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 WCC 국제위원회 핵심 인사들인 프랭크 치카네 목사와 피터 푸루브 국장 등 방한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어 세계 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서 방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위의 인사들은 비공개 일정으로 활동했다. 언론이나 교계 인사들도 제한적으로 접촉한 가운데 에큐메니안이 Peter Prove(피터 프루브, 이하 프루브) 국장과 어렵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렇게 비공개 활동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프루브 국장은 “이 사안의 중대함과 심각성 때문에 우리는 CCIA의 지도력들이 이곳 한국에서 모이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여기에서 한국교회를 만나고 상황이 어떠한지를 들어보고 실상을 느끼기 위해서입니다.”라고 애둘러 표현했다. 특히 대한적십자 박경서 총재의 만남을 통해 현재 남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했다.

남북문제의 심각성을 “점점 증가하는 공격적인 수사어들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 오가는데 이것은 매우 큰 우려입니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긴장강화와 증가일로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보다 더 큰 충돌의 위험성입니다.”로 지적했다. 즉 북한과 미국의 수반들의 연일 쏟아내고 있는 공격적인 언사들의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기인했다는 뜻이다.

▲ WCC 국제위원회 피터 프루브 국장은 남북 간의 지속인 교류와 대화를 강조하면 남북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에큐메니안

또한 이러한 남북관계 및 북미 관계가 최고조에 이르는 것은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이 책임이 있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누가 이런 도발과 자극의 순환고리를 멈추게 하고 깨부수는데 책임을 질 것인가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순환고리를 멈출 수 있는 방안은 “사람과 사람의 조우”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미국 교회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조언이나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협조를 구할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미국이 교회들이 트럼프 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저는 어느 누구도 트럼프의 정책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하며 트럼프 자신이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프루브 국장은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북한의 체제나 상황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 파국적인 충돌을 어떻게 피할 수 있느냐입니다.”라고 하며 적극적인 평화적 대화에 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음은 피터 프루브 국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일정이 많음에도 인터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

▲ 먼저 여러분들께서 한국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사무실에 잠시 방문했다가 알게 되었다. 특별히 비공개적인 활동을 해야 할 이유가 있었는가?

- WCC에는 국제위원회(CCIA: Commission of the Churches on International Affairs)가 있는데, 전세계 회원 교회에 기반한 35개 전문가 조직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은 평화만들기·인권·경제정의 및 환경정의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다룰 책임이 주어져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한반도 땅에 와보거나 경험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사안의 중대함과 심각성 때문에 우리는 CCIA의 지도력들이 이곳 한국에서 모이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여기에서 한국교회를 만나고 상황이 어떠한지를 들어보고 실상을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 듣기로는 남북 문제가 심각해서 방문했다고 들었다. 어떤 면에서 심각하다고 느꼈는가? 남북 문제의 해법을 무엇으로 생각하는가?

- 분명한 것은 강화되고 있는 긴장 때문입니다. 점점 증가하는 공격적인 수사어들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 오가는데 이것은 매우 큰 우려입니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긴장강화와 증가일로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보다 더 큰 충돌의 위험성입니다. 단지 더 크다는 의미보다는, 신중하게 숙고된 충돌은 물론이고, 상대방에 대한 오해에 기인하거나 우연적 충동에 기인하는 충돌에 대해서도 매우 염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매우매우 심각한 위협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긴장을 완화하고 해결점으로 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화를 통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남을 통해서입니다. 사람들이 서로를 인격체로서 서로 만나고 상호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이야말로 보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또한 교회들에게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WCC는 지속적으로 남과 북의 기독교인들 사이의 대화와 접촉을 촉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 와서 하신 활동은 주로 어떤 것이었나? 혹시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이 있었나?

- 이번에는 정부관계자는 만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국제위원회 회의의 일환으로 위원들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대한적십자사 회장인 박경서 박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박경서 박사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박경서 박사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에 WCC의 주요 스텝이었고 이후에는 한국을 위한 인권 대사를 지냈습니다. 그는 적십자사 뿐만 아니라 WCC의 매우 중요한 자원입니다.

▲ 주로 교계 지도자들을 만난 것인가? 그들과 주로 나눈 대화는 무엇인가?

- 박경서 박사는 우리에게 한국의 이 사안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에 대해 매우 잘 정돈해서 요약해 주셨습니다. 또한 그가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상황에 대응하는 대한적십자사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피력했습니다. 분명하게도 인도주의적 사안과 이산가족 방문 상봉 및 재결합도 또한 추진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가장 급선무인 것은 상대방인 북쪽의 적십자를 만나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 북한의 핵실험이나 전쟁 발언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좀 더 많아지고 과격해졌다. 트럼프의 문제로 생각하는가?

- 이 관계의 책임은 모두에게 있습니다. 문제는 누가 이것을 시작했느냐, 누구에게 이 책임이 있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누가 이런 도발과 자극의 순환고리를 멈추게 하고 깨부수는데 책임을 질 것인가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관심을 갖는 사람은 그런 사람입니다. 누가 이 순환고리를 멈추게 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      

▲ 그렇다면 그 누가 이 순환고리를 멈추게 할 수 있을까?

- 양쪽 모두입니다. 먼저 말씀드릴 것은, WCC는 핵무기에 대해 매우 강한 반대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핵무기의 바람직한 필요에 대한 어떤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핵무기는 근본적으로 사악한 것이며, 지속적인 보유에 대해 어떠한 윤리적인 토대도 없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핵무기 제거를 보기 원합니다.
물론 한반도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양쪽 아니 모두가 긴장제거에 전력을 다 할 책임이 있습니다. 모든 측들이 대화의 상황의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능한 일들이 반드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매번 도발의 순간마다, 매번 자극적인 진술마다, 매번 대립의 행사마다, 우리는 충돌의 상황과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순간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그런 상황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발짝 뒤로 물러서야만 합니다.         

▲ 교회는 이런 긴장국면을 완화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 이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의 조우입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그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남과 북이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북의 사람들이 다른 세계의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점점 줄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WCC는 남과 북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통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교회를 통해 그 통로는 열려 있습니다. 이 통로는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그러나 중요한 것입니다. 특히 기회 자체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이 국면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WCC의 역할은 그 통로를 계속해서 열어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확대시키는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화의 통로를 제공할 것입니다. 더 넓게 정치적인 상황에서 정치적인 대화와 긴장완화를 위한 새로운 정치적인 노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그 대화의 통로를 제공할 것입니다. 

▲ 북쪽의 KCF를 만날 계획은?

- 우리는 최근 독일 라이프찌히에서 그들을 만났습니다. 7월 초에 남과 북의 교회가 함께 와서 다른 해외 협력교회들과 같은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며칠간 라이프찌히에 머물면서 상황이 어떠한지 대화를 나누었고 국제적으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이야기했습니다. 그때는 최근 두드러진 긴장 강화 상황이 일어나기 전이었습니다.
이제는 다시 새로운 국면입니다. 우리는 KCF를 만날 가능성을 찾고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조속히, 가능하면 올해가 가기 전에, 만나고자 합니다. 우리는 연락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다시 만날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다시 만나서 그들 자신의 상황에서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또한 북쪽의 다른 당국관계자나 책임자도 만날 것입니다. 중장기적인 시기에 우리는 고위급 교회 대표단을 북쪽에 보낼 계획입니다. 정확한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WCC 총무는 매우 간절히 북쪽에 다시 가보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KCF와 상의하기 위해서 그리고 북쪽 정부의 고위급 대표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확정된 날자는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 발생할 것이지 주시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긴장이 더 커질수록 북쪽을 방문하는 것을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딜레마죠. 만날 필요가 더욱 커지는데 그것은 북쪽에 가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기회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트럼프에게 영향을 많은 주는 쪽은 미국교회들이다. 이런 미국교회의 협력을 요청할 것인지? 

- 저는 미국이 교회들이 트럼프 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저는 어느 누구도 트럼프의 정책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자신을 제외하곤 말입니다.
미국의 교회들의 잠재적인 중요 역할은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입니다. 그 출발점은 정보공유입니다. 전세계 많은 사람들은, 특히 미국의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말하자면, 북쪽에 기독교인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고 있습니다.
반대편의 입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들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 및 전세계 사람들이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미국 및 전세계 사람들은 북한이 자신들이 미국으로부터 얼마만큼 위협을 받는다고 느끼고 있는지를 잘 모릅니다.
대화의 시작은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이해의 시도에 있습니다. 비록 동의하지는 못한다 해도 말입니다. 그러므로 출발점은 현실과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정보공유의 시도에 있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위한 기본을 갖추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다음 주 혹은 그 다음 주에 미국 및 세계 교회의 고위급 지도자들과 화상회의를 할 것입니다. 우리가 경험한 북한의 현실에 대한 WCC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특히 미국 교회의 사업에 이를 적용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이후에 그들이 현 상황에 대하여 더 나은 평화와 정의의 증인이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긴장의 증폭 대신 감소와 이런 충돌의 해소를 위한 노력에 기여하도록 돕는 것이지요.
미국의 일부 교회 지도력은 매우 활발하게 트럼프 정책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반대로 지지하는 경우도 있지요. 다양성의 상황이라고 봅니다. 트럼프의 유엔 연설 직후 미국NCC 총무가 저에게 긴급히 연락하여 프럼프의 레토릭을 물리쳐 달라고 요청했으며 미국의 교회들에게 트럼프와 다른 입장을 알리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 한국 교계에 남북 문제를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북한의 체제나 상황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 파국적인 충돌을 어떻게 피할 수 있느냐입니다. 이 지역에서의 핵 충돌의 위험성을 어떻게하면 모면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 나라 어느 누구도 그 파국적 비극을 원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긴장을 완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우리 사이의 모든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화를 모색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돌은 어떤 것도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충돌은 단지 파괴할 뿐입니다. 이것이 가장 근접한 도전이자 위협입니다. 저는 사람들에 북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겠다고 요청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반드시 평화의 증인이 되어야만 합니다. 충돌의 증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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