 성도, 내외적으로 변화를 요구받는 명백한 한국교회 위기 앞에 지금껏 그래왔듯, 다시금 희생양을 만들어 어려움을 모면하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진영 목사, 남웅 운영위원장, 조헌정 목사

한국최초성소수자교회 로뎀나무그늘교회 박진영 목사는 “스스로 성찰할 줄 모르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임보라 목사를 이단으로 정죄하는 이단합동총회는 예수를 정죄했던 대제사장과 바리새인”이며 “임 목사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더 알기 위해, 함께 살고자 퀴어성서주석을 출판하고 있다. 이 일을 막는 것은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사람을 부정하는 일이며, 예장합동총회는 율법 위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마지막 발언을 한 남웅(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운영위원장)은 “성소수자를 향한 교계의 억압은 이번 뿐이 아니지만, 공개적으로 특정 목회자를 지칭해 화살을 돌리는 것은 차별선동의 도를 넘어선 일이다. 보수기독교는 인권을 죄악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인권을 이단으로 낙인찍는 기독교의 오만과 맞서 싸우겠다”며 발언을 마쳤다.

향린공동체 일동은 성명서를 통해 "퀴어신학은 이단사상이 아니고, 그동안 성서를 기반으로 성차별 성적지향 차별을 잘못에 대해 회개할 것과, 교단 내의 수많은 문제들은 내버려둔 채 편협한 신학적 논리로 동료목회자를 심판하는 행위를 즉각 멈출 것"을 요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동, 이하 예장합동)의 임보라 목사에 대한 
이단 사상 조사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지난 6월 15일 예장합동은 총회장 김선규, 이단대책위원장 진용식, 서기 원철 명의로 소위 '이단 사상 조사 연구에 대한 자료 요청의 건'이라는 공문을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에게 보냈습니다. 공문에는 "제101회기 총회의 헌의를 수임받아 이단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니 "귀 단체(개인)에서 이단 사상으로 문제 제기되었던", "지금까지 발행된 책이나 내용 일체(설교문, 신문, 음성 및 비디오 녹화 등 일체)"를 제출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회신이 없을 경우 "그동안 확보한 자료에 의해 이단대책위에서 결정"하겠다는 사항도 적시하였습니다. 예장합동은 지난 총회에서 남부산동노회장 이춘경 목사가 헌의한 '퀴어 성서 주석 번역 발간과 관련한 이단성 조사의 건' 이단대책위원회 상설을 총회 임원회에 맡기기로 결의하였다고 합니다.

이에 대하여 향린공동체(강남향린교회, 들꽃향린교회, 섬돌향린교회, 향린교회)는 예장합동의 이단성 조사가 아무런 정당성을 담보하지 않으며, 신학적 준거도 희박할 뿐 아니라 단지 동성애 혐오에 근거한 교세의 횡포라는 것을 이 자리에서 명백히 밝히고자 합니다.
진용식 목사(예장합동 이단대책위원장)는 기독교 언론 뉴스앤조이(예장합동, 성소수자 인권 증진 목사 이단성 조사, 이용필 기자, 2017. 6. 16)와의 인터뷰를 통해 "동성애가 우리 교단(예장합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동성애를 반대한다. 성경은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다." 우리는 (임보라 목사의) "동성애 활동을 문제 삼는 거다"며 타 교단 소속 목사를 조사하는 건 정당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임보라 목사에 대한 이단성 시비는 예장합동이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반성서적인 것으로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동성애를 죄로 보는 성서 구절들이 실상은 동성애와 아무 관련성이 없다는 다각적인 신학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동성애자를 배제해 온 역사를 돌이켜 해외의 주요 교단들은 성소수자를 성직자로 안수하고 동성 커플에 대한 결혼 주례를 집례하며 성소수자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교단 헌법을 개정하고 있습니다. 신학자들은 가부장적인 성서 해석이야말로 성서를 왜곡하는 오류라고 지적해 왔습니다. 우리는 성서를 근원으로 오랜 세월 폭력과 인권유린을 방조해 온 기독교의 역사를 알고 있습니다. 창세기 9장 20-27절을 근거로 노예제도를 옹호했고 백인종 우월주의를 정당화 했습니다. 남성 중심적인 성서해석 때문에 성소수자나 여성은 목사와 장로 안수가 불가능한 성차별 관행에 매어 있습니다.

퀴어 신학은 이단사상이 아닙니다. 퀴어 관점의 성서 해석은 차별을 반대하고 하나님의 공의를 구현하기 위한 학문적이고 실천적인 시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서를 기반으로 성차별, 성적 지향 차별을 성서적인 것으로 호도하고 가부장제에 기대어 남성 중심적 교단을 유지해 온 잘못에 대해 회개해야 합니다.

사람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차별이 없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다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갈 3:28)

마틴 루터의 500주년 기독교 개혁을 기념하는 지금, 세상이 교회를 걱정할 정도로 한국교회는 퇴보하고 있습니다. 성찰과 개혁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때, 과거의 획일적 성서 해석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약자, 배제된 소수자들과 낮아지는 자리에 함께 계신 하느님을 성서에서 발견해야 합니다.

편협한 이분법적 선악 구도에 사로잡혀 있는 교권주의자들은 억압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고 성소수자 인권을 옹호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임보라 목사에 대한 마녀 몰이 책동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예장합동만으로도 모자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한국침례회 마저 이 야만에 가담하는 행태를 개탄치 않을 수 없습니다. 이단 사상 조사를 공조하겠다는 각 교단은 산적해 있는 내부 문제들을 먼저 해결하십시오. 성추행, 성희롱, 성폭력, 횡령과 배임, 폭행, 목회자에 의한 살인미수 및 살인 사건의 범죄들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교회를 세습하는 과정에서 용역을 동원해 총회 출입을 막고 가스총까지 겨누는 교단은 자정에 힘쓸 것을 권면합니다.

스스로 경계하고 엄격한 잣대를 자신에게 들이대 정죄하십시오. 교회 내의 수많은 문제들을 썩도록 내버려 둔 채 시선을 외부로 돌리지 마십시오. 사랑으로 하나님의 진리를 드러내야 할 교회가 앞장서서 차별을 옹호하고 편협한 신학적 논리로 하나님의 사역을 실천하는 동료 목회자를 심판하여 이단으로 낙인찍으려는 행태를 즉각 멈추십시오.

새 인간으로 갈아입으십시오. 새 인간은 자기 창조주의 형상을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면서 참된 지식을 가지게 됩니다. (골 3:10)

차별은 하나님의 언어가 아닙니다. 혐오로 담합하는 교회는 교회가 아닙니다. 차별에 맞서서 깨지고 약한 자와 함께하는 교회가 참교회요, 이를 실천하는 자가 참목회자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동)는 임보라 목사에 대한 시비 망동을 회개하고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엄중히 촉구합니다.

2017년 7월 7일 향린공동체(강남향린교회, 들꽃향린교회, 섬돌향린교회, 향린교회) 교우 일동

 

한지수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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