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이 풀리니 온갖 봉건성이 터져나온다. 검찰발 미투운동이 문화예술계로 옮겨 붙었다. 그리고 올림픽 기간중 체육계로 옮아가고 있다.

며칠 전 있었던 여자 팀추월 문제는 박근혜 등이 범한 새질서 부적응 현상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메달 중심의 후진적인 엘리트 체육행정과 학연중심 파벌싸움이 되풀이 되었다.

발단은 이미 빙상연맹 실수(?)로 노선영이 올림픽출전 좌절때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여론질타를 받은 빙상연맹이 겨우 겨우 노선영을 출전시켰다. 그 과정에서 노선영은 빙상연맹 고질적인 파벌과 메달중심 행정에 대한 부조리를 폭로해서 이미 찍힌 인물이 되어있었다.

빙상연맹은 노선영 폭로가 근거없는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노선영이 ‘실력없는 선수’라는 점을 드러낼 필요가 있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노선영을 따돌리고 먼저 들어오라고 했을지 누가 알겠는가.

그런데 여론은 엉뚱한 데로 튀었다. ‘노선영이 실력없는 선수’라는 점이 부각된 것이 아니라, 있을 수 없는 팀추월현상을 보면서 사람들은 빙상연맹과 김보름을 부숴버렸다. 이는 마치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으로 2030이 문재인 정부를 비난한 것과 같은 이치다. 자기들로선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과거 같으면 꼴찌로 들어온 노선영을 비난했겠지만 촛불이후 사람들은 공정성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바뀌고 있다. 박근혜와 최순실이라는 불공정을 실력으로 격파해봤기 때문에 자신이 생겼다. 체념에서 자신감으로! 이것이 촛불혁명의 진수다.

나라 사람들이 바닥에서부터 바뀌고 있다. 금메달 지상주의라는 후진국 국민에서, 공정한 경쟁과 팀웍이라는 선진문화로 들어서고 있다.

생각은 이렇다.

1) 빙상연맹 회장사인 삼성은 여전히 전근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낡은 메달 지상주의에 묶여 있어, 선진화되고 있는 국민의식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사회책임경영차원에서 빙상연맹에 투자는 계속하되, 빙상연맹 경영에서는 물러나야 한다. 그리고 히딩크처럼 아무 연고없는 이를 발탁해 연맹을 맡겨야 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2) 낡은 문명에서 기득권을 얻은 이들이 추풍낙엽처럼 무너지고 있다. 박근혜부터 시작해서 검찰마초들이 무너지고 있고, 문화예술계도 그렇고, 스포츠계 고질적인 파벌싸움과 인맥중심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각 분야에서 봉건성이 무너지고 있다.

3) 결론은 4050이상 세대는 긴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은 예외라고 생각하다가 조만간 개망신 당할 처지로 몰리게 되어있다.

어제 금메달 딴 여자 쇼트트랙 3천미터 계주 선수들이 왜 박수받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예선에서 넘어지고도 팀웍으로 1등 통과했고, 어제 결승에서도 내내 뒤처지다가 선수들이 서로를 믿고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땄기 때문이다. 금메달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 나라 사람들은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비리자들에 대한 비판과 질타와 더불어, 나 자신에 대한 성찰도 함께 해야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석수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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