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차 대전을 겪게 되자, 그는 더 이상 인류에 대한 희망을 붙들고 있을 수 없었다. 1946년 세상을 떠나기 바로 직전 그는 <어쩔 수 없는 최후의 심정>이라는 조그만 소책자를 썼는데, 거기서 그는 "현대인에게 있어서 그 경기는 끝났다‥‥ 밝은 날은 지나갔고 우리는 이제 어두움을 향하고 있다." 고 절규했다.
왜 교회를 떠났느냐고 물을 수 없었다.
59년 전, 웰즈의 전후 문명에 대한 생의 마지막 스케치 가 지금부터 필자가 쓰려고 하는 글의 화두(話頭)가 되어 강렬하게 내 생각을 붙들고 있다. 며칠 전 외국어대 철학과 3학년인 내 이질(姨姪)이 여름방학 중 며칠간 내 집에 머문 적이 있다. 그는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서울의 유수한 대교회를 열심히 다녔다고 한다. 성격도 활달하고 아무데고 어울리길 좋아하던 그가, 대학진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려서부터의 신앙생활을 포기하고 교회를 아예 떠나고 말았다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나는 그에게 "왜 교회를 떠났느냐"고 물을 수가 없었다. 다만 오늘의 젊은이들이, 대학생들이 교회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물었을 뿐이다. 그의 공격적이고 신랄한 대답을 듣고 나는 적지 않은 충격과 또한 힌트를 얻었다.
이질의 말에 의하면 오늘의 한국 대학생들 중 교회를 다니는 학생들까지 포함해서 한국 교회에 대해 갖고 있는 인상이 90% 이상 "부정적이다"이라는 것이다. 덧붙여 말하면 "한국 교회는 희망이 없다", "한국 교회는 이미 교회 본래 의무를 상실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한다.
기실 청년들이 교회를 기피하거나, 떠나가 버리는 일탈(逸脫)현상은 최근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심각한 현상 앞에 한국 교회는 아무런 대안이나 지표가 없는 듯하다. 교회가 최종 공동선(共同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교회의 본래 기능이나 역할은 시대의 일정한 흐름에 따라 재생산 구조의 기틀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 교회의 성장 속도는 통계에 의하면 급격히 둔화되었다고 한다. 거기에다 한국 교회의 내일을 담당해야 할 청년들에게 교회가 아무런 희망도, 전망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니 답답한 노릇이 아닌가?
50대 초의 중년 목사로서 청년들이 교회를 기피하게 된 사회적 배경이나 현상들을 나름대로 공감하면서도 전적으로 수긍할 수 없는 것은, 일종의 권위라는 껍데기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새가 자기의 등지를 기피하거나 도래지를 찾지 않는 이유는 새에게 있지 않는 것과 같다.
새가 둥지나 도래지를 떠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을 우선하지 않고는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없는 것이다. 왜 젊은이들에게 교회가 희망이 깃든 곳으로 이해되지 않고 있는가? 어찌 젊은이들이 교회로부터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 하는 문제에 앞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할 것이고, 그 다음 처방이나 치료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오늘의 교회는 파산선고 직전이다.
외견(外見), 젊은이들이 오늘의 한국 교회를 이해하는 가장 큰 이슈는, 한국 교회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비만증에 걸려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 비대해진 나머지 교회의 생명력을 상실했다고 보는 것이다. 바울 서신에 의하면, 교회를 일컬어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표현했다.
몸이 제대로 움직이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음식과 운동과 휴식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포식증에 걸린 나머지 마구 먹어대기만 했으며, 그것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많은 음식만 먹어 대서 이미 몸의 균형과 조절 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이 비만증에 걸리면 여러 가지 합병증이 온다. 제일 먼저 호흡곤란과 혈압이 높아져 활동하기가 거북하다. 언제나 뒤통수가 뻣뻣하다. 그래서 조그만 충격에도 자칫 동맥경화 현상으로 뇌출혈을 일으키게 된다.
혹자는 이런 한국 교회의 성장주의가 60년대 군사 독재의 군관산복합체의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각종 '성장 이데올로기'의 병리현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또 한국 교회의 성장은 산업화 과정의 한 단면으로 이해한다. 도시에로의 인구 이동, 전통 사회의 기틀이 무너지고 삶의 뿌리가 뽑혀짐을 경험하게 된 사람들이 삶의 안정을 찾고자 교회에 몰려들게 되었고, 여기에 교회가 적극적인 부추김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정치적인 불안이 한몫을 했음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 근대사에 있어서 이런 사회적인 격변이 교회 성장의 계기가 되었음은 사실이나, 동시에 이 교회 성장의 요인이 한국 교회의 체질 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교회는 그런 둔한 몸을 가지고서는 그리스도의 요청대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없다 건강한 기독교 신앙이란,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 사랑의 모범을 요청한다. 그러나 한국 교회는 거북이와 토끼경주 이야기의 토끼처럼, 이런 바른 신앙관 성서관에 입각한 관계성을 무시하고 달리기만 해왔다.
예수의 이름으로 온갖 구호가 난무하고 각종 프로그램이 생겨났지만, 예수의 삶의 내용은 빠져 있을 때가 많았다. 앞만 보고 달리지 않으면 기독교 신앙에 위배가 된다고 가르쳤다(맹목적 신앙). 예수의 진정한 가르침, 이를테면 "우리가 이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그리스도인으로 바르게 살아갈 것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신앙을 무기로 혹은 수단으로 하여 목사의 말에 무조건 순종해야 훌륭한 신앙인이 된다고 가르쳐 왔다.
강단에서는 '죄와 타락'을 강조하는 설교가 요란하지만, 그 죄와 타락이 오늘의 인간들을 좀먹는 불의, 탄압, 착취 같은 구체적인 것들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기성 질서에 대한 젊은이들의 건강한 비판을 죄악시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하느님의 선교를 고작 전도로 국한하려는 경향은 모두 교회성장주의에서 기인한 것이다.
기독교 신앙을 교회 성장이라는 도그마에 가두어 놓은 결과 쌩떽쥐베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일방적 길들이기에 빠져 머리는 커지고 가슴은 뜨거운데 손발이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자신의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선택할 능력이 없이, 그저 목사가 끌고가는 대로 끌려가는 신앙의 미숙아를 오늘의 교회가 양산해 놓았다고 젊은이들은 생각하는 것이다. 오늘의 한국 교회는 중풍에 걸려 개개인 삶의 내면적 충실이나 사회 전반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반신불수로 보는 것이 젊은이들의 시각이다
신앙과 삶이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기총에서 주최로 열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가 어느 특정한 개인의 역사 이해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집단적 동원에 의해서 움직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무맹랑한 냉전적 사고방식과 사대주의에 기인하고 있다. 마치 애굽을 탈출한 히브리민족이 자주적인 국가를 형성해 가는 과정에서 "애굽에서 노예생활 하던 때가 더 좋았다며 왜 우리를 이 광야에 이끌고 와서 죽게 만들었냐?"고 불평하던 이스라엘 백성과 맥락을 같이 한다. 기도회를 주관한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의 저급한 역사이해는 마치 미국이 하느님이다. 그들의 눈에는 북한은 여전히 타도의 대상이며 원수들이고 미국이야말로 보은의 나라이고 우리가 섬겨야 할 하느님이라는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최근 기독교 지도층에 의해서 온갖 추악한 일들이 저질러지고 있다. 교회 세습, 총회장 감독선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금권타락 선거, 일부 파렴치한 목사들의 성추문 사태, 교회의 재정을 목사 마음대로 전횡하면서 불거진 교회 분쟁 사태, 밖으로는 끊임없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있는 뇌물 수수, 공금 횡령, 살인 사건, 사기사건, 공무원 부정 등 마치 오늘의 교회가, 신자가 범죄 집단의 온상으로 비쳐지고 있을 정도이다.
왜 이런 일들이 생겨나는 것일까? 세계 역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급성장한 한국 교회에서, 인구의 25%가 그리스도인이 라고 하는 나라에서 이런 끔찍한 사건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기독교 인구가 증가할수록 어두운 그림자가 점점 진해지고 있다.
왜 한국 교회는 이 시대의 정의의 표상이 되지 못하고 있는가? 왜 한국 교회는 양심의 견제세력이 되지 못하고 있는가? 왜 한국 교회는 이 민족의 도덕적 평형력을 상실하고 만 것인가? 참으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그러자니 생각이 있는 신자들은 이 각박한 세상에서 무엇을 잡긴 잡아야 할 텐데 아무 것도 잡히지 않고, 의지해야 할 지주(支柱)를 잃어버려 무중력 상태에서 허전함과 고달픔을 느끼고 있다.
교회의 십자가 첨탑(尖塔)은 점점 높아가고, 교회는 화려한 전당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성가대의 찬양을 즐기고, 개인구원에 치중한 설교에 도취되기도 하고‥‥ 이런 일들을 하느님의 크신 축복으로 여겨 감사 기도를 드리는 동안에 젊은이들은 교회를 등졌고,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교회를 냉소하고 탄식하는 현상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바울 사도가 말하는 신앙이란 행위나 생활 속에 반영되지 아니하는 하나의 개념이 거나 추상이 아니라, 우리의 삶 그 자체의 변화 내지 개조를 포함하고 있는 내용을 담은 말이다. 야고보가 말하는 행위도 역시 믿음을 떠나 믿음 없이 자기의 공적이나 껍데기(外皮)를 내세우는 따위의 자랑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주로 믿고 하느님 아버지로 모신 자의 구체적인 삶의 형태를 이야기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 한국의 신자들에게 계속 문제로 남아 있는 사실은, 바로 이 신앙과 생활의 일치 문제인 것이다. 신앙에 의한 생활, 생활 속에서 표현되는 신앙, 이렇게 둘이 조화와 일치를 빚어내지 못하고 각각 제멋대로 놀고 있는 일종의 괴리(乖離)현상이 생겨나는 사실을 보게 된다.
방금 지적한대로 젊은이들이 교회를 등지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오늘의 기성 신자들이 고백하는 신앙이 삶의 현장에서 일치를 이루지 못하는 데서 오는 반발이 대단히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걸핏하면 하느님의 이름을 들먹이고, 하느님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전문가인양 행세하고,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서는 무조건 독점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런 신앙의 열심이 생활과는 아무런 조화나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이들의 냉철한 의식으로는 그런 바리새인적 허위나 위선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교회는 앞으로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최근 세계 교회들은 깊은 자기반성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교회란 도대체 무엇이냐 하는 면에서, 그리고 교회는 무엇을 할 것이냐 하는 면에서이다. 이처럼 교회의 본질에 관한 물음과 교회의 기능에 관한 물음을 중심으로 교회는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
오늘의 한국 교회도 마찬가지로 깊은 반성이 요구된다. 오늘의 다양화된 사회 속에서 교회의 기능과 사명감도 다양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국적인 차원에서 올바른 선교가 요망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젊은이들로부터 외면을 당한 교회는 아무런 희망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회가 어떤 관습이나 형식이나 인위적인 제도 혹은 습성 따위에 사로잡혀 구태의연한 아집을 일삼고 있다면, 오늘 아무리 번영이나 팽창을 구가한다 해도 멀지 않은 장래에 세상은 그런 교회를 외면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 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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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경 : 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는가? 전수되지 않는 신앙의 본질 때문입니다. 교회는 재산, 건물, 제도, 직분과 같은 것들을 상속하는 데는 성공하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교회는 부동산이 늘어나고 예배당은 높이 올라갑니다. 주일 성수와 십일조 헌금도 지켜지고 있습니다. 성가대와 주일학교 등에서 각종 봉사 활동과 직분까지도 대물림을 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본질, 즉 영적 실체를 전수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주된 이유는 교회에서 신앙의 본질을 상속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서구 교회가 텅 비게 된 전형적인유형을 살펴보면 우리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괴물 같은 영성이 주는 환멸 때문입니다. 현대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최대의 위기는 영성의 왜곡과 빈약입니다. 청년들이 싫어하는 영성은 괴물과 같은 영성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성세대의 외식적인 영성입니다. 외식적인 영성은 신앙과 윤리를 거꾸로 사는 삶을 말합니다. 바리새인들처럼 신앙이 사람들을 위한 과시용이 되거나 윤리가 하나님을 위한 선행용이 되는 것입니다(마5 : 13-48,6: 1-21). 이 밖에도 온갖 영성 훈련을 핑계로 수많은 율법과 규칙이 강요되기도 합니다. 청년들은 이런 괴물 같은 영성의 결과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영적 무기력과 사회적 영향력의 부재가 그것입니다.
그 다음 공동체적 삶에 대한 실망 때문입니다. 청년들은 따뜻함과 진지함이 있는 살아 있는 삶의 현장을 원합니다. 한국 교회는 상처투성이입니다. 아직 회복되지 못한 상처가 많다. 함께 지낼 수 있었는데도 다툼, 분쟁, 분열 등으로 지금은 낯선 사람처럼 서먹서먹하게 지내고 있는 부서진 관계가 많습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부탁을 저버릴 만큼 그 문제가 그렇게도 큰 것이었을까? 아직까지 우리에게 예수님의 구원의 피가 영혼에만 머물고 형제간의 화평에까지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같은 주와 영을 섬기는 형제끼리 마치 원수같이 싸우고 화해하지 못하는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분명히 잘못된 것입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세상에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청년들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특히 의식 있는 청년들은 민주화의 과정에서 많은 교회가 정통성이 없는 정부에 대해 선지자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천주교에 비해 주체적인 역할을 감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점에 있어서만은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정부패와 낙태 같은 사회악이 이 정도로 심각해질 때까지 교회가 무저항적 자세로 일관해온 것을 혐오합니다. 교회뿐만 아니라 기독 청년들 자신들의 삶이 아름답지 못한데서 찾아오는 실망의 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만 그리스도인이고 생활은 믿지 않는 사람과 다를 바가 없는 기독 청년들의 삶은 본인과 동료들에게 실망을 안겨 줍니다.
신앙은 영성뿐만 아니라 삶의 매력, 공동체적 아름다움이 나타나야 합니다. 청년들은 자신과 타인들에게 고대하는 것이 있습니다. 사랑과 정의가 실천되고 있는 공동체가 그것입니다. 성경에서 가르치는 공동체성이 사회속에서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어합니다. 기성 세대의 약점인 신앙과 생활사이의 괴리 현상을 자기들이 극복해 보고 싶어합니다. 교회가 교리만을 가르치는 상아탑이 아니라 진리의 실험장이 되기를 고대합니다. 그러나 본인과 공동체가 그것을 실현하지 못할 때 자신과 공동체를 개혁하려는 마음보다는 훌쩍 떠나 버리고 싶은 것입니다. 뼈를 깍는 아픔을 가지고 아름다운 공동체적 삶을 되찾아야 할 때이다
김은숙 : 교회가, 더 정직하게 표현하자면 설교자가 '거짓말'하기를 멈출때 자신을 '예수의 정신'에 맞추어 가려고 애쓸 때 교회의 모습은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민하기를 멈추고 생각하기를 멈추고 나누기를 멈추는 그 순간부터 교회는 썩어 들어갑니다. 같은 성경을 보아도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오지요. 제가 한 예를 들어봐 드릴까요? 여러분이 판단해 보세요. 그 성경해석이 정말로 맞는 것인지. 새로 부임한 감리사님이, 사도들의 시대에 교회가 커지자 사도들은 말씀 전하는 일에 전무하고자 집사들을 세워 구제하는 일과 성도들을 돌보는 일을 맡겼다는 성경말씀을 가지고 설교하는데 교회는 말씀전하는 일에만 전념해야 하는 것이지 구제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시더랍니다. 저는 그 성경말씀이 그분에게는 왜 그런 의미로만 다가왔는지 안타까움을 지나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너희의 무수한 재물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뇨 나는 수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에 배불렀고 나는 수송하지나 어린 양이나 수염소의 피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 헛된 제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 분향은 나의 가증히 여기는 바요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그러하니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 너희는 스스로 씻으며 스스로 깨끗케 하여 내 목전에서 너의 악업을 버리며 악행을 그치고 선행을 배우며 공의를 구하며 학대받는 자를 도와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 하셨느니라."(사1:11-17)
성경은 이미 우리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교회가 어떻게 행하여야 하는 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조차도 하나님의 아들이시어도 자신을 쳐서 말씀에 복종시키셨다고 했는데 왜 우리는 말씀을 제 입맛에만 맞게 먹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피할 건 다 피하고 '복음의 전파'를 위해서가 아닌 '교회의 성장'을 위해서 온갖 해로운 양념이 첨가된 상태로 전해진 말씀은 결국 지금 부메랑이 되어 교회로 돌아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만이 문제겠습니까? 사실 전 늘 작은 교회에만 있어 와서 젊은이들을 교회를 떠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양적인 성장의 위축이 문제가 아니라 현존해 있는 교회 내 건강상태에 비상이 걸려 있는 게 더 큰 문제란 생각입니다. 떠나감도 결국 그 결과의 하나일 테니까요. 목사님들 장로님 눈치 보느라 힘들다고 하시지요? 누구 잘못입니까? 결국 양을 먹이고 키운 건 설교자 자신인데.
말씀에 자신을 비추지 않고 세상의 풍조에, 더더군다나 우리가 사는 이 자본의 사회 가치에 교회의 모습을 맞추어가며 성장해가고 있는 교회의 모든 습성이 버려지지 않는 한 과연 교회 안에서 '복된 소식이신 예수의 정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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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박철 목사가 운영하는 느릿느릿이야기(slowlsow.org) "젊은이들이 왜 교회를 떠나는가?" 토론 중 박철 목사의 글에 대한 댓글이었습니다.
박철 pakchol@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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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징계 사건에 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