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향린교회 강제철거를 규탄하는 부활절연합기도회(4월1일)에 이어, 곧바로 조직된 “강남향린교회 강제철거사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동한 장로 / 이하, 비대위)는 4월3일(화) 또 다시 서울동부지방법원(이하, 동부지법)을 찾았다. 비대위는 이날 12시, 동부지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집행 과정을 꼼꼼하게 분석하여 드러난 의혹 10가지를 공개한 후 지법원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면서 해명을 요구했다.

조합측이 요구한대로 움직인 집행관

비대위는 조합측과 법원이 발급한 관련서류 일체를 입수하여 이를 자세히 분석하고 이를 통해 드러난 의혹들을 정리하여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것이다. 비대위가 제기한 의혹들 중에는 동부지법이 3월26일자로 보냈다는 송달문을 피신청인인 교회나 이병일 목사가 받은 적이 없다는 것과 조합측이 법원의 집행관사무소에 제출한 탄원서에 날짜가 없다는 것 등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추론에 의해 도출된 것들이다.

▲ 조합측이 동부지법에 제출한 탄원서 중 두번째 페이지. 굵은 글씨로 “강제집행을 예고하게 되면 교회 신도들의 강력한 저항이 예상되기 때문에 예고를 하지 않고 신혹하게 집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쓰여있다. 또한 보낸 날자가 적시되어 있지 않다. ⓒ강남향린교회 제공

비대위 위원장을 맡은 김동한 장로는 이날 “예고 없는 강제집행은 죽임의 법에 의하면 합법일지 모르나 살림의 법에 의하면 불법입니다.”는 일성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장로는 “재개발조합, 송파경찰서 정보관, 동부지방법원 집행관, 그리고 재개발사업 시공사인 롯데건설 등 4자의 음모와 계략으로 강남향린교회는 침탈당했습니다.”고 분개하며 이런 “살인행위의 변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일어났으며 심지어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교회들인 삼일교회와 대원교회도 그와 같은 일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보라 목사는 강제철거와 같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돈 많은 굴러온 돌이 돈 없는 박힌 돌을 빼내는 짓거리”라고 정의하고, 또 최근 발표된 개헌안에 나오는 토지공개념을 설명하며 “땅을 소유한 사람의 배를 불려주는 개발왕국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하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대 발언을 위해 참여한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이원호 사무국장은 “15년이 흘러 뉴타운 사업은 사기로 판명되었다. 애초 9개로 선정된 뉴타운 지구 중 이곳 거여 지구만 사업이 진행 중”라고 지적했다.

아직도 돈이 먼저인 사회의 한 단면

기장의 목포산돌교회 김종수 목사는 연대의 발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며 여기 와서 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님, 당신이 말한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 과연 청와대에서 외치는 것과 현실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와서 보십시요.”

▲ “강남향린교회 강제철거사태 비상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위원장인 김동한 장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병희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제기된 의혹의 문제에 대해 4월5일 오후5시까지 답변해 달라고 시간을 특정해 고지하면서 ‘동부지법원장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10가지 의혹을 발표한 후, 김동한 장로와 임보라 목사는 법원청사 안으로 들어가 이 항의서한을 지법원장에게 전달하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김동한 장로는 “경찰과 법원의 강제집행...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자들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입니다.”고 말하면서도 예레미야서 2장27절을 인용하며 고백의 기도를 잊지 않는다. “그들은 나에게 등을 돌리면서도, 얼굴은 돌리지 않고 있다가, 환난을 당할 때에는 ‘오셔서, 우리를 구하여 주십시오’하고 부르짖는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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