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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개헌논의상황, 종교계도 뿔났다NCCK정평위, 개헌의견서제출하고 정치권 논의촉구
에큐메니안 | 승인 2018.04.16 23:38

10차 개헌 논의가 국회에서 공전을 거듭하자 지난 지난 3월20일부터 정부 개헌안이 발표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여야가 또 다시 격돌하며 개헌안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가 거듭되고 있다. 여기에 여러 현안들이 겹쳐지면서 개헌안 논의는 아예 논의 테이블에서 빠져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을 맞이하면서 시민사회단체들 뿐만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개헌안 논의를 촉구하며 성명서와 의견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남재영 목사 / 이하, NCCK정평위)도 성명서와 개헌안에 대한 의견서를 발표하고 다시 한 번 개헌안 논의를 국회에 촉구했다.

지지부진한 개헌 논의, 종교계도 뿔났다

3월16일 NCCK정평위 명의로 발표된 성명서와 의견서는 먼저 촛불혁명에서 비롯된 이번 10차 개헌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도 국민적 참여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그렇지 못한 현실을 안타깝다며 성명서를 시작했다. 또한 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보고서(2018.1.)가 만들어졌지만 국회 안의 헌법개정에 관한 논의는 당리당략을 계산하느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정쟁으로 얼룩져 있는 정치권의 현시국을 비판했다.

▲ 지난 3월22일 NCCK정평위 주최로 개헌안 의견수렴을 위한 시국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NCCK정평위 명의로 발표된 의견서는 이 토론회를 비롯한 여러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것이다. ⓒ윤병희

그러나 NCCK정평위는 국회 자문위 보고서나 대통령 발의 개헌안 모두 촛불혁명의 민심을 반영하여 국민주권 시대의 상황에 걸맞는 헌법규범을 마련하고자 한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절차적으로 볼 때 두 안 모두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기초로 했을 뿐 사실상 국민적 참여의 과정은 배제되었다고 지적했다. 내용적으로도 권력의 집중을 방지하고 기본권을 향상시키고자 한 점에서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NCCK정평위는 성명서를 통해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국회가 입법 대의기관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채 당리당략을 위해 헌법개정을 이용하고 있다며 정치권의 반성을 촉구했다.

NCCK 개헌의견서, 헌법전문과 총강, 그리고 기본권에 한정한 것

이어진 의견서에서 NCCK정평위는 먼저 NCCK 내 관련 위원회별 사전 의견수렴과 공개토론(2018. 3. 22 “촛불혁명의 완성, 삶을 바꾸는 개헌” 토론회)을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제10차 헌법개정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의견”을 마련했음을 지적하며 의견서를 국회 각 당과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NCCK정평위는 NCCK가 제출한 의견서는 주로 헌법 전문과 총강, 그리고 기본권의 신장과 관련된 범위로 한정하여 제안한 것으로 한정지었다.

먼저 헌법의 전문과 총강은 대한민국의 기원, 기본가치와 이념, 국가의 목표, 헌법의 정통성, 국가와 사회의 구성과 운영 원리를 밝히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히고, ▲ 국민국가를 형성하고자 하는 민중투쟁과 더 많은 자유와 평등, 더 많은 정의와 복지를 실현하려는 민중항쟁의 성과였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 ▲ 현행 헌법이 민주공화국의 가치체계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고 한정하고 있는 것을, 참여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모든 사람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고, 사회적 연대와 정의를 실현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고, 생태계 보전의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그 폭을 넓힐 것, ▲ 그 가치체계에 근거하여 국가의 대내외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대외적으로는 인류공영, 동북아시아와 세계 평화의 실현, 지구 생태계의 보전에 이바지하고, 대내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면서 자유국가, 사회국가, 문화국가, 자연국가(생태계 보전을 위한)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총강과 관련하여 보충되어야 할 사항으로는 ▲ 대한민국의 주권의 소재와 그 행사방식과 관련하여, 권력의 행사방식이 국민의 선택에 맡겨져 있고 마땅히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권력의 행사는 법률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 ▲ 국가 운영과 정치의 원리와 관련하여, 정당 구성과 활동의 원칙, 삼권분립의 원칙, 국군과 공무원제도 운영에 관한 사항 외에 국민주권으로부터 직접 도출되는 참정권 조항을 총강에 배치하여 선거권, 소환권, 헌법개정 및 법안 발의권, 국민투표 발의권, 대의기구 구성의 비례성 준수, 선거연령의 하향 등을 명시하는 등 가능한 한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할 것, ▲ 사회경제적 운영 원리와 관련하여, 사적 자치의 원칙을 출발점으로 하되 사회세력들이 힘의 균형에 바탕을 두고 서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연대관계를 형성하도록 천명할 것, ▲ 문화국가 운영 원리와 관련하여, 현행 헌법의 민족주의적 문화이해에서 벗어나 다민족ㆍ다문화 상황에 부합하는 문화 창달을 명시할 것, ▲ 생태계 위기 상황 가운데서 새로운 국가 운영의 원리로 생태계 보전의 임무를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본권과 관련해서는, 기본권의 주체를 ‘사람’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는 ‘국민’을 ‘사람’으로 해석할 가능성을 차단함으로써 오히려 기본권 보장의 후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기본권의 주체를 ‘사람’으로 하되 ‘국민’으로 한정해야 할 경우에 대해서는 법률로 규정한다는 단서를 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NCCK정평위는 기본권 조항을 일관성 있게 체계적으로 재배치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순서는 자유권적 권리, 사회적 권리, 문화적 권리, 생태계 보전과 향유의 권리, 청원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순으로 일관성 있게 배치하고 기본권 제한 단서로 마무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본권 체계를 규정하는데 있어서 신체의 자유를 위시한 자유의 권리들이 갖는 성격과 위상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전제한 후, 고전적인 자유의 권리들, 곧 양심의 자유, 신앙의 자유,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시위와 집회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은 공화주의적 헌정질서의 필수불가결한 조건들로 확립되어야 할 권리들로서, 이를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법률이나 시행령, 법률해석이나 조치들은 무효라는 것을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불거진 포털 사이트 내에서 댓글 조작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새로운 미디어 환경 가운데서 표현의 자유를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민참여 공영미디어 제도를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NCCK정평위는 계속해서 소수자 인권(장애인권, 이주인권, 성소수자인권)의 관점에서 평등권 조항의 차별금지 사유가 확대 강화되어야 한다며 인권 문제를 언급했다. 특히 현행 헌법상의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외에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장애, 인종, 출신국가 등이 명기되어야 하고, 여러 차별현상을 금지하는 근거가 되는 권리들이 신설되어야 한다고 지적해 적잖은 논란이 예상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 재산권의 성격과 위상을 규정하고 재산권 행사를 규율하는 규범을 명문화할 것, ▲ 노동권과 관련, 우선 먼저 현행 헌법에서 ‘근로’로 표현된 용어는 ‘노동’으로 바꾸고, 노동권의 핵심요체로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의 보장 요건은 더욱 강화할 것, ▲ 경제민주화 조항은 재산권과 노동권의 균형을 전제로 하여 전향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 ▲ 현행 헌법에서 환경권 규정은 매우 취약한 점을 고려, ‘생태계보전’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환경권 역시 그 전제하에서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과 ▲ 기본권을 강화하고 권력의 집중을 방지하는 방안으로서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헌법해석의 자율성을 강화할 제도를 강구할 것 등을 주문했다.

NCCK정평위는 의견서를 마치면서 이러한 제안은, 하느님의 형상을 부여받은 인간의 존엄한 삶의 구현을 신앙의 과제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입장에서 특별히 주목하고 있는 주요 관심사에 해당한다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관점에서 절실하게 여기는 사안들에 대해 우선하여 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의견서에 담아내지 못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신장시킬 수 있는 방향에서 최선의 대안이 강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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