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동자의 오랜 꿈이었다. 절름발이 철도, 끊어진 선로 위 철마를 보며 키웠던 꿈이었다. 서울국제역을 출발해 신의주와, 하얼빈, 모스크바를 거쳐 파리로 이어지는 대륙횡단열차의 꿈. 불과 80여년 전만해도 철길은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일제 식민지 수탈의 도구로 부설됐으나, 해방과 함께 기지개를 켜보기도 전에 두 동강난 우리의 철도. 분단의 아픔 속에서 여전히 철도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북한 철도 총연장은 2016년 기준 5천키로가 넘는다. 이에 반해 채 4천키로가 되지 못하는 남한 철도는 반세기가 넘도록 넓은 대륙으로 뻗어나가지 못한 채, 반도에 갇혀 끊임없이 민영화 논란에 시달려왔다. 탐욕스런 재벌들은 호시탐탐 철도를 먹잇감 삼아 노려왔고, 정부는 철도경쟁체제를 만든다는 미“명으로 부채질했다. 철도노동자들과 저항은 안전한 국민철도, 공공철도를 지키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었다.

이제 시련의 과거를 훌훌 털고 대륙을 향해 달려갈 공공철도의 미래를 상상하는 즐거움은 비단 철도노동자들 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누릴 몫이다.

지금 우리는 대륙철도의 희망이 먼 상상이 아니라 구체적 현실로 다가오는 격변의 시기를 관통하고 있다. 철도노동자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실현은 물론 남북철도 연결을 통한 한국 철도의 불우한 역사를 청산하는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기대한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철도노동자와 국민들의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철마는 다시, 달려야 한다.

2018년 4월 25일
전국철도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