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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감사한 것뿐입니다! (살전 5:16~18)2017년 7월 9일성령강림여섯째·맥추감사주일
이훈삼 목사 (성남 주민교회) | 승인 2017.07.10 12:07

1. 한반도 평화협정 유럽 캠페인

1) 1953.7.27. 3년 동안의 한국전쟁은 끝나지만 법적으로는 전쟁을 끝내는 종전협정이 아니라 잠시 전쟁을 쉬는 휴전협정을 맺은 것이기에 엄격히 말하면 한반도는 아직도 전시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기에 그동안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이어져왔다.
 
2) 한반도의 평화를 보다 견고히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남북 당사국과 세계 여러 나라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약속하는 조약을 만드는 것이다.
 
기장의 평화협정 운동 포스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한반도 평화 체제를 위해 평화협정 체결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선교라고 보고 오래 전부터 이 운동을 벌이고 있고, 2013년의 평화열차와 작년의 미국 횡단 캠페인, 올해의 유럽 캠페인을 벌였고 내년에 아시아 피스 보트도 계획하고 있다.
 
3) 이번 유럽 캠페인의 주요 일정과 목표
 
이번 캠페인 여정(초록 선)
해가지지 않았던 나라 영국에서는 감리교회와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영국 국회의사당에서 상원의원 만남
그리고 영국 상원의원을 만났다. 독일에서는 독일 개신교회와 마침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세계개혁교회 커뮤니온(WCRC) 대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스위스에서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본부와 세계YMCA연맹 본부를 방문하였다. 이러한 방문의 중심 목적은 유럽 여러 곳의 형제자매 교회들에게 한반도의 상황과 분단의 고통을 알리고 한반도가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걸음으로서 함께 기도해 달라는 것을 요청하기 위함이다. 또한 현실 정치에 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교회들이 자국 정부와 UN에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건강한 로비를 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한 것이다.
 
1953년 잠시 전쟁을 쉬는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아직도 한반도가 평화에 이르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이기에 이를 해결하여 평화를 한 걸음 더 정착시키기 위한 한국교회의 기도이며 노력이다. 이 땅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만들기 위해 어느 곳보다도 기도하며 앞장서온 한국교회의 평화 선교에 하나님께서 꼭 응답해주시기를 기도드린다.

2. 감사한 일들

1) 일상의 감사
 
무엇보다도 2주 동안의 해외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것에 가장 감사드린다.
 
프랑스 떼제 공동체 방문 단체 사진
24명의 개성 강한 사람들이 한 팀을 이루어 같이 생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긴 여정 중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누구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비행기 뜨고 내릴 때마다 이러다가 폭발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 그냥 땅으로 추락할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긴다. 해외에서 사고가 나거나 아프거나 심지어는 국제 교회 행사에 참여했다가 돌아가시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나씩 돌아보면 건강하고 무탈하게 돌아온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주님의 은혜인지 모른다. 실제로 이 행사를 위해 기도할 때, 첫 번째로 대단한 성과보다도 무사히 잘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돌이켜보면 하나님께서 가장 중요한 기도에 응답해주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지금 일상적으로 누리고 있는 것들이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것도 새삼스레 체험한 것도 감사한 일이다. 유럽의 음식은 국물이 별로 없다. 푸짐하기는 하나 느끼하고 짜고 건조하다.
 
이럴 때 제일 생각나는 것이 김치찌개다. 그러나 유럽에서 한식은 매우 비싸다. 결국 참고 참다가 떠나기 마지막 날 저녁을 평가회 겸해서 한식당으로 갔다.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곳이 스위스인데 조그만 탕기의 김치찌개 하나에 4만 원 정도 주고 먹었다. 그것도 우리 입맛에 딱 맞는 것도 아니다. 김치나 양념이 아무래도 국내산과 똑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토요일 저녁에 교회에 도착하여 먹은 김치찌개는 얼마나 맛있는지 3그릇이나 먹고 오늘 아침에도 또 먹었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일상의 것들이 모두 감사한 일임을 다시 한번 경험했다.
 
우리가 묵은 제네바 유스호스텔
첫날은 영국감리교회 총회가 열리는 힐튼호텔에서 묵었다. 그리고 마지막 3일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지냈는데 제네바는 UN 본부 등 국제기구가 많고 유명한 관광지라 호텔도 엄청 비싸다. 몽블랑에서 내려오는 물로 이루어진 제네바의 레만 호수는 물이 깨끗하고 시원하다. 국내 시중에 비싸게 판매되는 에비앙 생수가 바로 여기서 만든 것을 수입한 것이다. 레만 호수 주변에 호텔이 무수히 많지만 너무 비싸 들어가지 못하고 청년들이 단체로 묵는 유스호스텔에서 3일을 지냈다. 다른 것은 다 참을만 했는데 가장 곤란한 것은 화장실이 방마다 있지 않고 층마다 공중 화장실과 샤워실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샤워실이 2~3개 있고, 화장실이 2~3개 있다. 이 모든 것을 남녀가 공동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거 참 민망한 일이다. 배가 아파서 화장실 갔다가 옆에 누가 앉아 있으면 변이 안 나온다. 혹시라도 화장실에서 여성 일행을 만나면 참 멋쩍다. 3일간 그러다가 내 집에 와서 자유스럽게 샤워하고 화장실을 사용하니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모른다. 화잘실 갈 때마다 감사하고 있다.
 
2)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 만남
 
식사 전 대표 기도하는 강명철위원장
이번 캠페인 여정 중 핵심 일정 중 하나는 라이프치히에서 조선그리스도교련맹 대표단을 만나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강명철위원장과 이정로부위원장 그리고 두 명의 직원들이 참여했다. 2008년 평양에서 열린 8.15 남북기도회 이후 남북 교회의 기도회는 거의 중단되었다. 남과 북의 정치권이 서로 비방하며 단절하고 문을 닫았다 해도 교회는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그리스도 안에서 미움을 극복하고 서로 교류함으로써 평화의 선구자가 되어왔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 오랫동안 조그련 대표로 활동하던 강영섭위원장이 2012년 소천하고 1년 이상 공백기를 거쳐 2013년부터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강명철위원장은 한국교회에 훨씬 소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조그련이 북쪽에서 대단한 위상이 아니기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남과 북의 교회가 하나 되어 하나님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강위원장은 아버지 대에는 전혀 한국교회에 알려져 있지 않다가 갑자기 위원장으로 등장했기에 처음에는 모두가 의아하고 궁금해 했었다. 그러다가 만날수록 괜찮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일단 남한 교회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잘 듣고 가능하면 합력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또 물론 당에서 임명하여 지금의 위원장직을 맡게 되었고 조그련의 활동이 북측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지만 그럼에도 그의 신앙이 몸에 배어있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첫 번 째 만나 식사한 라이프치히의 작은 한식당에서 모두 둘러서 인사하면서 강명철위원장에게 인사를 요청했다. 아무래도 갑자기 기도를 시키면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위원장은 자신에게 시작하는 대표 기도를 하라는 줄로 잘못 알아듣고는 잠깐 망설이더니 ‘그래요 기도합시다’ 했다.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세계개혁교회 코뮤니온 남북한 기도회에서 설교하는 강명철 위원장
나는 순간적으로 예상치 않은 기도를 어떻게 할지 궁금증과 불안한 마음을 동시에 가지면서 눈을 감았는데, 기도를 참 신앙적으로 잘했다. 물론 위원장이 되어 기도를 많이 연습했겠지만 성경 구절을 인용하고 기도하는 모습이 꼭 연습이 아니라 몸에 배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강명철위원장의 할머니가 강양욱목사의 부인인데 어려서부터 성경을 손에 놓지 않고 손주들을 키웠다고 한다.
 
또 다음날 남과 북의 교회가 만나 같이 예배드리는 중 성만찬을 나누기 전에 강명철위원장이 설교를 했는데 미국을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있긴 했지만 군더더기 없는 좋은 설교였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해야 할 한국교회의 북쪽 파트너가 어느 정도 진정성 있는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 감사했다.
 
3) 대통령의 평화협정 공식 발언
 
우리가 독일을 떠나 스위스로 왔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에서 열리는 G20 세계 정상회의에 참석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 국제회의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연설했다. 남한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평화협정’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물론 앞에 북한이 핵을 무도 없애면 이라는 단서를 붙여 실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북한은 이 부분을 굉장히 예민하게 바라보며 비판하고 있다. 6.25 전쟁에서 미국의 폭격을 받고 일제 강점기를 통해 일본의 식민지를 경험한 북한은 현재 미국이나 일본이 북한을 폭격하지 못하는 것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며 만약 핵을 포기하면 이라크처럼 미국이 침략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에 무척이나 날카롭게 대응한다.
 
기독교 평화통일운동에서는 평화협정 논의가 더 진전되려면 핵 포기가 아니라 북한이 지금 수준에서 핵개발을 동결하면 평화협정과 남북 교류를 진전시킬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럼에도 우리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평화협정을 언급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런 것이 한국교회가 주장했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그동안 우리가 기도하고 활동해온 것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wcc우라프 총무와 문재인 대통령 (2017. 5.30.)
지난 5월말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가 문재인 대통령을 방문했을 때 대통령은 먼저 2013년 NCCK가 진행한 평화열차를 언급했다고 한다. 한국교회의 활동이 정부정책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감사한 일이며 보람 중의 하나다.

3. 개인적 감사
 
1) 주민교회의 협력
 
이러한 중요한 여정에 한국의 모든 목회자가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회가 한반도 평화통일 선교에 깨어 있어서 목회자의 활동을 지지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주민교회는 이번 평화협정 캠페인을 위해 2주간 목회자가 교회를 비우도록 배려하고 파송했다. 참가비용도 목회자 여름 휴가비로는 부족하여 통일 헌금에서 부족분을 채워서 납부했다. 또 여러 신도회와 개인들이 목회자에게 여비를 챙겨주어서 부족함 없이 지낼 수 있었다. 주민교회 이름으로 우리 대표단들에게 한 끼 식사도 대접하고 일정 중에 이런저런 비용을 사용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2) 목회적 성찰
 
이번 일정을 시작하면서 목적은 당연히 평화협정 캠페인이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현재까지의 주민교회 목회를 틈틈이 성찰하고 새로운 변화를 고민하고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물론 촘촘하게 짜여진 일정 때문에 한계가 있었지만 긴 비행시간이나 잠깐씩 쉬는 시간을 통해 나 자신의 돌아보고 주민교회의 내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생각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교회처럼 민주화, 인권, 통일, 탈핵, 지역 시민운동 등 커다란 사회 문제에 관심하는 분위기에서 소홀해지기 쉬운 교인 개개인에 대한 기도와 돌봄을 어떻게 놓치지 않을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교회에 모이면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내적으로는 개개인마다 건강, 부부 관계, 자녀 양육과 교육, 부모 봉양, 직장과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고민하고 힘들어 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 공동체가 이러한 개인적, 실존적 문제들도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기도할 수 있을 때 균형 있는 교회가 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그동안 우리 교인들 개개인을 좀 더 자주, 좀 더 깊이 있게 만나고 대화하고 기도하지 못했다는 자기비판을 일정 내내 벗어버릴 수 없었다.
 
목사는 사실 교회만 섬기는 것은 아니다. 목사는 소속이 교회가 아니라 노회이기 때문에 노회에서도 여러 가지 역할을 해야 하고, 이제 50대 중반인 목사들은 총회에서도 책임을 맡아야 하고 나아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일도 해야 한다. 거기다가 우리교회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다른 교회에 비해 많고, 또 사회문제에 참여하는 비중도 크다. 이리하다보면 교인들 개개인을 돌보는 일이 쉽지 않게 된다. 그래서 넓게 펼쳐져 있는 일들을 가능한 정리하여 선택과 집중을 실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작년부터 우연히 갑작스럽게 한신대학교 강의로 맡게 되었다. 이제 3학기 했는데, 90명의 학생들에게 기독교와 미술에 대해서 가르치는 일이 나름 의미도 있지만, 내가 목회적 활동을 하는 데는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아 학교 측에 양해를 구하고 다음 학기부터는 강의를 맡지 않기로 했다.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교회와 교인들에게 집중하려고 한다. 주민교회의 오늘과 내일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목회자로서 더 많이 기도하고 교인들을 돌보는 일에 온 정성을 다하기로 다시 한 번 마음을 모아보았다.
 
이러한 생각과 결단으로 인도하신 주님의 은총에 감사하고, 하나씩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우리 기도에 응답하셨다는 것을 고백하며 감사하게 된다. 가만히 돌아보면 2017년 반년 동안 하나하나 일일이 지켜주시고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하반기에도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과 돌보심이 함께 하실 것을 믿으면서 감사와 찬양이 넘치는 맥추감사절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이훈삼 목사 (성남 주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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