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연합이 27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보건의료인 선언문’을 발표하여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소 광우병은 인간광우병을 유발하며, 인간광우병은 아직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고, 발병하면 100% 사망한다”고 경고했다.   ⓒ 이철우

“미국은 올해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광우병이 발생한 나라다. 그동안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광우병 청정국가에서 쇠고기를 수입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굳이 광우병이 발생국인 미국의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은 어떤 주장으로도 설득력이 없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임박한 가운데 보건의료 종사자 1000여명이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 단체연합’(보건의료연합)은 27일 미 대사관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대한 보건의료 1000인 시국선언>을 발표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전 국민을 광우병에 노출시키는 도박행위”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연합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국민의 건강을 우선하는 정책이 아니”며 “정부가 국민 건강의 영역에 무역과 상업 논리를 적용한 결과, 국민의 생명을 포기한 매우 불행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30개월 미만 살코기도 안전하지 않다

이들은 한국정부의 쇠고기 수입조건인 ‘30개월 령 미만의 뼈가 제거된 살코기’가 광우병에서 안전하다는 과학 근거가 없음을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일본·독일·폴란드 등에서 30개월 령 미만 소에서도 광우병이 십 수 차례 발생했고, 특히 일본에서는 21개월 된 송아지에서도 광우병이 확인되었다.

또한 일본정부는 지난 1월 국제수역사무국에 제출한 공식문서에서 ‘살코기에도 광우병 프리온(광우병 유발 인자)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건의료연합은 미국의 사료정책도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모든 농장동물에 동물성 사료금지조치를 취했지만, 미국은 반추동물(되새김동물)에 대한 반추동물 사료만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되새김동물에 동물사료 금지조치를 97년부터 채택했지만, 다른 포유류나 가금류에게는 되새김동물로 만든 사료가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되새김동물로 만든 사료가 더 싸기 때문에 되새김동물에게 동물사료를 주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는 지적이다.

되새김동물에 대한 동물사료 금지정책은 이미 영국에서 88년부터 90년까지 시행하다 광우병 소가 생겨 실패한 정책이기도 하다.

미국 식약청은 지난 2004년 더 강화된 동물사료 금지규정 도입을 입법예고했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 99%이상 음식점 의무 없어

이들은 또 “한국의 쇠고기 유통구조는 소비자의 최종 선택권마저 박탈한다”며 “미국산 쇠고기가 국산으로 둔갑하는 경우는 너무 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90평 이상 음식점을 대상으로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되는 음식점은 전국 음식점의 1%도 안 되는 552개뿐이다.

즉, 정부의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는 절대다수 음식점에 ‘원산지 표시의무가 없다’는 것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음식점과 학교 급식, 병원 급식과 각종 가공식품 등에 미국산 쇠고기를 쓰더라도 소비자는 알 수 없어 먹고 싶지 않더라도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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