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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시 짓는 목사]
정준영 | 승인 2017.11.25 03:40

첫 눈

첫 눈이 내린다
산 골짜기 깊은 능선에서
세상의 마을 낮은 곳으로
첫 눈이 내린다
주인이 떠난 빈집 마당 안에도
마당의 섬돌 위에도
마당에 널던  빨랫줄 위에도
첫 눈이 고요히 내린다 
담장 넘어 나뭇잎 다 털어버린 감나무 빈 가지 위에도
첫 눈이 따스히 내리고
농촌 택시의 차주가 박아놓은 경고 팻말과 
주차금지된 좁은 공터에도
내린 첫눈은 주차위반를 계속 하고
남과 북을 분리하는
군사분계선 철조망의 가시 위에도 
첫 눈이 삼엄하게 내리면서
서로 넘지 말아야할 선을 서로 넘고 있다
다시 살아서 돌아온 초겨울
가으내 꽃을 피우고 간 산국 더미에도
첫 눈이 소담히 내리고 
올 봄에 묻은 내 어미의 평장한 무덤 위에도
첫번째 눈이 포근히 내리고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대의 등을 적시며 첫 눈이 
말 없이 녹아내리고 있을 것이다

▲ 얼마 전 내린 올 해 첫 눈은 폭설이었다. ⓒ안재학

정준영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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