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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나라 사는 삶, 지금 여기에2017 한국공동체교회 한마당 잔치…한 몸 이룬 교회들 모여 희망 증언
최소란 | 승인 2017.08.30 22:07

2017 한국공동체교회(상임대표 최철호) 한마당 잔치가 8월 14~16일 2박3일 동안 포천 사랑방공동체에서 진행됐다. 여러 지역에서 모인 300여 명, 70여 공동체교회들이 참가했다.

가나안농군학교, 예수원, 디아코니아자매회, 사랑방공동체 등, 이 땅에서 공동체 삶과 수도적 영성의 흐름을 이끌어온 선배들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교회의 본질을 찾아 깨달은 바를 증언하였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청년들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여러 모양새로 몸 된 공동체교회를 시작했거나 시작하려는 청년들은, 선배들이 처음 품었던 정신을 듣고 배웠다. 불신과 체념을 넘어 말씀을 박제화하지 않고 당당히 삶으로 살아보겠다고 고백했다.

초기 개척정신과 헌신 되새기며

한평생 공동체교회를 일구는 데 헌신해온 분들의 증언을 통해, 공동체교회가 한국사회에서 교회 본질을 회복하고자 하는 중요한 흐름이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가나안농군학교 김범일 교장은, 부친인 일가 김용기 장로(88년 소천)가 일제강점기 해방 이전부터 나만 잘 사는 게 아니라 이 민족을 살리고자 하는 뜻에 몸바쳐온 이야기를 전했다. 봉안, 삼각산 등지를 거쳐, 지금의 원주에 이르기까지 힘 모아 일하고 배우며 수많은 황무지를 개척하고 농민운동가를 길러낸 개척정신은 지금 가나안농군학교의 토대가 되었다.

예수원 벤 토레이 신부는, 한국교회 영성운동을 이끌어온 예수원이 창설된 초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대천덕 신부는 본래 한국전쟁이 끝난 뒤 성공회 신학원을 다시 세우고자 1957년 한국에 왔다고 한다. 신학생들에게 하나님과의 관계-우리의 관계의 중요성을 가르쳤고,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다’는 정신, 모두가 은사를 나눈 한 몸의 지체이기에 목사도 여러 사역 가운데 한 부분이고 모두 다 사역자라는 걸 강조했다.

또한 어떤 이론이든 되는지 안 되는지 실험해보는 과학정신에 따라, 성경이 말하는 삶이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사실인지 실험하고자 공동생활을 시작했다. 1965년 6월 태백 외나무골에 군용천막 하나를 얻어 올라가 10여 명이 예수원 건물을 지었고, 12월부터 들어가 살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우리 손으로 집 짓고 노동하는 공동체이자, 교회의 하나 됨과 세계평화, 남북통일을 위해서 매일 정오 30분 동안 중보기도하는 공동체로 살아왔다고 한다.

디아코니아자매회 이영숙 언님은, 개신교여성수도회로 1980년 5월 1일 전남 목포에서 창립한 디아코니아자매회와 평생 함께해온 삶을 나누었다. 주님께서 가난한 이들, 고통당하고 아픈 이들, 갇힌 자들, 외로운 자들을 위해서 오셨다는 말씀을 따라, 당시 의사로 병원을 운영하던 여성숙 선생을 통해 결핵환자촌에 들어가 함께 생활하고 돌보았다. 처음에 다섯 명이 헌신예배를 드렸고, 지금껏 평생 독신으로 함께 살면서 기도와 사역에 힘써왔다.

세상과 다르게 사는 삶

사랑방공동체 정태일 목사는, 80년대 전반 한국사회와 한국교회 시대상황에서 84년 공동체를 시작할 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당시 사회적으로 암울하던 때이자, 한국교회가 선교 받은 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에, 희망이 없는 것 같지만 또 희망을 가져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 것. 그래서 교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교회, 기독교의 특징인 공동체성을 증명하는 교회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사랑방공동체는 시작할 때부터 세워둔 여섯 가지 정신이 있었다. 첫째, 하나님나라가 실제 있었다 증명할 수 있는, 감격 있는 공동체 생활을 이루자. 둘째, 복음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교육목회를 실현하자. 셋째, ‘와서 보라’는 말씀을 따라 하나님나라를 보여주는 선교를 하자. 그리고 ‘세 가지 없이’ 시작한다는 삼무 정신이 있다. 첫째, 사람 없이 시작한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인데 사람이 주인이 되면 안 되기에. 둘째, 돈 없이 시작한다. 돈이 사람을 움직이는 권력이 될 수 있기에. 셋째, 건물 없이 시작한다. 건물은 하나의 형식일 뿐, 형식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본질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그나라공동체를 했다가 태안에서 수도공동체인 말씀원을 시작한 윤공부 목사는, 첫째 날 저녁 인사말을 전하며, “이번에 꼭 와보고 싶다는 끌림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 자리에 온 청년들 눈빛이 맑고 힘찬 것을 보니,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는 것 같습니다”고 했다. 윤 목사는, 이날 벽제 동광원 원장인 박공순 언님이 여든일곱 나이로 하늘나라 부름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모두에게 전해주었다. 동광원은 한국에서 대표적인 개신교수도공동체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영성가 이현필 선생의 뜻을 따르는 제자들이 이룬 공동체이다. 윤공부 목사는 평생 스승을 따라 살아온 고인을 떠올리며 “예수님이 나다나엘을 향해 참 이스라엘사람, 간사한 것이 없다 하신 것처럼 박공순 원장님이 그런 칭찬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고 했다.

한국공동체교회협의회 상임대표 최철호 목사(밝은누리)는, 한 자리에서 공동체교회 원로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모아 “지금 우리에게 성경이 증언하는 교회의 모습을 어떻게 세상에 보여줄 것인가 생각하며 그 길을 한결같이 지켜가는 분은 이 시대에 굉장히 드물고 그만큼 소중합니다”면서 “예수원, 동광원, 디아코니아자매회는 공통점이 있는데, 더불어 사는 삶과 교회가 나누어져 있지 않고, 노동과 기도가 나눠져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태일 목사도 공동체 삶이 이 시대에 어떤 쓸모가 있는지 이야기했다. “공동체가 어떤 분파나 교파를 만들자는 게 아니에요. 그리스도인 각자가 예수님 믿는 사람답게 살자는 것이고, 교회가 진짜 교회답게 하자는 뜻이지요”면서 “삶의 형태와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지금 그리스도인의 생활과 교회 예배가 성경과 멀어져 있어요. 세상과 달라야 하는데 세상을 따라하는 게 많아진 이 문제를 한국교회가 꼭 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헌신적으로 해결해가는 방법으로 공동체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2017 한국공동체교회 한마당 잔치’가 마무리되었다. 해마다 여름과 겨울, 교회의 본질을 찾아 한 몸 된 관계를 일구어온 공동체교회들, 영성 훈련과 노동에 집중하는 수도공동체, 출소자와 중독자, 환우들과 함께 살며 치유와 회복 사역을 감당해온 공동체, 귀농·귀촌으로 도시소비문명의 대안을 꿈꾸는 이들, 청년의 때 뜻한 바를 나누며 한몸살이를 시작하는 이들, 교회 내 모임에서 삶을 나누며 공동체교회로 전환해가는 이들, 공동체를 배워가려는 다음 세대 등이 참여해 자기 안에 갇히지 않고 함께 공부하고, 말씀과 삶을 나누며 든든한 연대와 실천을 하고 있다. 듣고 나눈 이야기에 더해, 저마다 돌아가서 삶으로 살아낼 몫이 묵직하다.

최소란  greenearth92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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