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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장병기 목사, 노회로부터 출교판결
이정훈 | 승인 2018.05.29 23:01

지난 5월25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서울동남노회 재판국에서 판결 선고가 있었다. 그간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해 오던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4명의 목사들을 출교한다는 결정이었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 서울동남노회 사무실에서 이용혁, 이재룡, 장병기, 최규희 목사를 출교 처분하고, 나머지 9인에 대해서는 견책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번 판결을 두고 소위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들린다. 또한 이러한 소식이 외부로 알려지자 한 목사는 “재정횡령, 성범죄, 논문표절 등 수많은 비리가 밝혀져도 출교는 고사하고 정직도 안 받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리기도 했다.

이에 출교 처분을 받은 현 KSCF(한국기독학생총연맹) 총무인 장병기 목사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장병기 목사는 “작은 교회 그 누구도 가고 싶지 않은 미자립교회를 세습한다고 하면 박수를 보낼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상징성이 다릅니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교회입니다.”라며 명성교회의 세습문제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왜 세습이 이렇게 큰 파장을 가져오는지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그 자신에 대해 내려진 판결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이번 노회재판국의 판결은 지난 번 김수원 목사님의 면직, 출교 판결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과도한 반응일 뿐 아니라 절차와 형식 면에서나, 내용 면에서나 정당성이 없는 재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명성교회의 문제가 단순한 세습의 문제가 아니라 “교단 법을 명백히 어겼음에도 누구에게나 공명정대 해야 할 법과 원칙이 대형교회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으로 보았고, 이것을 지켜보는 “수많은 목회자들, 평신도들에게 교단과 교회에 대한 좌절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장병기 목사는 “이런 판결을 내린 분들이 사탄이나 이상한 나라 사람들이 아닌 우리 곁에 함께 하고 있는 목사와 장로들이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치 독일의 여성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이라고 고쳐 들어도 좋을만한 이야기였다.

▲ 명성교회 세습 반대를 주장해 왔던 KSCF 총무 장병기 목사가 예장 통합 서울동남노회로부터 출교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장병기는 목사는 이러한 노회의 결정에 대해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정훈

▲ 급하게 요청 드린 것인데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세세한 사항은 잠시 뒤에 짚어 보기로 하고 먼저 질문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노회에 제명 혹은 출교를 당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게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렇게 되면 교단 혹은 총회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것인가요? 현재 활동하고 계시는 교회와 KSCF 총무 활동에는 지장은 없는 것인가요?

노회재판국에서 출교 판결을 내렸습니다. 총회 헌법상 출교의 의미는 ‘교인 명부에서 제명하여 교회 출석을 금지시킨다.’이지만 노회재판국의 출교 판결은 노회 명부에서 제명하여 노회 출석을 금지시키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출교는 직원의 신분을 박탈하는 면직과는 다릅니다.

노회의 판결은 상소기간(판결문 접수 후 20일)이 지나야 확정되는데, 상소기간 중에 상소를 할 경우, 총회재판국에서 판결이 선고되어야 확정됩니다. 현재 부당한 노회 판결에 대해 상회 기관인 총회에 상고할 계획입니다. 따라서 KSCF 활동이나 총회, 노회, 교회 등 다른 활동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입니다.

▲ 너무 과도한 반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동생도 세습을 했습니다. 물론 교단에서 목회지 대물림법이 없을 때의 일입니다. 작은 교회 그 누구도 가고 싶지 않은 미자립교회를 세습한다고 하면 박수를 보낼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상징성이 다릅니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교회입니다. 그래서 김삼환 목사도 스스로 세습하지 않겠다고 했고 아들도 세습은 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입니다. 왜 세습이 이렇게 큰 파장을 가져오는지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또한 이번 노회재판국의 판결은 지난 번 김수원 목사님의 면직, 출교 판결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과도한 반응일 뿐 아니라 절차와 형식 면에서나, 내용 면에서나 정당성이 없는 재판이라고 생각합니다.

노회의 허락을 받지 않고 조직된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불법단체’이며, 불법단체의 활동이기 때문에 ‘불법행위’라는 논지인데, 노회 산하 공식 기관이나 단체 외에 노회의 허락 없이 사적으로 조직된 단체는 계속 있어 왔으며, 지금도 존재합니다. 그 중, 비대위가 노회에서 벌어지는 불법적인 일들을 바로잡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이유로, 노회 규칙과 총회 헌법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불법단체로 낙인찍고, 책벌 중 가장 무거운 책벌인 면직이나 출교를 비대위원장과 임원들에게 내렸다는 것은 일반 상식이나 법리적 판단에 도저히 맞지 않고, 특정 교회의 입장을 대변하여 ‘괘씸죄’를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개교회와 연관된 문제로 과도한 반응이라는 것은 어떤 준거에 근거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이제 좀 세세하게 짚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되기까지의 상황들을 좀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잘 아시듯이 작년에 명성교회가 총회 헌법이 금하고 있는 목회지대물림(소위 세습)을 무리하게 강행하다보니 온갖 불법 탈법적인 상황이 발생하였고, 이에 대한 법적 공방 등으로 노회가 파행되었습니다. 명성교회 측은 세습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엄연히 노회규칙 상 노회장으로 승계되도록 되어 있던 김수원 당시 부노회장을 불법적으로 노회장에서 끌어내렸고, 직권남용, 직무유기라는 말도 안 되는 죄목으로 고소하였습니다. 노회재판국은 명성교회가 김삼환 목사 아들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한 건이 총회 법에 위반인지를 물었던 김수원 당시 부노회장에게 면직, 출교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명성교회와 노회임원, 노회재판국은 함께 공모하여 노회를 혼란으로 빠뜨리고 노회원 간에 갈등과 반목을 조장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와 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절망과 아픔을 심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 단순히 명성교회를 세습하는 차원의 문제라고 보이지 않습니다. 그간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되었고, 교회 재정 비리 문제까지 언급되었습니다. 실제로 어떤 것으로 생각하시는지요?

이번 사건은 세간에 이미 제기 된 재정비리뿐만 아니라 맘몬화된 대형교회를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욕망의 구조에서 나온 반기독교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명성교회는 이런 공교회를 사유화하려는 것입니다. 여기에 교단 법을 명백히 어겼음에도 누구에게나 공명정대 해야 할 법과 원칙이 대형교회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그것을 지켜보는 수많은 목회자들, 평신도들에게 교단과 교회에 대한 좌절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봅니다.

▲ 이 문제를 사회 법정에서 결론을 지으려고 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사안은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서울동남노회 비대위는 노회장 선거무효소송과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청원 결의무효의 건 2가지 소를 제기했습니다. 선거무효소송은 총회재판국에서 인용되어, 원고 승소하여 당시 부노회장 대신 세워졌던 노회장(최관섭 목사)은 그 직을 잃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에 명성 측이 불복하여 일반 법정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일반 법원 또한 총회재판을 인정하고, 이유 없다고 기각하였습니다. 총회법을 명백하게 위반한 결의무효 소송은 아직 총회에서 재판 중입니다.

일련의 행태를 보면 어떻게든 부자세습을 관철시키고야 말겠다는 그들의 욕망이 총회재판 판결을 무시하면서까지 일반 법정에까지 끌고 가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선교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교회의 도덕성과 신뢰 상실, 나아가 한국교계 전반에 어두움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 앞선 질문을 반복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노회 제명 혹은 출교 결정은 노회가 명성교회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는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작년 노회 파행 이후, 자기들끼리 불법적으로 조직한 노회재판국은 처음부터 구성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양심있는 노회원들이 재판국원이 되기를 고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노회임원회에서 세습을 찬성 또는 용인하는 명성교회 측 사람들로 재판국원을 보선하였고, 그렇게 구성된 재판국이 명성교회의 입장에 서서 그 손을 들어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불공정하고 형식적인 재판 과정과 법 원칙에 어긋난 판결은 노회재판국이 더 이상 공적인 노회재판국이 아닌 명성을 위한 노회재판국이라는 사실을 반증합니다. 이런 사실은 불고불리(不告不理)의 원칙도 지키지 않고 죄를 적용해 자신들의 뜻을 따르지 않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제거했던 과거 군사정권들이나 행했던 반인권적인 구태를 재연하는 것과 같은 매우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 노회쪽에서 보면 징계수위라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와 관련 징계를 받은 분들은 어느 정도인가요?

노회재판국으로부터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 위원장인 김수원 목사가 이미 면직 출교 판결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나머지 비대위원 13명에 대해서는 출교(黜敎) 4명, 견책(譴責) 9명의 판결을 받았습니다. 견책 판결을 받은 다른 비대 의원들은 똑같은 행위를 했는데 왜 다른 판결 주문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상식적으로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형평성 없는 판결입니다. 노회재판국이 법리적 판결이 아닌 명성교회 측에 반대 활동했다는 이유만으로 출교와 면직이라는 최고 징계를 선고 한 것은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과도하고 비상식적인 판결입니다. 현재 이 일로 인한 교계 안팎에 파장과 비판적인 여론이 들불처럼 일고 있습니다.

▲ 노회 결정 관련 소식을 금요일에 들었습니다. 이 결정과 관련 어떤 대책 모임이 있었는가요? 앞으로의 대응 방향에 대해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이 판결로 인해 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많은 분들이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 부당한 노회 판결에 대해서 비대위 차원에서 총회에 상고(上告)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아울러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공공성과 원칙을 상실한 잘못된 교권 구조를 바꿔내는 ‘교회개혁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과 단체들이 함께 연대할 의사를 전달해 왔습니다. 제가 집행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위한 예장 연대'라는 교단 내 연대뿐만 아니라 타교단과 기독교 사회 운동에 앞장서서 활동하는 제 단체들과 연대하여 새롭게 거듭나는 한국 교회를 만들기 위해 각계의 의견과 지혜를 모아 나갈 계획입니다.

▲ 마지막으로 이 문제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런 판결을 내린 분들이 사탄이나 이상한 나라 사람들이 아닌 우리 곁에 함께하고 있는 목사와 장로들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회는 공교회이기에 다른 목사와 장로가 잘못해도 우리가 그 책임과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쌓여 온 교단과 한국교회 안에 자리 잡은 폐단을 이제는 바꿔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고정관념과 결코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골리앗 같은 명성교회와 선한싸움을 싸워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우리 안에 자리잡은 ‘안 된다’. ‘쉽지 않다’라는 부정의식을 깨트려 복음의 순수성을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교계 내에 상식이 통하고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살맛나는 한국교회를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이 일은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말도 안 되는 신앙의 신비를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복하는 겸손한 실천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병들고 지친 낡은 한국교회를 새롭게 만드는 일에 주님의 도구로 함께 해 주시기 부탁합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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