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은 지난 5월 23-25일까지 교육부 사안감사를 받았다. 교육부 감사의 원인은 연규홍 총장의 금품수수 및 이사자녀 특혜채용(초빙교원, 계약직원) 의혹이다. 경인일보(5월 25일자)와  에큐메니안(2018년 5월 28일자, 31일자) 기사에 따르면 연규홍 총장이 후보자 시절 박현준 교수에게 전임교수 자리를 약속하고 현금 500만원을 받았으며, 총장이 된 이후에는 전임교수 자리를 위해 1~2억을 요구했다고 한다. 참담한 심정이다.

7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신이 한국사회에서 어떤 대학이던가?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서 구성원 모두가 사회정의를 온 몸으로 부르짖으며, 군사독재의 억압 속에서도 저항과 희생을 실천해온 대학이 바로 한신이고 우리는 이를 한신성이라 부른다. 이 같은 자랑스런 한신의 역사 속에서 한신의 신학과 교수이자 한국기독교장로교회의 목사인 연규홍 총장이 후보자 시절에 교수채용을 이야기하며 돈을 받고, 총장이 되고 나서는 교수자리를 매관매직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는 것은 개교 이래 가장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신은 연규홍 총장의 ‘비리의혹’으로 한 순간에 ‘진보한신’에서 ‘비리한신’으로 추락하게 되었다. 이는 전적으로 연규홍 총장의 ‘사욕’과 ‘무능’에서 비롯된 것이지, 대학 구성원의 비리가 아니다. 모두 알고 있다시피 지금 대학의 사활은 오직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이하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선의 평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엄청난 경영위기가 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학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직원들은 불합리한 근무여건 속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인내하며 늦은 시간까지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처럼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무슨 죄가 있어 ‘비리한신’, ‘부실대학’의 직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야 한다는 말인가? 후보자 시절부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총장’만 되고 보자는 총장의 ‘사욕’과 ‘무능’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였다.

교육부 사안감사를 받은 이후에도 총장은 “문제될 것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반성의 기미조차 찾아볼 수 없는 말이다. 노동조합 집행부는 제보자의 녹취파일과 녹취록을 입수하여 총장의 말대로 정말 문제될 것이 없는지 읽고 또 읽고, 듣고 또 들어보았다. 차라리 우리는 우리 눈과 귀를 의심하고 싶다.  2018년 1월 28일 녹취파일에는 연규홍 총장, 박현준 교수를 포함하여 4명의 대화가 녹음되어 있기에 증거자료로써 신빙성은 논할 필요가 없다. 녹취록에 나오는 이○○ 목사는 자신들이 돈을 주고받은 사실들을 확인하는 과정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스스로 고백하고 있을 정도이다. 또한 녹취파일에는 3월 19일자 경인일보에 보도된 “법인 이사진 자녀 특혜채용”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분노와 통탄을 금치 못할 뿐이다.

2016년 3월부터 촉발된 민주적인 대학총장 선출은 법인 이사회의 오만과 대학본부의 무능함으로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고, 결국 우리는 비리의혹에 둘러싸인 연규홍 총장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작년 10월에 민주적인 대학총장 선출을 위해 목숨을 걸고 끝까지 단식을 했던 학생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우리는 깨달았다.

노동조합 집행부는 한신대의 사활이 걸려있는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두고 총장의 금품수수 및 특혜채용 의혹으로 인해 발생한 대학의 위기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한신대학교 구성원의 명예를 회복하고 당면한 대학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며,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나갈 것이다.

첫째, 연규홍 총장은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두고 있는 중대한 상황에서 총장후보자 시절에 일어난 금품수수 및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서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있다면 구성원들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

둘째, 대학본부는 총장의 개인비리의혹 때문에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최선의 방안을 수립하여 대응하라. 그동안 노력해온 구성원의 땀과 희생이 조금도 헛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셋째, 총장 선거와 관련하여 연규홍 총장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김○○ 이사와 자신의 딸의 초빙교원 채용과 관련된 이○○ 이사도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

2018. 6. 4.
전국대학노동조합 한신대학교지부 집행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