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가 또 다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벌어졌다. 이로써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의 죽음은 30명에 이르게 되었다. 6월27일(수) 자살한 48세 김◯◯ 씨(이하, 김 모 조합원)는 같은 날 오후 2시 가독, 동료, 친구, 친척들에게 문자를 발송하고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 모 조합원이 발송한 문자를 공개했다. 먼저 14:00 경, 김 모 조합원이 아내에게 발송한 문자 내용은 “그동안 못난 남편 만나 고생만 시키고 마지막에도 빚만 남기고 가는구나. 사는 게 힘들겠지만 부디 행복해라.”와 “그리고 천하에 못난 자식 어머님께 효도 한 번 못하고 떠나서 정말 죄송하다고 전해주라.” 등이었다.

또한 동일 시각 해고자 동료에게 발송한 문자는 “형 그동안 고마웠어요. 신세만 지고 가네요.”라는 내용이었다.

쌍용자동차 지부에 따르면, 김 모 조합원의 죽음이 “과거 죽음과 다른 점은 김 모 조합원은 2015년 12월 30일 해고자 복직 합의 후 합의서 불이행으로 고통 받다가 자살한 것”이라고 밝혔다.(45명 복직, 120명 미복직) 최근 해고자 복직 노사협상 결렬된 상태에서 일어난 참사였다.

또한 쌍용자동차 지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 모 조합원은 “야간에는 화물차를 운전하고, 낮에는 공사 시공일을 하면서 밤낮으로 성실하게 일해 생계를 유지함. 최근 독곡동 자택 재개발로 인해 이사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쌍용자동차 지부는 “생계문제로 투쟁에 결합하지 못하다가 최근 야간근무 후 아침 1인 시위, 목요일 저녁 문화제 등에 참여하면서 복직 의사 강력히 피력”했다며, “회사가 복직 시한만이라도 알려줬더라면 목숨을 끊지 않았을 것”이라고 쌍용자동차 사측을 비판했다.

김 모 조합원의 자살 소식이 알려지자 노동계와 시민계, 그리고 종교계가 한 목소리로 쌍용자동차와 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쏟아내고 있다.

▲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비롯 법원 사법농단 피해자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동문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공동고발 등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러한 가운데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남재영 목사)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서른 번째 죽음, 이것이 진정 마지막이기를 소망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NCCK 정평위는 성명을 통해 해고 노동자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사회적 살인”이라고 규정하고, “이윤 추구에만 몰두한 채 해고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에 무관심했던 사측이, 그리고 노동자와 기업이 상생하는 건강한 노동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책무를 방기한 정부가 땀 흘려 일하는 평범한 삶을 염원했던 노동자를 죽음으로 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쌍용자동차 사측에는 고인의 영정 앞에, 그리고 해고 노동자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조건없는 복직을 즉각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서도 비판을 마다하지 않았다. NCCK 정평위는 성명에서 “정부 역시 서른 명의 죽음 앞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지난 10년 간 대한민국 정부는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수수방관한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계속해서 “전쟁을 벌이듯이 노동자를 때려잡은 무시무시한 국가 폭력에 대해 반성하지 않았으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건강한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는 일에 무섭도록 무관심하고 무능했다.”고 격앙된 어조로 정부의 무능을 비난했다.

NCCK 정평위는 “촛불 시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받들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하루 속히 일터로 돌아가고, 우리 사회에 다시는 부당한 해고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든 조치를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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