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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나지 않을 자유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한국민중신학회와 옥바라지선교센터 주최 현장기도회
에큐메니안 | 승인 2018.03.07 02:11

경복궁 왼편 서촌, 행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먹자골목에 위치한 궁중족발은 건물주의 턱없는 임대료 인상과 퇴거 조치에 맞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을 위기에 처해 해를 거듭하며 싸우고 있다.

▲ 궁중족발에서 한국민중신학회와 옥바라지 선교센터가 주축이 되어 현장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윤병희

6일(화) 저녁 8시, 한국민중신학회(회장 최형묵 목사)는 옥바라지선교센터(이하, 옥선) 신학생들과 함께 젠트리피케이션 피해 현장인 궁중족발 식당 안에서 현장기도회를 열었다. 신학회 회원들과 신학생들 및 2030 청년들이 식당 내부에 빼곡히 모여 기도회에 참여하고 있다.

궁중족발의 출입문은 내부에서 덧댄 철문으로 잠겨 있다. 갑자기 들이닥치는 철거 용역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작년 말부터 강제철거가 시작되었다.

옥바라지선교센터 신학생들은 건물주의 임차상인들과 연대하여 작년 말부터 철거 용역에 맞서 싸우고 기도하고 문화행사를 열어왔다. 이 건물의 다른 임차인들은 다 포기하고 궁중족발만 남았다. 옥선의 한 신학생은 “궁중족발이 쫓겨나면 모두가 쫓겨납니다.”라고 절박함을 호소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기존의 상권이 활발해지는 과정에서 임대료가 올라 그곳 상권을 일군 상점의 임차인들과 원주민들이 내몰리고 건물주가 그 반사이익을 얻는 현상을 말한다. 도시빈민이 처하고 있는 새로운 몰수 현장이라고 볼 수 있다.

▲ 현장증언하는 궁중족발 윤경자 사장 ⓒ윤병희

현장증언자로 나선 궁중족발 식당 윤경자 사장은 “바뀐 건물주가 월세 300이던 것을 1200으로 올린다고 통보했는데, 그거는 처음부터 저희를 내쫓기 위해서 그런 조건을 내세운 것이었습니다.”며 사건의 발단부터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고, 그렇게 소송이 시작되었습니다. 기댈 것은 법 밖에 없었지만 소송에서 지고 강제집행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강제집행 와중에 남편이 크게 다치기도 했다며 용역의 폭력적 철거 상황을 증언했다.

이날 기도회의 성서본문은 미가서 3장1절~12절이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와 예언자들 향한 미가 예언자의 규탄으로 충만한 본문이다.

한국민중신학회 연구기획분과위원이자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원장인 정경일 박사는 하늘 뜻 펴기에서 “하늘 뜻 펴기는 제가 할 말이 아니라 윤경자 사장님이 하신 말씀이 하늘 뜻 펴기이고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하늘 뜻에 응답하는 작은 이야기”라고 말하며 현장의 목소리 속에 하늘 뜻이 있다는 신학적 이해를 적용했다. 그러면서 궁중족발이 겪은 일을 재난이라고 진단했다. “진짜 재난은 궁중족발 김우식ㆍ윤경자 두 분이 겪고 있는 탈맥락적인 삶입니다. 재난의 특징은 삶의 일상적 맥락이 갑자기 중단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궁중족발은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해석했다. “재난은 삶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삶을 바꾸기도 합니다. 두 분은 현실의 재난에서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가고 계십니다.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계십니다. 두 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공동체의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재난 속에서 서로를 구원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지었다. “재난자본주의로 끝날지 지옥 속에 세워진 낙원 이야기 같은 희망으로 끝날지 그것을 선택하고 결정할 자유와 의무는 재난 속에 함께 있는 우리 모두에게 있을 것입니다.”

▲ 궁중족발을 지키기 위한 현장기도회에서 한국민중신학회 연구기획분과위원이자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원장인 정경일 박사가 설교하고 있다. ⓒ윤병희

옥바라지선교센터 신학생들은 매주 화요일 궁중족발에서 연대의 기도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강제집행 예고가 있으면 새벽같이 달려와 용역과 대치하고, 밤에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철거를 막기 위해 돌아가며 궁중족발에서 숙식하고 있다.

▲ 용역들이 갑자기 들이닥칠 것을 대비한 모습 ⓒ윤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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