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향린교회에 대한 예고없는 강제집행을 허가한 동부지법에 대한 규탄 기도회가 3일(화) 저녁에 동부지법 민원동 앞에서 열렸다.

기도회 시작 기도에서 이욱종(향린교회)님은 “4.3항쟁 과정에서 쫓겨난 자들의 피난처였던 인공동굴과 애기무덤에서 함께 하셨던 하느님이 지금 건설자본과 공권력에 쫓아난 거리의 강남향린교회와 함께 하여주시기를” 기도했다.

특별히 이 기도회에서는 홍천에서 대명리조트의 골프장 건설로 땅과 집을 모두 빼앗긴 신상철 님이 나와 시대의 증언과 연대발언을 했다. 시대가 변해도 아직까지 이 땅에 남은 가장 미개한 법이 자본과 결탁한 ‘토지수용법’(토지보상법)임을 이야기 하며 이것이 바뀌지 않는 한 제2, 3의 강남향린은 반복해서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 재개발 조합측과 동부지법 집행관의 담합으로 강제집행 당한 강남향린교회가 동부지법에 대한 규탄 기도회를 동부지법 민원동 앞에서 열었다. ⓒ김준표

하늘말씀펴기는 NCCK 인권센터 소장인 박승렬 목사가 해 주었다. 박승렬 목사는 설교에서 “1975년 4월9일 인혁당 사건 선고로 사형집행이 이루어진 날이 ‘사법사상 암흑의 날’이 되었다. 그 후로도 사법부는 항상 권력욕에 취해 반민중적 태도를 보여 왔다. 이번 강남향린교회의 문제는 단순히 교회당 하나를 찾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폭력을 비호해 온 불의한 사법부를 개혁하고 그들의 부끄러움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님의 몸이 찢겨진 날, 성금요일에 예수님은 합법으로 가장된 재판을 통해 죽임을 당했다. 그 후로 기독교 역사는 2,000년동안 빌라도의 이름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있다. 강남향린도 이번 성금요일에 교회가 찢겨지고 빼앗겼다. 이 불의한 일에 앞장 선 집행관과 건설사의 이름을 기록하고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알려주어야 한다.”고 설교하였다. 박승렬 목사의 설교는 생명, 정의가 아닌 악으로 충만한 거짓말쟁이, 거짓의 아비, 사법부을 향한 예언자의 외침이었다.

기도회는 강남향린교회 교우들과 참여한 모든 이들이 권력에 의해 찢겨지고 죽임 당한 예수의 고난에 함께하기를 결의하는 시간이 되었다.

김준표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