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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그늘교회, 도심의 퀴어 신앙공동체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작은교회를 찾아서 6
김영철 목사(NCCK교육위 부위원장) | 승인 2018.08.03 21:12

요사이 한국사회나 한국교회가 소수자의 혐오를 가장 강하게 표현하는 이슈 중의 하나는 성소수자 의제 흔히 동성애 의제이다. 지난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의 광장 다른 한편에는 동성애 반대자들이 시위를 벌렸던 장면이 상징적이다. 교회에서의 반대는 더욱 격렬한데 NCC 인권위에서 주관한 동성애 토론회가 격렬한 반대로 무산되는가 하면, 한 신학대에서는 학생들이 성소수자 혐오하지 말자는 퍼포먼스를 했다고 하여 학사징계를 내려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실체가 없는 한국 보수 기독교의 동성애 혐오

전통적으로 보수세력들이 진보를 종북으로 몰아 세우던 프레임이 한반도 평화체제의 가시화로 효력이 다하자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했다는 평가이지만, 종북은 그나마 실체가 있다고 하지만 동성애 논란은 사회적 논란을 억지로 불러 일으키는 느낌이다. 본격적인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김영철 목사

비교하자면 2000년 캐나다 토론토에 박사과정 공부하러 갔을 때에 교회나 학교에서 가는 곳마다 동성애 이슈로 토론을 하는 것을 보았다. 당시에 토론 주제도 동성애에 대한 기초적인 사안이 아니라 동성애 결혼의 합법화가 논의의 초점이었다.

물론 이 이슈도 법안으로 통과되었고, 이에 대해 필자가 이민 목회할 때 소속교단인 개신교 70% 교세를 자랑하는 캐나다연합교회(United Church of Canada)도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사회나 교회에서 성소수자 이슈는 이제 이슈 도입의 단계라고 보아야 할 듯하다.

성소수자를 위한 신앙고백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성소수자 교회를 자처하는 신앙공동체가 “로뎀나무그늘교회”이다. 마침 담임으로 있는 박진영 목사가 교단 후배이고 에큐메니칼 훈련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중이여서 이 교회를 알게 되었고 지난 주에 방문하여 예배를 드렸다.

로뎀나무그늘교회는 종로3가역 근처의 건물 3층에 있는 게이 인권단체 ‘친구사이’의 사무실을 빌려 사용하고 있었다. 15평 남짓한 교육 공간에서 예배 드리는데 7월 마지막 주일 휴가철인데도 작은 공간이지만 꽉찼다. 나중에 알고보니 얼마 전 열렸던 퀴어문화축제에서 부스를 운영하여 알려진 덕분에 새로 오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나와 같은 다른 교회 다니는 방문교인들도 몇 분 있었다.

성소수자 교회이지만 예배 의식은 일반 교회와 별 차이가 없었다. 새번역 성경을 사용하는 것 외에는 다른 작은교회들에 비해 도리어 전통적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들이 드리는 신앙고백문은 달랐다.

“우리는 온 세상을 다양한 모습으로 지으시고 사랑으로 돌보시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낮추시고 은혜로 새로운 생명과 자유를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또한 매 순간 우리의 호흡 가운데 거하시며, 하나님과 함께 일하게 하시는 성령을 믿습니다. 우리는 성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을 환대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거룩한 공동체를 믿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영원한 생명을 믿으며,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성취된 하나님 나라의 승리를 믿습니다.
아멘”
(“로뎀신앙고백문” 밑줄과 굵은 글씨는 필자)

박진영 목사의 설교도 요한복음6:1-21의 오병이어 사건 본문이었는데 포인트는 예수가 제자들에게 남은 부스러기를 조금도 버리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던 것을 모티브로 아무도 버리지 않으시는 예수를 강조하면서 예수를 따르는 우리 신앙공동체는 누구든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오병이어를 본문으로 여러 번 설교했고 다양한 해석들을 많이 접했지만 아주 새로운 해석이었고, 퀴어신앙공동체에 적절한 본문 해석이란 느낌도 들었다.

예배 후에는 몇 조로 나뉘어 토의하는 시간이 있었다. 오늘 새로 참가한 사람들과 오랜 만에 나온 사람은 담임목사와 함께 조를 이루어 나눔을 가졌다. 어떻게 이 공동체에 오게 되었는가를 나누는 자리에서 보니 몇 년 전에 이곳을 다니다 쉬고 있다 방문한 경우도 있었고, 직장문제로 서울에서 지방으로 가게 되어 지방에서 소개받은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그래도 마음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곳이여서 방문한 교우도 있었다.

그런데 가장 안타까운 이야기는 동네에서 성소수자임이 알려져 임시로 이사하게 된 교우의 이야기였다. 자신의 동의 없이 성소수자임이 원치 않게 알려지는 것을 아웃팅(outing)이라고 하는데,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매우 고통스럽고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라고 한다. 모임에서 그 교우는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를 몰라 이 공동체에서 힘을 얻고 조언을 듣고 싶다고 했다.

교회 공동체의 존재 이유

로뎀나무그늘 신앙공동체의 존재 이유를 그 교우가 잘 보여주었다. 교회를 소개하는 팜플렛에 기술된 데로 사실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차별 없이 존귀한 형상으로 창조했지만 소수자를 향한 억압과 혐오는 끊이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마음으로 상처받았던 자에서 상처를 회복하고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공동체임을 표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영철 목사

앞에서 말한 동성애 혐오의 분위기에서 어찌 그 한 분 뿐이겠는가? 조별 모임이 끝난 뒤 근처 식당에 가서 함께 식탁공동체를 이루었다. 이 교회는 모든 성도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공식모임에서는 서로를 부를 때 성별/나이/직무에 상관없이 이름/닉네임에 “님”을 붙여 부르고 있었다.

새민족교회에서 목회할 때 근처에 있던 성미산공동체와 자주 교류하고 연대했는데, 성미산공동체 또한 어른 아이 상관없이 별명을 지어 호칭으로 불렀다. 아마도 이것은 포스트모던 민주적 공동체의 표준적인 호칭 부르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한국사회나 교회에서 항상 직책 이름을 붙여 서로 호칭을 부르게 되어 있는데 이것이 참된 소통과 나눔이 있는 평등공동체가 되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뎀나무그늘공동체는 새로운 확산과 지평을 요청하고 있었다. “수도권 지역이 아니라서 퀴어들이 갈 교회가 없다고요? 차별 없는 안전한 신앙공동체 직접 만드는 건 어때요? 로뎀도 처음엔 성소수자 성도님 세 분이 기도모임을 시작했어요!(96년)” 그렇다 창조적 소수자가 대안목회적 작은교회를 만든 것처럼 바로 좁을 길을 걸어가는 그렇지만 생명과 평화의 길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로뎀나무그늘교회 홈페이지 www.rodemchurch.com)

김영철 목사(NCCK교육위 부위원장)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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