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5월2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산회담 취소를 결정하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내는 서신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서신에 따르면 이번 회담이 취소된 배경을 “가장 최근 성명에서 귀측이 보인 큰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심 때문에, 지금 시점에는 이 오래 계획된 회담을 진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느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 서한으로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즉, 최근 북한 외무성 관리들이 미국을 강경하게 비난한 것을 이유로, 6월12일로 예정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리비아 모델’을 거론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고 한 데 이어, 24일에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거듭 같은 기조의 담화를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미 대통령은 서신 말미에 “만약 이 중요한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바꾼다면, 주저 말고 연락하거나 편지를 보내 달라.”고 하며, 회담의 모든 가능성을 차단한 것은 아님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한 같은 날 로이터 통신은 북미정상회담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트럼프 행정부에서 CIA 국장을 맡았고 이어 국무장관을 역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의 말을 인용해 기사를 개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정상 회담에 앞서 싱가포르에 물류 팀을 파견하려고 했지만 북한은 최근 며칠간 반응이 없었다.”고 폼페이오 장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 발언들이 있기 전에 이미 싱가폴 회담 준비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실무 준비를 위한 접촉이 이미 무산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로이터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신을 발표하기 전인 수요일에 회담 취소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정상회담 취소가 논의되고 있었음을 알리는 부분이다. 이는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은 정상회담 취소 이유가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이 취소 되었음을 알리는 서신을 백악관에서 발표했다. ⓒ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따른 국내의 여론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물론 종교계도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기도회까지 준비하고 있었던터라 반응이 격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평화통일위원장(이하, 기장 평통위) 정상시 목사의 명의로 된 논평을 발표하며 실망의 빛을 감추지 않았다. 기장 평통위는 먼저, “당혹스럽다”는 표현을 써가며 회담 취소가 예상할 수 없었음을 드러냈다. 

또한 “북한이 이미 미국 시민을 석방하고 전 세계를 향해 핵 실험장을 폐기한 그 날에 미국이 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함으로써 평화를 소망하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의지와 지속적인 노력 없이는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의 취소 결정에 실망을 금할 수 없지만, 미국과 북한 모두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한편으로는 계속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 희망의 끈을 간직하며 계속 기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기장 평통위는 “이 절박한 시기에 더욱 깨어 일어나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기도”를 당부하며, “어둠 속에서 새 빛을 창조하시는 하나님께서 가까운 시일 안에 평양 또는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열어주시도록 마음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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