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농담처럼 그렇게 아이들이 돌아와 준다면 어떨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었다. 그리고 안산의 분향소가 올해 4월16일을 끝으로 정리되기에 안산합동분향소에서 맞는 4월1일 오전5시30분 부활주일 새벽기도회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부활주일을 맞아 안산지역의 교회들과 분향소기독교예배실이 함께 주관하는 마지막 새벽기도회는 많은 이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이제 4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온전한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안산지역 교회들은 기독인 유가족들과 함께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

▲ 안산의 분향소가 올해 4월16일을 끝으로 정리되기에 안산합동분향소에서 마지막 부활주일 새벽기도회가 드려졌다. ⓒ임석규

이른 새벽에 분향소기독교예배실의 문을 연 것은 기독인 유가족들이었다. 유가족들은 뒤이어 온 교회들과 함께 예배실 밖에 단상과 좌석들을 배치했고 특송을 담당하는 감리교 안산지방 목회자 부부 찬양단은 예배가 시작되기 전 각자의 음역부분을 점검했다. 5시가 되자 분향소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30분이 되자 예배가 시작되었다.

예배는 안산다문화교회의 박천웅 목사의 인도로 진행되었다. 박천웅 목사는 초대사와 성시교독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헌신한 유가족과 함께 동역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했다.

희망교회 이동규 전도사는 대표로 이 땅의 거짓과 질서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해체되고 억압된 사람들이 해방되며 진실이 승리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기도했다. 이후 문지성 학생(2학년 1반)의 어머니인 안명미 집사는 세월호 참사 때 침묵으로 외면하고 도리어 책무를 다하지 않은 정부를 비호한 한국교회의 문제를 증언으로 고발하였고 그 참담한 모습을 넘어 한국교회가 다시 진정한 역할을 감당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감리교 안산지방 목회자 부부 찬양단의 특송 이후 기독인 유가족들과 함께 예배실을 지켜온 조선재 집사가 봉독한 마가복음 16장 1~8절을 기반으로 서안산시온교회의 이창갑 목사의 설교가 진행되었다.

이창갑 목사는 세월호 참사에서 한국교회가 민중을 외면하고 권력에 굴종한 곡학아세를 지적하며 이에 대하여 수치심을 가지고 다시 부활 신앙으로써 아픔을 겪고 있는 이웃들과 함께 그 고통을 나눠야 함을 선포하였다.

▲ 이른 아침부터 부활주일 새벽기도회가 안산합동분향소에 마련되었다. ⓒ임석규

설교 후 박천웅 목사는 “세월호 참사의 온전한 진상규명을 위해, 416 안전생명공원이 유가족의 뜻에 맞게 세워지도록, 15일의 참사 4주기 기억예배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416재단을 위해, 16일의 합동영결식 이후 유가족과 함께하는 예배 공간의 마련을 위해” 기도할 것을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예배는 참석자들의 부활의 축하와 감사의 인사 나눔과 파송찬송 후 안산기독교연합회 회장인 최현규 목사(본오교회)의 축도로 마쳤다.

참사가 일어난 지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어 온전한 진상규명을 요구했고 진실을 가리고 국민들을 억압한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이뤄냈다. 그러나 아직도 유가족들의 아픔과 성도들과 시민들의 변화요구를 외면한 다수의 한국교회는 지금도 유가족들을 향한 각종 망언과 경거망동으로 교회로써의 책무를 스스로 내던졌고 그로인해 일반 시민들까지 한국교회로부터 등을 돌리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한국교회는 유가족들과 함께하고 있는 안산지역의 교회들의 자세를 본받아 자신들의 잘못을 회개하고 유가족들과 시민들에게 사죄해야 할 것이다.

임석규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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