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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목사가 바라던 통일애국념원은 실현될 것”늦봄 문익환 목사 24주기 추도식 열려
윤병희 | 승인 2018.01.13 23:09

1월 13일,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24주기 추도식은 축제를 방불케 했다. 대결 일변도의 남북관계가 북의 대화제의를 시작으로 고위급대화로 이어지는 화해 분위기가 이를 가능케 한 것이 아니냐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 마석모란공원에 모셔져 있는 문익환 목사의 묘 앞에 추도식 참석자들이 모여 들고 있다. ⓒ윤병희

특히 이번 ‘추모예배 및 추도식’에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에서 보내 온 추도사는 “늦봄 문익환 목사가 바라던 통일애국념원은 반드시 실현될 것입니다.”는 선언으로 시작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간의 남북관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참석자들은 고인이 꿈꾸었던 세상이 곧 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듯 했다.

또한 묘역 한켠에 펼쳐진 현수막에 “늦봄의 방북은 아직도 유죄인가?”라는 글귀는 마치 참석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듯 했다. 질문의 답은 이미 정해져 있으나 그것을 확인해 줄 때가 언제인가라고 묻는듯이 보였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이 현수막의 질문을 보며 늦봄의 방북 당시 살벌했던 정세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 떠오르게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급격하게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의 대화 국면을 강하게 전달하며 늦봄이 꿈꾸었던 세계가 영원히 불가능한 것이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

이러한 올해 분위기와 달리 지난 23주기 추도식 때는 어떠한 희망도 기대할 수 없는 형국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관계자들을 통해 전달한 추모사에서 “작년 목사님 23주기 추모식이 열린 모란공원은 매섭게 추웠습니다.”라고 묘사하며 새해의 정세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작년의 상황이 얼마나 열악했는지를 새삼 확인시켜 주었다. 계속해서 문 대통령은 작년 23주기 추모식이 열리던 당시 광화문광장을 떠올리며 “목사님을 뵙고 돌아온 날 밤, 광화문을 찾았습니다. 수천 수만의 촛불이 별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고 말해 촛불혁명과 한반도 화해모드가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촛불혁명으로 이룬 민주주의를 통해 새로운 통일의 기운이 감도는 정국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추도사에서 “민주와 통일은 한 몸”이라는 문목사의 말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은 명제로 정리했다. “민주주의가 후퇴한 시기에 통일은 멀어지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시기에 통일은 가깝게 왔습니다.”

▲ 문익환 목사 추도식에 참석한 문성근 씨는 최근 시작된 문 목사의 사택 통일의 집 박물관화 작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윤병희

1부 추모예배는 한빛교회 담임 홍승헌 목사의 인도로 한빛교회 박갑영 장로의 기도와 정진우 목사(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의 설교가 이어졌다. 정 목사는 마가복음 6:45~52절 말씀을 통해 "물 위를 걷는다는 의미"를 해석했다.

정 목사는 마가복음 본문에서 물 위를 걷는 예수에 대해, 바다(물)란 레비아단이라는 마귀가 사는 곳으로 마귀란 오늘날에는 ‘모순’이라는 사회과학 용어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피를 나눈 형제가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죽이고 죽이는 모순이며, 5천년간 같은 말을 사용한 한 민족이 어느날 지도상에 그려진 한 줄로 인해 갈라진 모순”이라고 해석하며 현실을 비판했다. 

“문 목사님은 우리가 분단의 종살이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할 때 예수가 바다 위를 걸어오셨듯이 문 목사님이 분단의 철책을 넘었다.”고 유비했다. 그리고 “이제 편가르기를 그만 둬야 할 때입니다.”라는 선포로 설교를 마무리지었다.

이어 진행된 추도식에서 이해찬 통일맞이이사장은 “문 목사님은 늘 ‘민주와 통일은 하나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요즘 실감하고 있다.”며 “정권을 교체하자 남북이 만났다.”고 설명하고 “굴절은 있어도 역사는 진보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후 문재인 대통령과 북측의 조전을 낭독하고 이재명 성남시장의 추도사에 이어 한신대학교 71대 총학생회장 은혜진 학생은 “한신대학교 학생들은 문익환 목사님의 정신을 기억하고 이어가겠다.”고 다짐하고 시인 문익환의 시를 낭독했다. 

“어둠 속에서 더듬더듬 / 손이 손을 잡는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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