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교회의 개혁과 성숙을 위한 교회 여성의 제언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린도후서 5장 17절)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이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각 교파, 각 교단은 종교개혁의 정신을 기리며 새로운 변혁과 발전을 이루어가는 교회와 교단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그리스도 안의 새로운 피조물은 겉모습의 탈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새로운 변화와 혁신은 철저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단계적인 실천을 통해 완성된다. 한국교회가 이러한 정신을 찾을 때, 사회 속의 신뢰를 회복하게 되며 하나님의 나라가 마치 겨자씨가 나무가 되듯이 확장하는 은혜와 기적을 성취하게 될 것이다. 이에 한국교회여성연합회는 진정한 한국교회의 개혁과 성숙을 위해, 다음과 같이 한국교회 공동체에 적극 요청한다.

첫째. 한국교회는 한국교회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여성지도력에 대한 교육과 지원 및 참여권리를 법제화해야 한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입법의회 회원 중 15%를 여성으로 선출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실제 연회별 여성회원의 선출 비율은 14.19%로 나타났다. 여성회원의 선출비율 15%를 지킨 연회는 중부·중앙·동부·충청·호남선교연회 등에 그쳤다. 감리교여교역자협의회는 여성대표 15%할당제 확대적용 및 총회·연회 실행위 여교역자 직권상 대표포함 등의 안을 올렸으나 부결되어 감리회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가 주최하는 여성총대교육에서 위의 안건들을 2~3개로 축소하는 현장발의를 준비하기로 하였다.
기독교한국루터회는 남성 장로가 부재한 교회에서 여성 권사들이 총대로 참석하는 경우가 1~2건 있지만, 결정적으로 여성의 총대권이 없어서 루터교연합여선교회가 총회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기독교대한복음교회는 80년전 창립부터 남성여성 구별없이 목사장로총대를 세운다는 취지에 맞추어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작년 기준으로 별다른 변동사항이 없다고 보고되었다.
대한성공회 양성평등국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중에도 꾸준히 성평등과 정의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올해 초 성공회대학교와 주교원에 의무적 성희롱 예방교육과 성평등 교육 커리큘럼을 설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한성공회 모든 의결기구 대의원 비율인 30%를 채우지 못하여 추후 여성단체협의회와 전국여성성직자회와 연대하여 행동하기로 결정하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는 이번 제102회 총회에서 모든 노회가 여성총대 1인 이상을 총회 총대로 파송해 달라는 여성위원회의 청원 안건을 허락함으로 여성총대 할당제가 허락되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이번 제102회 총회에서 여성언권회원의 정회원 인준안을 헌법위원회에서 1년 연구하기로 하였으며 교회내 성폭력 금지와 예방을 위한 특별법은 정회 중 기각되어 10월 19일 속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하였다.

둘째. 한국교회는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를 위해 대화와 협력을 모색하며 평화통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고”(미가서 4장 3절) 성경말씀과 같이 이 땅의 평화통일과 치유의 길에 한국교회와 교회여성들이 앞장서며 ‘그리스도의 평화’가 이 땅에 임하도록 실현가능한 준비를 해야 한다.
수차례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행위와 이에 대한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대응은 각기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각자의 이득만을 내세우는 불필요한 도발과 위협을 자제하고 진정으로 상생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대화와 협력을 통해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통일의 길을 위하여 한국교회가 먼저 신뢰 회복의 물꼬를 트고 현안에 대한 비판적 성찰로서 현명한 갈등해결방안을 사회와 국가에 제안해야 한다.

셋째. 한국교회는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청지기적 사명을 기억하여 생태계 보전, 창조질서 회복, 생명살림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대한민국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대형 폭탄을 품고 있다. 세계 1위의 핵 발전소 밀집지역(핵발전소 반경 30km 내 인구수: 고리-340만 명, 월성 133명)인 한국은 이제 미시적·거시적 관점을 통한 절차적인 탈핵의 길에 놓여있다. 값싸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거짓환상으로 점철되어 분별없이 건설된 핵발전소는 인간의 헛된 욕망이었다. 핵 발전소는 설치와 해체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며 십만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핵폐기물이라는 거대 악을 생산한다.
인간뿐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세계가 파괴되는 절망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교회는 이것이 전적으로 성서에 위배되는 사안임을 깨달아 서로 연대하여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고 남아있는 모든 핵시설을 폐기하며, 하나님께서 창조해주신 아름답고 유기적인 자연 에너지를 대체에너지로 개발하도록 사회와 국가에 공동 목소리를 내어야 할 것이다. 

넷째, 한국교회는 여성의 인권 보호와 회복, 그에 따른 사회적 안전권 확립에 적극 행동해야 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 인권은 표면적인 수치에 머물러 있다. 지속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데이트 폭력, 묻지마 살인, 끊이지 않은 성폭력·성추행의 문제는 폭력의 굴레가 여전히 여성의 생명권을 옥죄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교회가 앞장서서 의식을 개선하고 상처입은 자들을 치유하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성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한 사회공동체적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오히려 교회 내부에 만연히 퍼진 여성 혐오와 여성 폭력의 굴레를 끊어내지 못한 실정이다. 매년 이슈로 부각되는 교회 내 성범죄 문제는 세상에 나아가 하나님 나라의 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 교회의 사명을 매우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그러므로 개 교회 공동체는 교회에서부터 시작하여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폭력으로부터의 출애굽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교단과 정부에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돌봄 절차와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고 교회 내 성폭력 금지와 예방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도록 공동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est). 이는 우리 기독교가 잊지 말아야 할 정체성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여 선을 이루는 일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우는 자들과 함께 울며 생명과 평화의 길로 더불어 함께 행진해야 할 것이다.

2017년 10월 13일
한국교회여성연합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 기독교대한복음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
기독교 한국루터회 여선교회연합회, 대한성공회 전국어머니회연합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여전도회전국연합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여신도회전국연합회,
구세군대한본영 여성사업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여전도회전국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