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박경조, 이하 KNCC)는 올 11월 정기총회에서 '회장의 대표성 강화'와 '지역 부문운동에 대한 총회대의원 등 10% 할애'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 KNCC 발전과 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의 김상근 위원장이 그동안 공청회와 토론을 거쳐 마련된 발전과 개혁안을 임시실행위원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이정훈

KNCC는 8월31일 임시실행위원회를 열고 <NCC 발전과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상근 목사, 이하 특위)가 제출한 “NCC 발전과 개혁안”을 심의했다.

이날 임시실행위는 “NCC 비회원 교단의 목회자와 평신도들을 실행위원으로 배정하고 참여시키는 문제와 교회권 NGO 운동에 해당하는 부문 운동과의 연대 강화에 따른 정체성 유지 문제, 회장과 총무로 이원화되어 있는 NCC 대표성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이 이루어졌다.

지역조직 및 연합기관 등에 문호 개방, 총대 10% 할애키로

김상근 위원장은 “NCC가 지역 운동을 실행위에 참여시키는 것은 보다 더 넓은 회원교단들과 함께 갈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기독교방송, 대한기독교서회, 대한성서공회 뿐 아니라 YMCA와 YWCA를 포함한 연합기관에 정회원 자격을 부여하고 실행위에서 권한을 가지도록 하는 것은 명실공히 에큐메니칼 운동의 중심을 잡아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에 대해 실행위원들은 “지역운동이나 부문 운동에 NCC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칫 NCC가 그동안 유지해오던 정체성을 허물어트릴 위험이 있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지역 및 부문운동에 대해 임시실행위는 총회 대의원 및 실행위원 10%를 배정하기로 했다.

대표는 회장, 총무는 사업 총괄

또 특위가 교단 협의체적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회장에게 NCC의 대표성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은 “총무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었던 것은 과거 독재 권력에 의해 탄압받던 시대적 경험의 산물이기에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대표성은 회장에게 있으며, 회장은 추천 교단의 교단장이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총무는 모든 사업집행과 실무적 대외업무를 총괄한다. 또한 총무는 주요업무를 회장과 협의한다”로 정관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 이날 임시실행위원회에 40여명의 실행위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 이정훈

이에 대해 오충일 목사는 “NCC 총무는 총대의 직접선거(4년 임기)로 선출된다"면서,  "1년 마다 바뀌는 회장에게 NCC의 대표성을 부여한다면 국내외 관계에서 지속성이 없으며,  조직 원리상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국가 기관이나 대외적인 면에서 지속성인 사람이 얼굴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회장이 보수적인데 NCC총무는 진보적 인사를 시켰을 때 회장에 의해 총무가 일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고, “광주민주항쟁 때 실행위에 진상을 보고하고 성명서 내기로 했는데 회장이 입장이 달라 NCC가 자기 입장을 분명히 하지 못했다”고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오 목사는 “회장이 각 교단 대표들로 임원을 구성하는 것은 NCC 총무가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NCC 임원들과 조율하는 것이지 NCC 총무가 특정교단이나 입장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시실행위는 토론을 거쳐 NCC의 대표성 문제에 대해 “회장은 본회를 대표하고 총무는 사업을 총괄한다”로 정기실행위에 보고키로 했다.

특위 안에 대해 이날 임시실행위가 검토한 내용은 10월19일 정기실행위원회에 보고되며, 정기실행위에서 가결될 경우 11월 개최될 정기총회에서 최종 결의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실행위 참석자들은 “이번 실행위를 통해 수용된 특위 개혁안들이 잘 실천되어 약화일로에 있던 NCC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정훈 기자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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