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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훈기로 차 오늘의 배고픔은 잠시 잊었지만무기한 단식 농성 천막에서 쓰는 일기 ①
진유경 | 승인 2017.11.10 03:20
한신대 사태로 인해 김강토, 정동준, 진유경 학생이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에큐메니안은 이들이 매일 매일 단식 천막농성장에서 쓰는 일기를 싣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김강토, 정동준, 진유경 학생이 하루씩 돌아가면서 쓰는 일기를 올립니다.

첫날밤.

머리가 낯설다. 평생 볼일없을줄 알았던 내 두피가 다보여 두피에 점이 있다는것도 알았다. 많은 분들이 여성으로서 삭발참여하기 더 힘들었을텐데 괜찮았냐는 질문을 주셨는데... 좀 속상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머리카락이 지닌 가치는 같아야 한다. 못나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같아야 하듯이.

게다가 한신을 사랑하고 간절히 정의의 부활을 원하는 사람이 남자건 여자건 무슨상관인가? 만약 함께 투쟁하는 친구들이 여자인 내가 하는 운동에 한계를 정해놨다면 도리어 그것에 부끄러워 해야 할 것이다. 내 동지들은 당연히 함께하였고 나를 동지로 보기 앞서 여성으로 대상화하는 치졸한 짓은 하지 않는다.

▲ 진유경 학생. 무기한 단식 농성 첫 날 농성장 앞에서. ⓒ‘민주한신을 위한 신학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은 나의 투쟁을 모른다. 알리려 하지 않았고 소식이 차단 되도록 의도했다. 혹시나 나와는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가족들과의 논쟁에서 투쟁을 위한 사기가 꺾일까 염려한 탓이고, 늘 가족의 짐덩이었던 내가 또 다시 걱정을 끼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아... 기자회견과 천막 설치가 끝나고 단식 주자들과 실무진 4명을 제외 하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많은 이들이 다시오겠다며, 고생하는 거 미안하고 고맙다며, 힘내라며 응원해 주셨고 한 번씩 악수나 포옹을 나누었다. 마음이 훈기로 차 오늘의 배고픔은 비교적 수월하게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단식 주자들을 뒷받침 해주는 실무진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우리의 단식을 조금이라도 더 가치있는 싸움으로 이끌기 위해 처리하는 일들이 너무나 많음을 안다. 또한 점차 힘이 빠져갈 주자들의 생활 전반의 일들을 도맡아 혹여나 건강이 많이 상할까 염려해 주는 그들에게 깊은 감동과 감사, 또 그만큼의 미안함도 느끼게된다.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나의 동지들.

▲ 무기한 단식 농성 첫 날을 보낸 학생들. 왼쪽부터 진유경, 김강토, 정동준. ⓒ‘민주한신을 위한 신학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진유경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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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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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나무 2017-11-12 16:48:02

    사람이 곡기를 끊는다는게 얼마나 마지막 몸부림인지 이해합니다. 일부 정치인들이 단식의 의미를 가볍게 만든 일들도 있었지만 지금 학생들의 단식 기사를보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한신대학교 ~ 언제나 불의에 맞서 싸우던 한신을 사랑합니다.
    연규홍은 사퇴하라!!
    민! 주 !한! 신!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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