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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50도, 고공 위 노동자가 타들어간다”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 정부에 고공농성 현안 문제 해결 촉구
이정훈 | 승인 2018.08.07 19:34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와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와 의료진 등이 8월7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공에서 농성 중인 세 사람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하고, “고공농성중인 노동자들을 방관하지 말고 정부가 현안 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와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와 의료진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 고공 중인 노동자들의 건강이 위험하다면 즉각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파인텍지회 제공

파인텍지회 노동자들은 천막제조업체인 파인텍 공장 모기업인 스타플렉스가 노조와 약속했던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이행 등을 촉구하며 굴뚝 위로 올라가 농성을 시작했다.

또한 김재주 씨는 택시회사들이 탈법적인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월급제를 실시하라고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한 것이다.

▲ 지난달 30일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농성장에 설치된 온도계가 수은주가 표시할 수 있는 최고기온인 50도를 가리키고 있다. ⓒ파인텍지회 제공

이들의 건강검진을 위해 방문했던 의료진들은 한목소리로 “건강상태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몸조차 제대로 펴기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 장기간 농성을 하면서 체중과 근육량이 줄고 근골격계 통증이 심해진 데다,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곳에서 살인적 더위에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파인텍 농성 노동자들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굴뚝에 올라갔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홍종원 의사는 “굴뚝 위는 직사광선이 강하게 비춰 조금도 버틸 수 없는 찜통”이라며 “더위를 내쫓기 위해 찬물을 마시고 싶어도 위장문제를 악화시켜 마음껏 마시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굴뚝 위 상황을 전했다.

또한 전주시청 조명탑에 올라 농성 중인 김재주 씨의 건강상태를 점검 한 길벗한의사회 오춘상 원장도 “1년 가까이 지속되는 고공농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신체기능 저하가 만성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40도에 가까움 폭염이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택시노동자 김재주, 파인텍 노동자 박준호・홍기탁의 고공농성은 애시당초 이 사태를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 책임이 가장 크다.”며 “택시지부와 파인텍지회 고공농성이 마무리되고 세 노동자들이 무사히 땅을 밟을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의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지난 6일 택시노동자 김재주씨가 전주시청 앞 조명탑 고공농성장에서 온도계를 들어보이고 있다. ⓒ택시지부 제공

마지막으로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문재인 정부는 법인택시 전액관리제 시행 및 스타플렉스(파인텍) 3승계 약속 등 현안문제 해결에 즉각 나서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연일 지속되고 있는 폭염 속에서 지난 6일 전주시청 앞 조명탑의 온도가 42도,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의 온도가 45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위 온도계가 표시할 수 있는 최고기온인 50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섭씨50도, 고공 위 노동자가 타들어간다”
청와대는 고공농성 현안 문제 해결을 더 이상 방관 말라!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반도 전체가 불구덩이에 빠진 듯 뜨겁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온열 환자 수는 전국적으로 3천 명을 넘어섰고, 지난 3개월간 일사병 등으로 사망한 사람 수도 38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일 지속되는 폭염 속에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이번 폭염은 저소득층에게 일상 생활상의 불편함을 넘어 ‘생존’과 직결된 문제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때이른 무더위에 고열작업 및 야외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 문제에도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살인더위에 고스란히 노출된 채 고공농성을 장기간 지속 중인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 문제는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비좁고 낡은 옥탑방과 쪽방, 고시원의 주거 환경보다 더 열악한 고공농성장의 현실에 비상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냉방시설은커녕 변변한 목욕시설조차 갖추지 못한데다가 몸조차 제대로 펼 수 없는 하늘 꼭대기에서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전주시청 앞 20미터 높이 조명탑에 오른 택시노동자 김재주 씨는 오늘로 338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75미터 굴뚝에 오른 파인텍 박준호, 홍기탁 두 노동자의 고공농성도 어느덧 269일째를 맞았다.

살을 에는 한파와 거센 비바람도 꿋꿋이 견뎌낸 이들이지만, 20일 넘게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가뜩이나 축난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몸은 바짝 타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김재주, 박준호, 홍기탁 세 노동자를 검진한 의료진도 이들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목소리로 우려하고 있다.

협소한 공간에서 장기간 농성을 지속하면서 체중과 근육량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근골격계 통증도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비단 고공농성 현장만 이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게 아니다. 지난 8월 2일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만큼 뜨겁게 달구어진 아스팔트 맨바닥에서 ‘쌍차 문제 해결을 위한 오체투지’가 진행되었다. 또한, 어제(8월 6일)는 법외노조 직권 취소를 청와대에 촉구하며 임기 중 두 번째 단식농성을 진행했던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이 건강 악화로 단식 22일 만에 병원으로 후송됐다.

지난 7월 22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9평 남짓한 옥탑방에 ‘현장시장실’을 설치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부터 챙겨들으며 서울 강남・북의 균형발전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는 취지였다. 이같은 서울시장의 민생 행보에 화답이라도 하듯, 문재인 대통령은 옥탑방 한 달 살이에 들어간 박원순 서울시장 부부에게 선풍기를 선물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 묻는다. ‘역대급 무더위’에 쓰러지고 타들어가는 현장의 목소리는 도대체 어느 누가 챙기고 있는가? 최저임금을 삭감하고 교사・공무원 등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박탈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사지에 내몰린 고공농성자들의 외침마저 기어이 책임을 회피할텐가?

택시노동자 김재주, 파인텍 노동자 박준호・홍기탁의 고공농성은 애시당초 이 사태를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 책임이 가장 크다. 택시지부와 파인텍지회 고공농성이 마무리되고 세 노동자들이 무사히 땅을 밟을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의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 문재인 정부는 법인택시 전액관리제 시행 및 스타플렉스(파인텍) 3승계 약속 등 현안문제 해결에 즉각 나서라!

2018년 8월 7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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