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3일 18시, 누구에게는 환호를, 누구에게는 충격의 시간이었으리라. 문재인 정부 1년간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승은 이명박근혜 정권 이후 민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소위 ‘샤이-보수’라고 하는 자신들의 지지 세력이 어느 정도 있음에 자신하던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참패는 이제 이 사회에서 극우를 포함한 보수가 통할 수 없음이 드러났다.

정의당과 민중당, 녹색당 등 진보정당들의 분전이 큰 빛을 보지 못해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서 진보적 아젠다에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통해 촛불혁명 이후 시민들의 인식에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를 남겼다. 또한 다수의 진보교육감들의 당선은 더 이상 학생들을 성적이란 표면에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기를 원하지 않는 시민들의 바람이 녹아있다.

이번 선거의 결과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곳들 중 한 곳은 바로 한국교회다. 선거기간 중 극우 및 보수 정치인들은 한국교회들을 포섭하면서 지역 내 혐오를 선동해왔다. 필자가 속한 지역에서는 충남인권조례의 폐지를 위해 보수교계들이 수차례 기도회 형식의 집회를 진행했고 거기에 으레 극우 및 보수 정치인들이 함께 자리하여 교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끌어내왔었다.

▲ 2018 지방선거 결과 ⓒYTN

또한 보수교계들은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혐오를 지역에 전파시키는 전위대의 역할을 ‘복음을 지킨다’는 명목아래 자처해왔다. 그렇기에 이번 선거의 결과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국교회의 미래는 한층 더 암울할 것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되었다. 이제 시민들과 교인들은 자신과 다른 모습을 가진 이웃들을 배제하는 그들의 행보에 동의하지 않고 교계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외치게 되었다. 교계의 지도자뿐만 아니라 평신도까지 촛불을 들고 적폐청산과 새로운 세상의 견인을 외쳤고 이들의 바램은 한국사회와 한국교계를 변하게 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지난 대통령 선거와 이번 지방 선거를 통해서 큰 질문을 받게 되었다. 한국교회는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준행하고 있는가?

장현호 선생님의 ‘예수, 쫓겨난 사람으로 오시다’의 가사를 잠시만 되돌아보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본가나 권력자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온 것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시 사회에서 평범했던 사람들을 제자로 부르셨고 민중의 곁으로 들어오셨다. 민중이란 울타리 안에서도 병이 들거나 천대받던 이들을 위로해주시고 가진 자들의 혐오와 배제를 꾸짖으셨으며 누구에게나 하나님 나라의 문이 가깝게 있음을 선포하셨다.

지금의 한국교회의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이신 모습을 어떻게 이해하고 행동해왔을까? 물론 각 지역에는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하나님의 나라가 사회적 복지 및 정의와 괴리되지 않음을 가르치며 실천하는 교회들이 소수이지만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한국교회들이 보여주는 모습에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신뢰를 주지 않게 되었다. 교회 및 교단 내외에서 보이는 각종 부정부패로 인하여 해마다 교인의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의 수가 줄어들어 이제 한국교회의 미래가 불안함을 넘어서 예측할 수 없다고까지 한다.

영화 ‘곡성’에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유명한 대사가 있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헌지 모르면서!’ 이 날카로운 대사가 오늘날 한국교회를 파고들어 오고 있다.

최근 조계종의 문제로 인해 신도들이 촛불을 들고 조계종의 적폐를 청산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신성남 선생님의 질문을 빌려와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어쩔거나, 한국교회?”

임석규  rase21c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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