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가 제102회 총회를 9월19일에서 22일까지의 일정으로 경주 현대호텔에서 진행한다. 먼저 권오륜 총회장(101회)은 “종교개혁 500주년,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이사야 42:5-9, 고린도후서 2:17, 요한복음 1:1-5)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교회에 대한 사회의 신뢰는 부끄러울 정도로 바닥에 떨어졌다.”며 “신뢰도를 다시 찾는 방법은 진실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역설했지만, 어떻게와 무엇이 진실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막연한 실정이다.

기장 총회 새임원 선출, 그러나 애매한 입장만

개회예배에 이어 새 임원을 선출했다. 새로운 임원은 제101회 목사 부총회장이었던 윤세관 목사(광주노회/풍암계림교회)를 총회장으로 추대했으며, 목사 부총회장에는 이충섭 목사(서울동노회/성일교회)와 장로 부총회장은 이강권 장로(군산교회/믿음의교회)를 각각 투표로 선출했다.

▲ 왼쪽부터 이재천 기장총무, 이충섭 목사부총회장, 윤세관 총회장, 이강권 장로부총회장 ⓒ윤병희

임원 선거를 마치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윤세관 신임 총회장은 “기장 새 백년과 종교개혁 500주년 이후에 교회를 어떻게 새롭게 할까에 대해서는 오직 말씀으로 새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회는 주인이 주님인데, 한때는 국가권력이, 한때는 금권 물질이, 또 한때는 사람이 교회의 주인노릇을 했다”면서 이제는 “교회의 주인을 바로 할 때 새로워 질 것”이라는 신념을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떠한지는 잡히지 않는다.

또한 “한신대 총장 인준 문제 등 아직 산적한 문제들이 많다.”면서 “역사의 화살촉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 방법으로 “말씀통독”을 강조했다. 

신임 총회장의 인사에 이어 동성애 문제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들에 대해 정죄도 합법화도 아니다.”라는 애매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들이 사회에서 어려움을 당하는데 교회마저 이들을 내좇는다면 이들이 갈데가 어디에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소수자를 보듬어주고 위로해주고 긍휼히 여겨야 하며 이들을 돌보는 목회자에게도 정죄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들의 수고와 애씀을 격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총회의 주요 안건 중에 하나인 한신대 총장 인준 등 한신학원 건은 목요일 저녁으로 잡혀 있던 일정을 절차보고에서 목요일 오전을 바꾸었다. 이는 총회가 금요일에 폐회 되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참석한 총대들은 목요일 오후에 귀가를 서두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신대 학생들이 총회에 참석, 연규홍 교수 총장 인준을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펼치고, “연규홍 총장서리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총대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러나 일부 총대들은 이런 학생들의 열의를 애써 외면하며 “가서 공부나 하라”고 회피하기도 했다.

▲ 연규홍 교수 총장 인준 건으로 한신대 학생들이 총회에 참석하여 연규홍 교수의 총장 인준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윤병희

성소수자 문제와 목회자 성윤리 규범 안건 다뤄질 예정

이번 기장총회에서는 여러 안건들을 다룰 예정이다. 특히 교회와사회위원회가 상정한 성소수자와 문제와 관련 동성애자들의 신앙생활을 도울 수 있도록 하는 성 소수자 교인 목회를 위한 연구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는 안건을 다룰 계획이다. 이는 최근 동성애 옹호 입장을 가진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의 이단 시비 논란과 관련이 있다.

공식적이지는 않았지만 기장 총회도 성 소수자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낸 적이 많다. 과연 이번 총회에서 이 안건들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또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목회자의 성범죄 예방을 위한 안건도 올려졌다. 성윤리 규범 채택과 교회 내 성폭력 금지와 예방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자는 헌의안이다.

반동성애 단체들 기장 총회 개최장 외부 난동 피워

한편 총회 개막일인 오늘 총회장 밖에서는 반 동성애 단체가 현수막을 걸고 시위를 벌여 물의를 빚었다. “G&F 미니스트리”라는 단체의 허베드로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시위 참석자는 “성경에서 죄악으로 규정한 동성애를 축복하고 기도회를 인도한 것은 성경의 가르침을 거부한 배교행위”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를 지켜보던 기장 서울노회 소속 김성희 목사(독립문교회/생명선교연대)는 이들에게 강하게 항의 했으며,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뻔했다. 그러나 총회 관계자들과 신변보호를 위해 배치된 경찰관들이 중재에 나서 진정되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단체가 19-20일 양일간 집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전해주었다.

▲ 기장 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경주 현대호텔 외부에서 반동성애를 외치던 “G&F 미니스트리”라는 단체 회원들과 이들 두고 항의하던 기장 서울노회 소속 김성희 목사가 실랑이를 벌이던 중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뻔했다. ⓒ윤병희

마지막으로 총회 한 관계자는 “이전까지 총회는 회무중심이었으나, 이번에는 회무 뿐 아니라, 교육과 문화 등이 어우러지는 축제적 분위기로 총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간 기장 총회에서 주제강연을 통해 사회나 교계에 강한 메시지를 던졌던 주제 강연 형식에서 탈피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5개 분과로 나누어서 그룹 토의와 워크샵으로 나누고, 분과별로 강사들이 각각의 발표를 하고 토론과 워크샵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남은 총회 일정을 두고 볼 일이다.

그리고 올해에는 캐나다 UCC 등 16명의 해외 에큐메니컬 파트너들이 기장총회에 찾아주었다.

▲ 반동성애를 외치며 기장 총회에 항의하는 단체 회의원들 ⓒ윤병희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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