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이 경찰의 수배 상황을 뚫고 민주당 당사에 진입 “근로기준법 개악저지, 구속노동자석방과 정치수배해제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에큐메니안은 이 사무총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당사 안으로 민주노총 관계자들의 출입이 통제되었고 예정된 집회가 7시 진행되면서 이 사무총장도 화상으로 집회에 참여했다. 이에 민주노총 측에서 남정수 대변인과 인터뷰를 주선시켜 주었다.

▲ 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이 수배 중이 상황을 뚫고 민주당 당사에 진입, “근로기준법 개악저지, 구속노동자석방과 정치수배해제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제공

▲ “근로기준법 개악저지, 구속노동자석방, 정치수배해제 촉구”를 내걸고 무기한 단식점거농성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사안들은 그간 노동계가 계속해서 요구해 온 사안들이었는데 특별히 이 시기를 택한 이유가 있는가?

- 남정수 대변인(이하 남): 한상균 위원장 석방이나 수배해제조치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성탄절 특사 또는 연내 사면 석방 수배해제 요구를 해 왔는데, 지금 연말이 가까워오고 있는데도 아직 청와대나 국회에서 입장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배 당사자로서 이영주 사무총장이 직접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것이 한 축이고, 근로기준법도 12월에 들어서 계속 개악을 하기 위한 움직임이 민주당 차원에서 일고 있어서 개악 시도를 중단하라는 요구가 다른 한 축입니다. 12월 임시국회가 진행 중에 있어서 어떠한 개악 시도도 중단시키고자 단식농성을 시작한 것입니다. 

▲ “근기법개악저지, 구속노동자석방, 정치수배해제 촉구”는 그간 노동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안들이었는데, 어떤 특별한 성격을 더해진 것인가?

- 남: 요구는 지속적으로 해 왔던 것입니다. 

▲ 점거농성을 시작할 때 민주당 쪽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민주당 대표나 원내대표와 이 사무총장과의 대화의 창구는 열려 있는가?

- 남: 저희는 당 대표든 원내대표든 빠르게 만나서 저희들 요구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들어보려고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창구가 마련된 것은 아니고 저희가 농성에 들어가고 나서 실무 차원에서 소통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저희의 요구에 대한 (민주당의) 구체적인 입장은 없습니다. 여전히 (민주당사에 대한) 출입통제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 결국 이 사안들은 현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나 결단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민주당에서 이 사안으로 대통령과 논의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는가?

- 남: 이 사안은, 특히 근로기준법 개악같은 경우는, 민주당이 입장을 명확히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 위원장 석방 문제나 이영주 총장 수배해제 문제는 청와대쪽에서, 정부 쪽에서 입장이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 단식점거 농성은 민주노총 지도부와 협의가 된 상황에서 시작하게 된 것인가? 농성은 혼자하고 계신 건가?

- 남: 단식농성은 이영주 총장만 하고 있습니다. 한상균 위원장이 2년 넘게 수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민주노총이 대응을 해야 한다, 구체적인 사면조치, 수배해제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강하게 투쟁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민주노총이 가진 입장입니다. 이번 농성관련해서 세부 내부논의는 따로 언론에 얘기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민주당 당사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노총 제공

▲ 무기한이라고 하셨는데, 가시적인 성과를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는 건가? 대통령 면담을 포함한 것인가?

- 남: 기간은 설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농성하고 있는 이영주 사무총장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직은 어디까지라고 하기 어렵고, 청와대나 정부, 민주당의 입장과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민주당의 대표급들을 만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농성 여부와 관계없이 만나기로 되어 있지만, 대통령과 만나자는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책임 있는 정부 측 혹은 당의 조치와 답변이 중요합니다.  

▲ 촛불 정국이나 이후 시민들은 노동계의 촛불 주도를 잘 모르거나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노동계가 자기희생을 하면서까지 촛불을 이끌고 왔는데, 노동계의 요구는 거의 반영을 못한 것 같다. 이러한 배경이 이번 단식점거농성에 영향을 미친 것인가?

남: 촛불의 성과에 누구의 지분 누구의 역할이 얼마나 많은지 따질 문제는 전혀 아닙니다. 민주노총을 포함해서 시민들과 함께 했던 것이 촛불항쟁이었기 때문에 민주노총이 더 주도적이어서 더 많은 무언가를 요구한다... 이런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적폐청산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데, 노동부문에 있어서는 (적폐청산이) 매우 더디고 진척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이건 비단 문재인 정부 뿐 아니라 과거 민주당 정부 때도 노동부문의 개혁은 거의 진척이 없거나 오히려 개악되어 왔던 경험들이 있지요.
우리가 촛불을 적극적으로 했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노동의 문제는 민주노총 이전에 2,00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의 권리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노동문제에 관련된 법과 제도 및 적폐를 청산하지 않고 다른 부분의 적폐청산을 한다는 것은 기본이 되는 노동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렇게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봅니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의 요구를 받아 안아서 근본적인 한국사회를 바꾸어 낸다고 하면, 정치 부문과 역사 부문의 개혁조치와 더불어서, 노동 부문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개혁 조치들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시민들의 생각이 많이 변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특히 보수적인 기독교 교단이나 혹은 종교인들은 여전히 노동운동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 남: 보수적인 기독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노동조합, 민주노총, 노동운동에 대한 배타적인 입장과 시각, 적대시하거나 불온시하거나 하는 시각이 여전히 만연해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특히 ‘노동 없는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을 87년 6월 항쟁 이후 죽 경험해 왔는데, 여기에 대한 한계도 또한 경험했습니다. ‘노동을 중심에 둔 민주주의’ 즉 유럽의 나라들에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사회적으로 보장하고 존중하는 역사적인 경험을 했는데 이런 ‘노동을 중심에 둔 민주주의’를 수용해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종교계를 포함해서 시민사회 전체가 노동자들의 권리, 즉 보편적인 권리에 대해 존중해 주고 권리를 인정하고 사회 안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으로서 노동조합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민주노총이 비판받을 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헌법이 보장하는 조직인 노동조합 조직에 대한 존중, 노동자들의 권리, 노동법이 보장하고 있는 파업과 같은 투쟁, 이런 것들에 대해 기본적으로 존중하는 입장이 바탕이 되어야 비판도 가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노동조합의 활동이 한국사회를 퇴행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진시키고 발전시킨 역할이 막대하다고 봅니다.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인식을 이해관계 측면이라고 적대시하고 불온시하고 하는 것은 한국사회가 후진적이라는 것의 징표라고 봅니다.

인터뷰가 진행된 후에도 민주당 당사 안의 분위기는 흉흉해 보였다. 단식을 하겠다고 들어간 이 사무총장에게 단식 장소를 식당 쪽으로 옮기라는 상식에 어긋난 요구가 있었다. 또한, 물론 당사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기에 권리를 보장하지 않을 수 있다는 명분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전기와 난방을 차단시켰다. 

그러나 세간의 이목이 두려웠는지 민주당 관계자들이 침낭과 물을 제공했지만,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이를 거절했다.

앞서 남 대변인의 언급에서도 드러난 바와 같이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회적 현실이 민주당 당사 안에서도 여실히 증명된 것이 아닌가 한다.

▲ 단식농성을 시작한 이영주 사무총장에게 민주당 관계자들이 단식장소를 사무실이 아니라 식당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전기시설과 난방 시설을 차단한 채 침낭과 물을 제공했지만 이영주 사무총장은 이를 거절했다. ⓒ민주노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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