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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으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는 촛불기도회’촛불교회, 교회성폭력피해자 위한 기도회
윤병희 | 승인 2018.03.09 01:47

3월8일 한반도 남쪽에서 세계 여성의 날 최대 화두는 ‘미투’였다. 각처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촛불교회(황남덕 운영위원장)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성폭력으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는’ 촛불기도회를 열고 교회 성폭력 피해자를 기도회 단상 마이크 앞에 세웠다.

촛불교회는 매주 목요일 촛불기도회를 열고 있는데 때마침 이날 목요일은 333번째로서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 촛불교회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교회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윤병희

증언자로 단상에 선 교회 성폭력 피해자 한 여성은 대형교회를 다니던 중 목회자의 성추행 시도를 거부한 이후로 그 목회자로부터 배척당했으며 그로 인해 직장도 잃고 교회도 잃었던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증언했다. 10분 남짓 이어진 긴 증언이었다.

이 여성은 얼굴을 가리고 단상에 나왔으며 촛불기도회 관계자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기자들에게 사진촬영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기자는 이 증언자를 사진촬영하지 않았다. (에큐메니안은 이 여성 증언자의 증언을 직접인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간략하게 간접적으로 전한다.)

김준표 목사(촛불교회 담당목회자)는 이 증언자를 소개하면서 “미투운동이 사회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지만 교회 현장은 그런 일들이 더 많겠지만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교회 현장에서 생긴 피해사례 증언이 흔치 않음을 알렸다.

이 증언자에 이어 기독교여성상담소 소장 채수지 목사는 이 증언자와 같은 피해자들에 대해 “교회가 이들을 포용하고 이들의 억울한 한을 풀어줄 때까지 이들은 교회 밖에서 서성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채 소장은 이어 “한국교회가 양적 성장과 수적 부흥의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을 때부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회지도자들에 의한 성폭력이 자행되어 왔습니다. 피해자들은 교회와 목회자에게 실망하여 교회를 떠나도 교회는 그들의 상처를 보지 못했고 그들이 교회를 분열시키는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했습니다.”고 질타했다.

채 소장의 교회 비판은 계속해 이어졌다. “지금 한국 교회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들만의 교회가 과연 하나님의 교회인가? 피해자의 인권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행하는 2차 가해는 교회의 의식수준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어 교회 성폭력의 특수성을 설명한다. “교회 내 성폭력은 신뢰와 의존을 이용한 범죄이므로 영혼에 대한 사기이자 살인입니다. 피해자의 신체 심리 영혼 전 인격을 사로잡는 어둠의 영처럼 피해자를 숨쉬지 못하게 하는 범죄이자 하나님의 영광을 크게 가리는 죄입니다. 아직도 가해자의 말뿐인 회개에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에게 주님의 사랑으로 다 덮고 용서하라는 말을 할 수 있습니까?”라고 성토했다.

그리고는 미투운동에 대해 교회의 응답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이 주체가 되는 미투운동은 하나님이 그들을 통해 정의로운 세상을 열어나가고자 하시는 부르심”이라고 말했다.

▲ 이날 설교자로 나선 김판임 교수(세종대)의 인도로 연대의 손을 잡고 원을 만들고 파송사를 하고 있다. ⓒ윤병희

이날 촛불기도회 참여자들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사회는 군화보다 더 악랄한 자본과 권력이 여성들을 일상에서 성적으로 유린하고, 억압하고, 성폭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제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떨쳐 일어나겠습니다. 상처받은 여성들을 물리적 힘으로 짓누르고, 위계의 권력으로 회유하려고 하는 이 사회와 교회의 위선을 고발하겠습니다.”고 함께 다짐의 기도를 했다.

이날 촛불기도회에서 김판임 교수(세종대학교)는 창세기 1장 27절과 갈라디아서 3장 28절의 성서 본문으로 “침묵은 이제 그만!”이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김 교수는 설교를 통해 “공감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들을 찾아서 부서진 자기 자신을 이어 맞추려고 한다면 반드시 자신이 겪은 일들을 끄집어 내어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기도회 참여자들을 세상으로 내보내는 파송사로 “남성만의 세상에서 희생된 피해자들이 침묵은 이제 그만 멈추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줍시다. 이야기를 듣고 함께 합시다. 그렇게 우리 세상을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이제 세상으로 나아갑시다.”고 선포했다.

세계 여성의 날은 110년 전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형편없는 임금과 노동 조건에 맞서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싸운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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