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6일 저녁부터 27일 아침까지 벽제 동광원에서 ‘2018 한국적 영성과 생명평화실천 대화마당’이 열렸다. 이 대화마당을 준비한 실무위원인 김영철 목사(NCCK 교육위원회 부위원장)는 이 모임의 취지를 “2017년 세계생명평화교육 컨퍼런스와 광주세계평화 컨퍼런스의 성과를 모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천기반 네트워크 플랫폼을 함께 구상해 보자”고 모임에 제안했다. 이 모임에는 동광원 수도원과 천도교 및 기독교 관련 단체에서 30여 명이 모여 평화, 생태마을, 대안학교 등 다양한 생명평화 담론을 펼쳐놓고 논의했다.

▲ 2018 한국적 영성과 생명평화실천 대화마당이 동광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윤병희

특히 이 모임에 이해학 목사(성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회장), 김용복 아태 생명학연구원 원장 그리고 강훈 천도교 연원회 도정 등 종교계 원로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해학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세포는 죽을 줄 아는 세포이며, 죽이는 세포는 자신이 죽지 않는 암세포”라는 메타포를 들어, “기독교가 반성해야 할 것을, 계속해서 먹고 키우고 증식하고 확대하는 것이 기독교의 목적이 아니고 이 사회의 암적인 것을 위해 죽어갈 수 있는 신앙과 자세가 기독교의 본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양한 생명담론에 대해 자기 자신은 “평화주의자가 아니라 무장폭력주의자”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유발했다. 이해학 목사는 “폭력에 맞선 폭력이 평화”라는 과정을 거쳐 왔으며, “평화 지향적으로 사는 사람들의 생명 네트워크가 평화를 위한 투쟁에 가장 중요한 방법임을 터득해 가고 있다.”고 결론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이 목사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시대의 비극은 테러분자가 없다는 것이다. 갑질하는 자들에게는 테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 교계 원로인 이해학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 시대의 비극을 테러리스트가 없다.”는 것으로 정의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윤병희

원로들의 인사말에 이어 심중식 파주동광원(벽제) 원장이 동광원의 역사와 영성에 대해 그리고 이대훈 성공회대 NGO대학원 연구교수가 ‘한국평화운동 현황과 세계동향’에 대해 주제 강연을 진행했다.

이어진 이대훈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주제 강연에서 다양한 평화운동의 유형을 분류했다. ▲ 국제기구를 통해서 규범과 통제를 시도하는 자유주의적 제도주의, ▲ 병역거부 방위세거부 등으로 표현되는 시민불복종, ▲ 사회주의적 국제주의, ▲ 국제관계에 대한 젠더적 관점의 페미니스트 군사비판, ▲ 생태평화주의, ▲ 핵무기 철폐에 집중하는 반핵평화운동, ▲ 분쟁조정 중재 화해, ▲ 평화사상 평화교육 및 ▲ 평화문화 확산운동 등이다.

이어 “한국의 평화운동은 뒤늦게 시작되었고 시민의 참여와 규모, 사회적 영향력은 아직 매우 작다.”며 평화사상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다며 비판적으로 접근했다.

이 대화마당은 이후 ‘세계생명포럼’을 제시하며 원칙과 로드맵을 발표하고 참여자들의 토론으로 밤이 깊어갔다. 포럼의 원칙으로는 일회성 및 명사중심의 반생명적인 원칙을 거부하고 “민주적 참여적 지속적 연대성 대중화 및 세대간, 젠더간, 지역간, 의제간 상호작용하는 원칙”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의 관행인 ‘남성중심, 시니어 중심, 명사중심, 백인 중심’을 극복하고, 포럼의 준비과정에서도 협의의 민주적 구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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