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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 그랬다는 말들이 상처가 됩니다무기한 단식농성천막에서 쓰는 일기 ②
정동준 | 승인 2017.11.11 00:25

천막 농성을 시작한지 3일째 몸에 기운이 점점 없어지고 가끔 두통에 시달린다. 옆에 있는 친구의 이름도 가물가물 할 정도로 기억력마저 감소하기 시작했다. 아이들 모두 몸무게가 2kg 이상 빠졌다. 몸의 변화가 점점 나타나기 시작한다.

배고픔이 깊어질수록 찾아오는 이들의 걱정 역시 깊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모두들 단식의 방법과 우리들의 몸을 걱정하는 말 한아름을 풀어놓고 가신다. 하지만 정작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다.

▲ 정동준 학생. 무기한 단식 농성 셋째 날 농성장에서. ⓒ‘민주한신을 위한 신학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내가 처음 이 사태에 목숨을 걸기까지 나선 이유는 4년 동안 내가 배운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을 공부로, 수업으로 알기만 한다면 아무런 쓸모없는 지식이 되고 나 역시 밥버러지가 될 뿐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그것을 아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데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곡기를 끊고 한신을 외친다. 그렇기에 더 큰 실망감이 오는 것일까? 오늘은 찾아오시는 선배님들에 대한 많은 말들이 생각이 나는 밤이다.

찾아오는 선배들의 입에서는 ‘나도 한 때는 단식을 했었다.’,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었다.’라는 말들이 튀어나와 나의 귀에 맴돈다. 그 다음이 없다. 그렇기에 맴돌기 만 할 뿐 나의 마음까지 들어오지 못한다. 선배들이 지금까지 그러해왔으니 이제는 후배들이 그 역할을 하라는 것인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 떠넘긴다는 의미인가? 잘 모르겠다. 나의 마음은 그렇다.

선배님들께서 겪었던 그 고난을 후배들이 겪고 있으니 선배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애써 주셨으면 좋겠다. 선배들의 움직임에 한계가 있다면 학생인 우리들에게는 얼마나 큰 한계가 있겠는가? 부디 선배님들이 알고,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전하시는 그 하나님의 의를 살아감으로써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 될 수 있기를 원한다.

학교에서 불의에 대해 맞서 싸울 때 들었던 선배님들의 조롱 섞인 말들과 어린 사람으로 취급하는 말들로 우리들이 얼마나 실망하고 가슴 아팠는지 모른다. 여기에 와서까지 실망감을 얻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 우리를 보수라 말한다면 강대상 내던져 쳐부수고 깨리라. 선봉에 서리라 하늘나라 투사되리라.” 수신학연진군가라는 노래의 가사 중 일부이다. 한신대학교 신학과가 모이면 함께 부르는 노래이다.

선배님들께 부탁드립니다. 후배들이 이렇게 싸움에 선봉에 서 있으니 부디 힘닿는데까지 노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목숨이 그저 한 알의 썩어져 없어지는 밀알이 아닌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농부가 되어 주십시오. 

정동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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